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신혼여행 경비, 와이키키 밖으로 걸어 다녀봤더니 달라진 것들

얼마 전 하와이를 다녀오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신혼여행이면 그래도 비싸게 가야 하지 않나”였어요. 그런데 막상 오아후 골목을 천천히 걸어보니, 돈을 많이 쓴 날보다 동네 버스 타고 조용한 바닷가에 앉아 있던 시간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그래서 하와이신혼여행경비도 리조트와 렌터카만 놓고 계산하면 꽤 멀게 느껴지지만, 여행의 중심을 조금 옆으로 옮기면 숫자가 달라지더라고요.
5박 7일 기준으로 먼저 잡아본 실제 예산
두 사람이 오아후에 5박 7일로 다녀온다고 생각하면, 항공권과 숙소가 가장 큰 덩어리입니다. 저는 계산할 때 환율을 편하게 1달러 1,400원으로 두고 봤어요. 시즌과 예약 시점에 따라 차이는 크지만, 크게 아끼지 않으면서도 과하게 쓰지 않는 선은 2인 기준 650만 원에서 950만 원 사이였습니다.
- 왕복 항공권: 2인 220만 원에서 360만 원
- 숙소 5박: 180만 원에서 350만 원
- 식비와 카페: 90만 원에서 160만 원
- 교통비: 버스 중심 10만 원 안팎, 렌터카 2일 포함 시 45만 원에서 80만 원
- 액티비티와 입장료: 60만 원에서 150만 원
- 쇼핑과 예비비: 80만 원에서 180만 원
호텔은 와이키키 해변 바로 앞이면 하루가 훅 올라갑니다. 반대로 알라모아나 쪽이나 카이무키, 카팔라마 근처로 시야를 넓히면 같은 돈으로 방 컨디션을 조금 더 챙길 수 있었어요. 신혼여행이라 숙소를 너무 낮추면 아쉬움이 남지만, 매일 오션뷰가 꼭 필요한지는 둘이 먼저 얘기해보는 게 좋았습니다.
와이키키에만 있으면 돈이 빨리 줄어든다
솔직히 와이키키는 편합니다. 밤에도 밝고, 식당이 많고, 바다까지 금방이에요. 그런데 하루 세 끼를 와이키키 안에서 먹으면 하와이신혼여행경비가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갑니다. 팬케이크 두 접시와 커피만 시켜도 팁까지 붙으면 6만 원 가까이 나오는 날이 있었거든요.
저는 둘째 날부터 아침은 동네 마트에서 과일과 요거트를 사 먹고, 점심은 로컬 플레이트 런치 가게로 갔습니다. 카카아코 벽화 거리 안쪽, 카이무키의 작은 식당가, 알라모아나 뒤편 골목은 관광객보다 동네 사람이 더 많이 보이는 시간대가 있어요. 같은 한 끼라도 분위기가 훨씬 편했고, 둘이 먹어도 3만 원대에서 끝나는 곳이 꽤 있었습니다.
비싼 레스토랑을 아예 빼자는 뜻은 아니에요. 신혼여행이니까 하루쯤은 좋은 저녁을 넣어도 좋습니다. 다만 매 끼니를 기념일처럼 잡으면 피곤하고 지갑도 빨리 가벼워져요. 저는 5박 중 하루만 예약 레스토랑, 나머지는 동네 식당과 푸드랜드 포케, 조용한 카페를 섞는 방식이 가장 편했습니다.
렌터카는 전 일정보다 1~2일만 빌리는 쪽이 좋았다
하와이에서 렌터카는 자유를 주지만, 동시에 주차비와 보험료를 데려옵니다. 와이키키 호텔 주차비가 하루 40달러를 넘는 곳도 흔해서, 차를 세워두는 시간까지 돈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저는 전 일정 렌터카보다 노스쇼어나 카일루아를 가는 날만 빌리는 쪽이 더 잘 맞았습니다.
오아후 버스는 느리지만 묘하게 여행의 속도를 낮춰줍니다. 알라모아나에서 카이무키로 넘어가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낮은 집과 빨래 널린 마당이 저는 꽤 좋았어요. 관광지 사진보다 그런 장면이 더 하와이다웠습니다. 일정이 빡빡하지 않다면 버스 하루권을 쓰고, 먼 해변을 가는 날만 차를 빌려도 충분했습니다.
카일루아 비치나 라니카이 쪽은 아침 일찍 가면 훨씬 조용합니다. 사람이 몰리기 전 모래 위에 앉아 있으면, 여기가 유명한 장소라는 사실도 잠깐 잊게 돼요. 이런 시간을 넣으면 돈을 많이 들인 액티비티보다 더 선명한 기억이 남습니다.
돈을 덜 쓰고도 좋았던 로컬 동선
저는 하와이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이 카카아코의 화려한 벽화 앞이 아니라, 그 옆 생활 도로를 걷던 순간이었어요. 작은 세탁소, 오래된 간판, 점심시간에 줄 서는 플레이트 런치 가게가 이어졌고, 관광지 특유의 붐비는 공기가 덜했습니다.
조용히 걷기 좋았던 곳
- 카이무키: 낮은 상점과 카페가 이어져 산책하기 좋음
- 알라모아나 뒤편 골목: 쇼핑몰과 다른 생활감이 있음
- 매직 아일랜드 아침 시간: 와이키키보다 훨씬 느긋함
- 마노아 동네길: 비 온 뒤 초록이 진하고 소음이 적음
이런 곳들은 입장료가 거의 들지 않습니다. 대신 시간이 필요해요. 빠르게 인증 사진을 찍는 여행과는 결이 다릅니다. 커피 한 잔 들고 40분쯤 걷다 보면, 하와이신혼여행경비를 아꼈다는 느낌보다 여행이 우리 속도에 맞춰졌다는 느낌이 먼저 옵니다.
둘만의 기준이 있으면 예산이 덜 흔들린다
신혼여행 경비는 남들이 쓴 금액을 보면 자꾸 흔들립니다. 누군가는 1,200만 원을 쓰고, 누군가는 600만 원대로 다녀옵니다. 그런데 실제 만족도는 금액순이 아니었어요. 우리에게 중요한 게 숙소인지, 바다인지, 음식인지, 조용한 시간인지에 따라 돈을 놓는 자리가 달라졌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5박 7일 오아후 여행이라면 800만 원 안팎이 가장 균형 있어 보였습니다. 항공과 숙소를 무리하지 않고, 렌터카는 필요한 날만 쓰고, 하루 정도 좋은 저녁을 넣는 방식이에요. 예산을 더 줄이고 싶다면 숙소 위치와 외식 횟수에서 조절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었습니다.
하와이는 비싼 여행지라는 말이 맞습니다. 그래도 모든 순간이 비싸야 하는 곳은 아니었어요. 아침의 매직 아일랜드, 버스 창밖의 마노아, 동네 마트에서 고른 파인애플 한 통 같은 것들이 둘만의 신혼여행을 꽤 오래 붙잡아줍니다. 저는 그런 조용한 장면에 돈을 조금 덜 쓰고 시간을 더 쓰는 여행이 하와이와 잘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