남겨서뭐하게 꽃게를 따라 구로 골목을 찾아봤다

며칠 전 ‘남겨서뭐하게 꽃게’라는 말을 보고, 어느 동네의 어떤 식당인지 궁금해졌다. 꽃게는 바닷가에서 먹어야 할 것 같았는데, 찾은 곳은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가까운 골목이었다. 방송 속 한 접시를 계기로 평소 지나치던 동네를 다시 보게 되는 일이 나는 좋다.
방송 속 꽃게는 구로동 진미실비에 있다
tvN STORY ‘남겨서 뭐하게’ 65회에는 찐 꽃게를 숯불에 구워 먹는 장면이 나온다. 방송에 소개된 곳은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32나길 17-23에 있는 진미실비다. ‘남겨서뭐하게 꽃게’를 찾는다면 먼저 상호와 동네를 기억해 두면 된다. 비슷한 방송 검색어에는 남양주의 게장 식당도 함께 나오지만, 이번 숯불 꽃게찜은 구로동 이야기다.
진미실비는 꽃게만 파는 식당이 아니다. 고기 메뉴도 함께 내는 곳이다. 그래서 조용한 바닷가 식당이나 작은 게장집을 떠올리고 가면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 방송에 나온 메뉴가 궁금해서 찾는 사람과 퇴근 후 저녁을 먹으러 나온 사람이 같은 골목에 모이는 자리다. 화면 속 음식보다 이런 동네의 저녁 풍경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때도 있다.
3번 출구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3번 출구를 기준으로 잡는 게 쉽다. 매장은 출구에서 약 300m 거리다. 큰길을 오래 따라 걷는 코스가 아니라 음식점들이 이어진 안쪽 골목으로 들어간다. 지도에서 ‘진미실비’를 검색하고 디지털로32나길의 건물 번호를 확인하면 비슷한 상호 때문에 헤맬 일을 줄일 수 있다.
이 동네는 낮에는 사무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저녁에는 식사하러 나온 발걸음이 많은 곳이다. 한적한 골목 여행을 좋아한다면 그 차이를 생각하고 시간을 고르는 편이 좋겠다. 특히 방송 직후의 식당을 ‘숨은 장소’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평일 퇴근 무렵에는 주변 직장인 손님도 겹칠 수 있으니, 조용히 걷는 시간이 목적이라면 골목 산책과 식사 시간을 조금 나눠 잡는 방법이 있다.
꽃게찜과 숯불구이는 무엇이 다를까
이곳의 제철 꽃게 메뉴는 먼저 쪄낸 꽃게를 숯불에 한 번 더 굽는 방식으로 소개됐다. 찜만 먹을 때 기대하는 촉촉함에 구운 껍데기의 향이 더해지는 구성이 눈에 띈다. 다만 방송 화면의 크기나 색을 그날 주문할 꽃게의 상태와 그대로 같다고 생각하면 아쉬울 수 있다. 제철 수산물은 수급과 크기에 따라 상차림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온라인에 소개된 제철 꽃게찜숯불구이 가격은 3만 8천 원이지만, 가격과 구성은 방문 시점의 메뉴판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 함께 간 사람이 해산물을 즐기지 않는다면 고기 메뉴를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이 집의 특징이다. 여러 메뉴를 한꺼번에 주문하기보다 꽃게를 먹을 인원과 양을 먼저 가늠하는 편이 좋다. 꽃게는 껍데기를 발라 먹는 시간이 식사의 일부라, 바쁜 일정 사이에 끼워 넣기보다 저녁을 넉넉히 비워 두는 쪽이 어울린다.
사람 적은 시간을 기대한다면
솔직히 방송에 막 나온 식당에서 한적함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온라인 후기에는 대기했다는 이야기도 보인다. 그렇다고 구로동 방문 전체를 줄 서는 일정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식당의 현재 영업 여부와 꽃게 메뉴 판매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대기가 길다면 주변 골목을 천천히 걷다가 다른 날 다시 오는 선택도 괜찮다. 영업시간이나 휴무일은 바뀔 수 있으니 출발 당일 매장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나는 아직 진미실비에서 꽃게를 직접 먹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맛이나 대기 시간을 경험한 것처럼 적을 수는 없다. 지금 확실히 전할 수 있는 것은 방송에 나온 메뉴와 찾아가는 길이다. 언젠가 이 골목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꽃게 맛만큼이나 역에서 식당까지 이어지는 평범한 저녁의 모습도 천천히 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