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플레이스
제너럴리스트의 色다른 이야기

순천 여행 코스 추천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Last Updated :
순천 여행 코스 추천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순천에서 오래 기억에 남은 건 큰 정원의 풍경보다 동네 골목에 놓인 작은 화분들이었다. 기차에서 내려 유명한 곳부터 찾아갈 수도 있지만, 이날은 순천역 주변에서 시작해 오래된 주택가와 시장, 옥천을 천천히 걸었다. 순천 여행 코스 추천을 찾는다면 이런 하루도 괜찮다. 입장 시간을 맞추느라 서두를 일이 없고, 마음에 드는 길에서는 조금 더 머물 수 있다.

순천역에서 철도관사마을로

첫 목적지는 역 동쪽 조곡동의 철도관사마을이다. 순천역 앞에서 곧장 큰길을 따라가기보다 철길을 건너 마을 쪽으로 들어간다. 순천역에서 걸어서 갈 만한 거리지만 건너는 길은 처음에 헷갈릴 수 있다. 출발 전에 지도에서 ‘철도관사마을’ 입구를 찍어두면 편하다. 역에서 마을까지 10분 남짓, 골목까지 둘러보려면 한 시간 정도를 잡는 게 느긋하다.

순천시가 소개하는 마을 유래를 보면 이곳은 1936년 전라선 개통 뒤 형성됐다. 길이 비교적 반듯하게 나 있어 오래된 동네치고는 방향을 잡기 쉽다. 그런데 그 반듯함 사이로 낮은 담장과 집집마다 다른 대문이 보인다. 관광을 위해 한꺼번에 꾸민 거리가 아니라 지금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느낌이 먼저 온다.

골목에서는 걸음을 조금 늦추는 편이 좋다. 창문 안을 들여다보거나 대문 앞에서 오래 사진을 찍는 일은 피하고, 주민이 지나가면 길을 내어준다. 조용한 장소를 좋아한다면 이런 거리감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집 한 채를 자세히 보는 것보다 골목 전체의 공기와 생활 소리를 느끼는 쪽이 이 마을에는 더 어울렸다.

역으로 돌아와 중앙시장까지 걷기

마을을 나온 뒤에는 다시 역 쪽으로 돌아와 중앙시장 방향으로 걸었다. 철길 때문에 지도상 직선거리만 보고 움직이면 돌아가게 될 수 있어, 건널 수 있는 길을 확인하는 게 좋다. 이 구간은 버스를 기다리기보다 걸으면서 동네가 바뀌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작은 가게가 늘어나고 차 소리가 가까워지면 시장이 멀지 않다.

중앙시장은 한적한 산책길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물건을 고르는 사람, 손수레가 지나는 길, 식사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바빠지는 가게가 있다. 그래서 오히려 순천의 평소 낮을 보는 기분이 든다. 점심도 이 주변에서 해결하면 동선이 단순하다. 특정 가게 한 곳을 목표로 삼기보다 문이 열린 식당의 메뉴와 자리를 보고 고르는 편이 내 걸음에는 맞았다.

시장은 통로가 좁은 곳이 있으니 가게 앞을 막고 사진을 찍지 않게 된다. 장을 보는 사람들의 속도에 맞춰 한 바퀴 걷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조금 산다. 이렇게 보내는 삼십 분은 유명한 전망 앞에서 줄 서는 삼십 분과 꽤 다르게 남는다.

문화의 거리에서 옥천 쪽 골목으로

시장 다음에는 향동 문화의 거리로 향했다. 순천시 도시재생 안내에는 문화의 거리 구간이 금곡사거리에서 공마당길까지 약 450m로 나와 있다. 숫자로 보면 짧지만 골목을 들여다보며 걸으면 금세 지나가지 않는다. 공방과 전시 공간이 보이고, 그 옆에는 평범한 생활 가게도 이어진다. 문을 연 공간이 있으면 들어가고, 닫혀 있으면 그대로 지나가도 좋았다.

문화의 거리에서 옥천 방향으로 조금 발길을 돌리면 길의 표정이 다시 차분해진다. 순천시 향동 안내에도 이 동네가 옥천을 품고 있다고 적혀 있다. 큰 강변 산책과 달리 물길 가까운 원도심 골목은 규모가 작다. 담장 끝에서 물소리가 들리다가도 모퉁이를 돌면 다시 사람 사는 거리다. 어디까지 가야 한다는 목표 없이 걷기 좋았던 이유다.

이 부근은 행사나 장이 열리는 날에는 평소보다 붐빌 수 있다. 사람 적은 시간을 원한다면 주말 낮보다 평일 오전이나 이른 오후가 더 잘 맞겠다. 다만 시장과 공방의 문 여는 시간은 제각각이라 조용함과 활기를 모두 기대하기는 어렵다. 나는 가게가 몇 곳 닫혀 있어도 골목을 걷는 데 크게 아쉽지 않았다.

한 번에 많이 보려 하지 않았던 하루

이 코스는 순천역에서 시작해 철도관사마을을 둘러보고, 역을 거쳐 중앙시장과 문화의 거리, 옥천 쪽 골목으로 이어진다. 걷는 시간만 계산하면 짧아 보여도 점심과 쉬는 시간을 넣으면 반나절이 편안하게 채워진다. 길을 오래 걷기 어렵다면 철도관사마을을 본 뒤 역에서 원도심까지 이동 수단을 이용하고, 시장과 문화의 거리 구간만 걸어도 된다.

유명한 순천만 풍경을 기대하고 온 날이라면 이 길은 조금 수수할 수 있다. 대신 순천역에 내린 뒤 도시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가까이 보는 시간이 된다. 철도마을의 반듯한 길, 시장의 바쁜 통로, 옥천으로 이어지는 작은 골목이 하루 안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남았다. 다음에 순천에 와도 나는 먼저 이 동네들을 천천히 걸을 것 같다.

순천 여행 코스 추천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 요약
순천 여행 코스 추천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 커먼플레이스 : https://commonplace.kr/10901
제너럴리스트의 色다른 이야기
커먼플레이스 © commonplace.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