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도 1박3식 직접 다녀와보니, 가격보다 오래 남은 건 저녁 골목이었다

배 시간보다 먼저 보인 건 조용한 마을 공기였다
얼마 전 군산 쪽으로 바람을 쐬러 갔다가 신시도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사실 신시도는 이름은 자주 들었지만, 막상 가보면 선유도나 장자도처럼 북적이는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섬 안쪽으로 들어가면 차 소리가 금방 얇아지고, 낮은 집들 사이로 바닷바람이 먼저 들어온다.
내가 찾은 건 흔히 말하는 신시도 1박3식 숙소였다. 숙박에 저녁, 아침, 점심까지 붙는 방식이다. 화려한 리조트식 여행이라기보다, 민박집에 짐을 두고 밥때가 되면 상 앞에 앉는 그런 여행에 가깝다. 그래서 가격만 보고 고르기보다 어떤 집밥이 나오는지, 방은 몇 명 기준인지, 낚시 손님 위주인지 가족 손님도 받는지까지 같이 봐야 했다.
신시도 1박3식 가격, 내가 알아본 범위
내가 방문 전 전화로 알아봤을 때 신시도 1박3식 가격은 대체로 1인 기준 8만 원대 후반부터 12만 원 안쪽까지 차이가 있었다. 내가 묵은 곳은 평일 2인 기준 1인 10만 원이었다. 주말이나 성수기, 방 크기, 식사 구성에 따라 1인 1만~2만 원 정도 오를 수 있다고 들었다.
가격을 물어볼 때는 그냥 “1박3식 얼마예요?”라고만 묻기보다 몇 가지를 같이 확인하는 게 좋다. 신시도 숙소들은 온라인 예약창보다 전화 문의가 빠른 곳이 아직 많고, 같은 집이라도 인원수에 따라 방 배정과 상차림이 조금 달라졌다.
- 평일 2인 기준인지, 4인 이상 기준인지
- 저녁 메뉴가 생선구이 중심인지, 회나 해산물이 포함되는지
- 아침과 점심이 백반인지, 라면이나 간단식인지
- 낚시배 이용이나 체험 비용이 포함인지 별도인지
- 카드 결제가 되는지, 현금 기준 가격인지
솔직히 1박3식이라는 말만 보면 세 끼가 모두 푸짐할 것 같지만, 집마다 온도 차이가 있다. 어떤 곳은 저녁 한 상에 힘을 주고 아침은 단출하게 내고, 어떤 곳은 세 끼 모두 백반처럼 차분하게 낸다. 나는 저녁에 조개국과 생선구이, 몇 가지 나물 반찬이 나왔고 아침은 미역국과 계란, 김치, 젓갈 정도였다. 점심은 섬을 나가기 전 백반으로 먹었다.
밥상은 크지 않았지만, 섬의 속도가 있었다
신시도에서 좋았던 건 음식이 관광지 메뉴판처럼 과하게 꾸며져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접시가 반짝거리거나 사진 찍기 좋은 세팅은 아니었다. 대신 따뜻한 국이 먼저 나오고, 생선은 바로 구운 냄새가 났다. 반찬은 집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간 집은 간이 세지 않아서 오래 앉아 먹기 편했다.
근데 신시도 1박3식 가격을 따질 때 식사만 떼어놓고 보면 조금 애매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밖에서 세 끼를 따로 사 먹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싸다고 말하긴 어렵다. 대신 차를 다시 몰고 식당을 찾지 않아도 되고, 밤에 술 한잔을 해도 숙소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크다. 특히 해가 진 뒤 신시도는 문 연 가게가 많지 않아서, 조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 불편함이 오히려 편안하게 다가온다.
걸어서 보는 신시도는 유명 관광지와 결이 다르다
짐을 풀고 마을 안쪽으로 걸었다. 차로 지나가면 5분도 안 걸릴 길인데, 걸으면 꽤 많은 것이 보인다. 낮은 담장 너머로 말라가는 그물, 항구 쪽에 세워진 작은 배, 바람 때문에 살짝 기울어진 안내판 같은 것들. 특별한 포토존은 아니지만 이런 장면이 오래 남았다.
신시도는 고군산군도 여행의 중간쯤에 있어서 선유도나 무녀도와 묶어 다니기 좋다. 다만 내 취향에는 숙소를 신시도에 두고 주변 섬을 짧게 다녀오는 방식이 더 맞았다. 낮에는 선유도 해변을 보고, 저녁에는 다시 신시도로 돌아와 조용한 골목을 걷는 식이다. 유명한 곳에서 하루를 다 쓰면 피곤한데, 신시도는 돌아와 쉴 자리가 있다는 느낌을 줬다.
사람 적은 시간을 고르면 더 좋았다
내가 걸었던 시간은 오후 5시 반쯤이었다. 관광객 차량은 거의 빠지고, 마을 사람 몇 명만 천천히 움직이던 시간이었다. 여름 성수기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평일 기준으로는 꽤 한적했다. 바닷가를 걷고 싶다면 해 지기 1시간 전이 가장 좋았다. 햇빛은 부드러워지고, 방파제 쪽 바람도 조금 순해진다.
예약 전에 알면 덜 당황하는 것들
신시도 1박3식은 호텔 예약하듯 생각하면 조금 낯설 수 있다. 체크인 시간이 엄격하게 시스템화되어 있다기보다, 주인과 전화로 맞춰가는 분위기다. 그래서 출발 전날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식사 시간도 대체로 정해져 있지만, 손님 수나 장보기 상황에 따라 조금 움직일 수 있다.
방은 깔끔했지만 최신식 숙소의 느낌은 아니었다. 민박 특유의 얇은 이불, 작은 욕실, 옆방 소리가 조금 들리는 구조였다. 이런 부분에 예민하다면 가격이 조금 올라가더라도 펜션형 숙소를 따로 보는 게 낫다. 반대로 조용히 자고, 밥 먹고, 동네를 걷는 여행이면 충분했다.
- 수건과 세면도구는 넉넉히 챙기는 편이 좋다
- 편의점이나 카페 선택지는 많지 않다
- 밤에는 골목이 어두워 작은 손전등이 있으면 편하다
- 바닷바람 때문에 얇은 겉옷은 계절과 상관없이 유용하다
가격만 남는 여행은 아니었다
다녀와서 생각해보니 신시도 1박3식 가격은 엄청 싼 여행도, 사치스러운 여행도 아니었다. 1인 10만 원 안팎으로 하룻밤 자고 세 끼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적당했고, 조용한 섬에서 이동 스트레스를 줄인 값까지 포함하면 납득이 갔다.
무엇보다 신시도는 뭔가를 많이 해야 좋은 곳이 아니었다. 밥 먹고, 방파제까지 걷고, 숙소로 돌아와 창문을 조금 열어두는 정도면 충분했다. 유명한 장면을 모으는 여행보다 하루의 속도를 낮추고 싶은 사람에게 더 잘 맞는 섬이었다. 다음에 간다면 더 좋은 방을 찾기보다, 같은 가격대라도 저녁 밥상이 담백하고 골목과 가까운 집을 고를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