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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아이랑 가볼만한곳 서호공원을 걸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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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아이랑 가볼만한곳 서호공원을 걸어봤더니

얼마 전 아이와 화서역에서 내려 서호공원까지 걸었다. 수원에서 아이랑 갈 곳을 찾으면 먼저 이름난 체험관이 떠오르지만, 이날은 그저 걷고 싶었다. 역 앞을 지나 동네 길로 들어서자 장바구니를 든 사람과 산책 나온 이웃이 보였다.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수원의 평범한 오후를 만나는 기분이었다.

화서역에서 서호공원으로 들어가는 길

수원 아이랑 가볼만한곳을 찾는다면 서호공원은 걸음의 속도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곳이다. 1호선 화서역 4번 출구에서 공원 쪽으로 걸으면 대략 10분 안팎. 아이와 함께라면 신호를 기다리고 가게 앞에서 잠깐 멈추는 시간까지 넉넉히 잡는 편이 좋다. 나는 간식 하나와 물병을 챙겨 천천히 갔다.

입구에 닿으면 축만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서호라고도 부르는 이 저수지는 정조 때 농업용수를 위해 만들어졌다. 수원시 안내에 따르면 1799년에 축조됐다고 한다. 아이에게 긴 역사를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옛날에도 사람들이 여기 물을 썼대” 하고 말하니, 아이는 물가에 떠 있는 새를 찾느라 더 바빴다. 사실 그게 이곳을 걷는 방식에 더 잘 어울렸다.

축만제 둘레길은 아이의 속도에 맞았다

호수 둘레 산책로는 약 2㎞다. 어른 걸음으로는 30분쯤이면 돌 수 있지만 아이와 함께 걸은 날에는 한 시간이 훌쩍 넘었다. 물결을 보다가 나뭇잎을 줍고,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었기 때문이다. 한 바퀴를 꼭 채워야 한다는 마음이 없으니 오히려 길이 짧게 느껴졌다.

내가 간 평일 낮에는 운동하는 주민들이 간간이 지나갔다. 호숫가에는 시야가 트인 구간과 나무가 그늘을 만드는 구간이 번갈아 나온다. 아이는 넓은 물이 보일 때마다 멈췄고, 나는 바람이 잦아들 때 물에 비친 건물 그림자를 봤다. 화려한 장면은 아니었다. 근데 아이와 나란히 걷기에는 그런 풍경이 편했다.

길은 대체로 걷기 수월했지만 물가와 가까운 곳에서는 아이 손을 잡았다. 자전거와 걷는 사람이 함께 지나는 구간도 있어, 아이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지 않도록 옆에서 속도를 맞췄다. 유모차를 끌고 온다면 둘레길 전체를 완주하기보다 입구에서 편한 쪽으로 걷다가 돌아오는 편이 덜 부담스럽겠다.

놀이터와 탐조대에서 오래 멈췄다

서호공원에는 놀이터와 새를 볼 수 있는 탐조대가 있다. 아이에게는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일보다 이 두 곳이 더 선명하게 남은 듯했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탐조대 쪽으로 움직이니 걸음이 다시 가벼워졌다. 새가 가까이 오지 않는 순간에도 물 위를 가리키며 어디에 있는지 찾는 재미가 있었다. 야생 새에게 먹이를 주지 않고 멀리서 보는 일도 함께 이야기했다.

공원 한쪽의 꼬리명주나비 생태정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수원시가 나비 서식지를 위해 만든 공간이다. 계절마다 보이는 모습이 다를 테니 나비를 꼭 만나겠다는 기대보다는, 아이와 식물 이름을 읽고 작은 정원을 바라보는 정도가 좋다. 이날도 아이는 설명판보다 발밑의 풀을 더 오래 들여다봤다.

짧게 다녀와도 하루에 남는 풍경

우리는 해가 기울기 전에 돌아 나왔다. 서호의 저녁빛이 아름답기로 알려져 있지만 어린아이와 함께라면 노을을 기다리는 것보다 덜 피곤할 때 귀가하는 편이 좋았다. 공원 주변에서 간단히 먹을 것을 사도 되고, 준비한 간식을 벤치에서 먹어도 충분하다. 다만 앉을 곳이 보일 때 잠깐 쉬는 게 낫다. 아이가 지쳤다고 말한 뒤에는 가까운 벤치도 멀게 느껴진다.

서호공원은 큰 놀이시설을 기대하고 가는 곳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물을 보고, 새를 찾고, 놀이터에 들렀다가 다시 동네 길로 나오는 곳이다. 평일 낮에 내가 만난 풍경은 조용했지만 주말이나 날씨 좋은 날에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 그래도 걷다 마음에 드는 자리에서 멈출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아이는 집에 오는 길에 저수지 이름보다 물 위에 있던 새를 먼저 이야기했다. 나도 그 작은 장면이 오래 남았다.

수원 아이랑 가볼만한곳 서호공원을 걸어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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