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철판 오므라이스를 찾아 골목으로 들어갔다

후쿠오카에서 점심 먹을 곳을 찾다가 텐진의 큰길을 벗어나 이마이즈미 골목으로 들어갔다. 차가 많이 다니는 길에서는 쇼핑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빴는데, 한 블록 안쪽은 가게 문을 여는 소리와 자전거 지나가는 소리가 더 또렷했다. 후쿠오카 철판 오므라이스를 먹으러 가는 길이었지만, 그날 기억에 오래 남은 건 식사 전후에 걸었던 이 동네의 속도였다.
찾아간 곳은 이마이즈미의 ‘철판야키 사카바 이쿠라’다. 철판 앞에서 만드는 오므라이스로 알려진 가게라 조용히 혼자 먹는 식당을 기대하면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래도 관광 동선을 따라 서둘러 이동하는 대신,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점심 한 끼를 넣기에는 좋은 위치였다.
텐진에서 이마이즈미로 걸어가는 길
니시테쓰 후쿠오카(텐진)역 쪽에서 이마이즈미로 방향을 잡으면 큰 상업시설 뒤로 길의 폭이 조금씩 달라진다. 가게는 후쿠오카시 주오구 이마이즈미 1초메 13-21, 건물 2층에 있다. 1층만 훑으며 걷기 쉬워서 건물 이름과 층수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낫다. 낯선 동네에서 목적지를 바로 찾지 못해 한 번 더 모퉁이를 도는 일도, 이 길에서는 그리 아깝지 않았다.
후쿠오카시 지하철은 이마이즈미를 골목이 얽혀 있고 카페와 작은 상점이 있는 지역으로 소개한다. 실제로 이 일대는 텐진 중심부와 가까운데도 한 길만 달라져도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바뀐다. 다만 동네 전체가 한적한 것은 아니다. 인기 식당 앞이나 주말 오후의 좁은 길은 금세 북적일 수 있다. 사람 적은 시간을 좋아한다면 식사 뒤에 약속을 촘촘히 넣지 않고, 마음에 드는 방향으로 조금 더 걷는 편이 좋겠다.
철판 앞에서 기다리는 짧은 시간
이곳의 오므라이스는 접시가 나오는 순간만 보는 음식은 아니다. 철판 위에서 달걀을 다루는 과정이 눈앞에서 이어지니, 기다리는 동안 자연히 시선이 주방으로 간다. 지글거리는 소리 다음으로 달걀의 부드러운 모양이 잡히고, 밥과 소스가 한 접시에 놓인다. 사진에서 보던 모양을 확인하는 재미도 있지만, 뜨거운 철판 앞에서 차례차례 완성되는 흐름이 더 인상적이었다.
먹을 때는 달걀만 먼저 조금 떠보고, 다음 숟가락에 밥과 소스를 함께 담았다. 부드러운 달걀과 진한 소스가 만나면 맛이 또렷해진다. 화려한 장면을 보고 찾아왔더라도 막상 자리에 앉으면 평범하게 배고픈 점심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좋았다. 여행 중 한 끼가 지나치게 특별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메뉴와 가격은 방문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게의 공식 예약 안내에는 오므라이스 같은 점심 메뉴를 저녁에는 내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철판 오므라이스가 목적이라면 저녁 산책길에 들르기보다 점심 영업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사람 적은 여행을 좋아한다면
솔직히 이 가게 자체를 숨은 맛집이나 늘 한산한 식당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철판에서 오므라이스를 만드는 모습으로 알려져 있어 사람이 몰릴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조용함은 식당 안보다 식사 전후의 골목에 있었다. 줄이 있다면 기다릴지 결정하고, 너무 길다면 가까운 길을 한 바퀴 걸은 뒤 다시 판단해도 된다. 한 끼 때문에 동네를 급히 통과하기에는 주변이 아깝다.
이마이즈미를 걸을 때는 큰길에서 목적지만 찍고 곧장 돌아가기보다, 작은 상점과 주택이 섞이는 방향으로 발을 옮기게 된다. 물론 영업 중인 가게 앞이나 주민이 드나드는 좁은 길을 막지 않는 건 기본이다. 조용한 동네를 즐기는 여행이라면 그곳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는 걸음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점심시간의 혼잡을 피하고 싶어도 특정 시각에 자리가 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요일과 날씨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한 장소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일정으로 묶기보다, 이마이즈미에서 점심을 먹고 걷는 시간을 넉넉히 잡는 쪽이 마음 편했다.
식사 뒤에도 조금 더 걷게 되는 동네
오므라이스를 먹고 곧장 역으로 돌아가면 이 동네는 맛집 하나로만 남는다. 반대로 가까운 골목을 몇 개 더 걸으면 간판의 크기, 건물 사이에 놓인 화분, 점심을 마친 사람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유명한 전망대처럼 사진 한 장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워도, 나중에 여행을 떠올릴 때는 이런 장면이 의외로 선명하다.
후쿠오카 철판 오므라이스를 찾아온 하루라면 식당에 들어가기 전과 나온 뒤의 시간을 비워두고 싶다. 철판 위에서 완성된 한 접시도 좋았지만, 텐진의 빠른 발걸음에서 벗어나 이마이즈미의 좁은 길을 천천히 걷던 감각이 내게는 더 오래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