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뭐하니 국수집을 찾다가 양재 골목이 궁금해졌다

얼마 전 ‘놀면 뭐하니?’에서 김광규 씨가 오래 기억해 온 잔치국수 맛을 찾아다니는 장면을 봤다. 한 그릇을 먹으러 여러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이 재미있었지만, 내 마음에 남은 건 조금 다른 부분이었다. 국수집을 찾아가는 길에도 누군가의 평범한 하루가 이어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 방송에 나온 곳을 하루의 목적지로 삼되, 그 주변을 천천히 걸어보고 싶어졌다.
방송 속 국수집은 한 곳일까
2026년 10월 31일 방송은 김광규 씨가 기억하는 잔치국수 맛을 찾는 여정이었다. 그래서 ‘놀면뭐하니 국수집’을 검색하면 서로 다른 가게 이름이 함께 나온다. 김광규 씨가 예전에 다니던 추억의 가게와 방송에서 찾아간 가게를 같은 곳으로 읽기 쉬운 대목이다. 그가 기억하는 가게는 재개발로 사라진 듯하다고 방송에서 이야기했다. 지금 찾아갈 수 있는 식당을 고를 때는 방송의 어느 장면에 나온 곳인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겠다.
이번에 걸음의 중심으로 잡은 곳은 양재동 누렁국수다. 방송 방문 장소로 소개된 가게이며, 주소는 서울 서초구 언남19길 11이다. 양재천의 번화한 카페 거리 한가운데를 떠올리기보다, 식당 이름과 도로명 주소를 함께 지도에 넣고 찾아가는 편이 정확하다. 비슷한 검색어로 나오는 잠실 장미상가의 다른 국수집과도 구분할 수 있다.
국수 한 그릇을 위한 길을 길게 잡았다
누렁국수는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양재동 골목에 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식당이 보이는 거리는 아니어서, 길 찾기 화면을 켜고 언남19길로 들어가는 게 편하다. 걷는 속도와 출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역에서 약 1km 안팎을 생각하면 일정에 여유가 생긴다. 방송에 나온 식당이라는 이유로 서둘러 찾아가면 이 거리가 번거로울 수도 있다. 나는 오히려 그 정도 걸음을 식사 전 산책으로 남겨두는 쪽이 좋다.
방문 시간을 정할 때는 한 가지를 조심하고 싶다. 검색 결과마다 영업시간과 휴무일 표기가 다르다. 방송 직후에는 손님이 몰리거나 재료가 일찍 떨어질 수도 있으니, 출발하는 날 지도 서비스의 최근 영업 안내를 다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주말 한낮의 한적함을 기대하기보다 평일 점심시간을 조금 비켜 가는 편이 이 동네를 느긋하게 걷기에도 어울릴 듯하다. 다만 실제 대기 시간은 그날 가게 앞에서야 알 수 있다.
진국수와 우국수, 이름부터 천천히 읽게 된다
이 집을 소개하는 메뉴 안내에는 진국수와 우국수, 육장국수, 비빔국수, 충무김밥 등이 보인다. 김광규 씨의 잔치국수 이야기를 따라왔다면 맑은 국물 계열부터 눈이 갈 만하다. 반대로 매운 국수가 당기는 날이라면 육장국수나 비빔국수 쪽으로 마음이 움직일 수도 있다. 메뉴 이름만 보고 맛의 진하기나 양을 단정할 수는 없으니, 주문할 때 국물과 고명 차이를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가격도 온라인에 남은 사진 한 장으로 결정하지 않는 편이 낫다. 메뉴와 금액은 바뀔 수 있고, 방송 후 올라온 글에도 촬영 당시 정보가 섞여 있을 수 있다. 이 글은 내가 직접 국수를 먹고 쓴 맛 평가가 아니다. 그래서 면발이 어떻다거나 국물이 추억의 맛과 같다는 말은 붙이지 않으려 한다. 방송에서 김광규 씨가 끝내 찾고 싶어 했던 맛도 결국 그 사람만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이니까.
먹고 나서는 매헌시민의숲 쪽으로
국수만 먹고 바로 돌아오기엔 양재동에 걸을 자리가 있다. 서울시가 안내하는 매헌시민의숲은 매헌로 99에 있고, 양재천도 이 일대 산책길로 이어진다. 식사 뒤에는 목적지를 하나만 더 정하면 충분하다. 나무 아래에 잠깐 머물고 싶다면 매헌시민의숲, 물길을 따라 걷고 싶다면 양재천이다. 두 곳을 모두 빠듯하게 묶을 필요는 없다.
- 출발 전에는 ‘누렁국수, 언남19길 11’로 위치와 당일 영업 여부를 확인한다.
- 양재시민의숲역에서 식당까지는 걷는 시간을 넉넉히 잡는다.
- 식사 뒤 남은 시간과 발걸음에 맞춰 매헌시민의숲이나 양재천 한 곳을 걷는다.
방송에 나온 가게라고 해서 그 주변까지 촬영지처럼 볼 필요는 없겠다. 골목은 누군가 출근하고,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국수 한 그릇이 계기가 되어 그 평범한 길을 천천히 걷게 된다면, 내게는 그 시간이 식당 이름만 기억하는 여행보다 오래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