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리조트 골목 끝에서 조용히 쉬어봤더니 알게 된 것들

낮은 담장 너머로 들어간 호이안의 하루
얼마 전 호이안에 머물렀는데, 이상하게 올드타운 중심보다 리조트 앞 작은 골목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노란 벽과 등불이 예쁜 거리는 분명 좋지만, 오후 4시만 지나도 단체 여행객 발소리와 셔틀버스 소리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부러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호이안리조트를 골랐다. 걸어서 15분, 자전거로는 5분쯤 걸리는 거리였다.
숙소 이름보다 더 중요했던 건 위치였다. 투본강 바로 앞은 편하지만 밤마다 사람이 많고, 안방비치 쪽은 바다와 가까운 대신 올드타운까지 이동 시간이 길다. 내가 머문 곳은 논과 주택가 사이에 있는 작은 리조트였고, 객실 수가 40개 남짓이라 조식 시간에도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았다. 솔직히 화려한 수영장보다 이런 느슨한 공기가 더 좋았다.
호이안리조트는 중심에서 조금 비켜났을 때 편해진다
호이안에서 리조트를 고를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건 올드타운과의 거리다. 가까우면 편하고, 멀면 조용하다. 그런데 실제로 지내보면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올드타운 입구 근처 숙소는 밤 9시까지 오토바이와 관광객 소리가 이어졌고, 강변 쪽은 야시장 불빛이 방 안까지 들어오는 곳도 있었다.
반대로 깜탄, 끄어다이, 안방비치 사이의 리조트들은 분위기가 훨씬 느리다. 아침에는 닭 우는 소리와 자전거 체인 굴러가는 소리가 먼저 들리고, 낮에는 직원들이 그늘에서 의자를 옮기거나 정원을 손질한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여행 온 기분이 난다. 다만 밤에 걸어 다닐 길이 어둡기 때문에, 늦은 귀가가 잦다면 리조트 셔틀이나 그랩 이동이 편하다.
- 올드타운 중심 근처: 이동은 편하지만 저녁 소음이 있는 편
- 논밭 사이 리조트: 조용하고 산책이 좋지만 편의점 접근성은 낮음
- 안방비치 주변: 바다 산책에 좋고 낮 시간이 여유로움
- 끄어다이 쪽: 규모 있는 리조트가 많고 가족 여행객이 비교적 많음
내가 좋았던 건 시설보다 동선이었다
사실 호이안리조트는 사진만 보면 비슷해 보인다. 야자수, 작은 풀장, 흰 침구, 목재 가구. 그런데 하루를 보내면 차이는 동선에서 난다. 방에서 조식당까지 1분, 수영장까지 30초, 리셉션에서 자전거를 빌려 골목으로 나가기까지 2분이면 충분한 곳은 몸이 덜 바쁘다. 여행 중에는 이 작은 시간이 꽤 크게 느껴진다.
아침 7시쯤 자전거를 타고 나가면 호이안은 관광지보다 동네에 가깝다. 국수집 앞에는 플라스틱 의자가 아직 물기를 머금고 있고, 시장으로 가는 아주머니들은 바구니를 오토바이에 묶는다. 리조트에서 올드타운까지 택시를 타면 6만~9만 동 정도였지만, 나는 대부분 자전거를 탔다. 골목을 천천히 지나면 리조트 후기에는 잘 나오지 않는 풍경이 보인다.
조식은 크기보다 조용함이 중요했다
조식 뷔페가 30가지인지 60가지인지는 이틀만 지나도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이 적고 커피를 천천히 마실 수 있는지가 더 기억에 남았다. 내가 머문 곳은 쌀국수 한 그릇과 과일 네다섯 가지, 계란 요리 정도가 전부였는데, 테이블 간격이 넓어서 좋았다. 직원이 이름을 외워 부르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이었다.
수영장은 작아도 괜찮았다
큰 수영장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호이안에서는 낮에 오래 물놀이를 하기보다, 더위가 꺾이는 오후 5시쯤 잠깐 들어가는 시간이 더 좋았다. 아이들이 많은 대형 리조트보다 작은 풀장이 있는 숙소가 오히려 조용했다. 선베드가 10개 이하인 곳은 붐빌까 걱정했는데, 투숙객들이 대부분 외출해서 한산한 시간이 꽤 길었다.
골목과 시장이 가까우면 여행이 덜 꾸며진다
호이안리조트를 고를 때 주변에 로컬 식당이 있는지도 꼭 본다. 리조트 안 식당은 편하지만 매 끼니를 먹기에는 가격도 분위기도 살짝 무겁다. 숙소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에 반미 가게, 쌀국수집, 작은 카페가 있으면 하루가 훨씬 자연스러워진다. 특히 점심에는 관광객 많은 식당보다 동네 사람들이 들어가는 집이 더 편했다.
내가 자주 갔던 곳은 메뉴판이 영어로 작게 붙어 있는 국수집이었다. 가격은 한 그릇 4만 동 안팎. 맛을 아주 특별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뜨거운 국물과 라임 냄새, 옆 테이블에서 들리는 베트남어가 그날의 온도를 잘 붙잡아줬다. 유명 맛집 줄을 서는 것보다 이런 식사가 더 오래 남을 때가 있다.
- 숙소 주변에 도보 10분 이내 식당이 있는지 확인
- 무료 자전거 대여 여부 확인
- 셔틀버스 시간표가 하루 3회 이상인지 확인
- 밤길 조명과 골목 폭을 지도 사진으로 미리 보기
호이안리조트 예약 전 내가 다시 보는 것들
사진이 예쁜 숙소는 많다. 그런데 조용한 호이안 여행을 원한다면 후기에서 다른 단어를 찾아보는 게 좋다. 방음, 셔틀, 자전거, 모기, 습기, 직원 응대 같은 것들이다. 특히 논밭 근처 리조트는 풍경이 좋은 대신 모기가 있을 수 있고, 강가 숙소는 전망이 좋은 대신 습한 냄새가 남는 경우가 있다. 이건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위치가 가진 성격에 가깝다.
가격은 시즌마다 차이가 컸다. 우기 평일에는 1박 7만~12만 원대의 조용한 리조트도 꽤 보였고, 성수기나 연휴에는 같은 방이 2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호이안에서는 숙소 등급보다 날짜를 먼저 본다. 같은 예산이라면 주말보다 평일, 올드타운 바로 옆보다 자전거 10분 거리의 리조트가 만족도가 높았다.
호이안은 너무 열심히 움직이면 금방 피곤해지는 도시다. 낮에는 덥고, 저녁에는 예쁜 곳마다 사람이 몰린다. 그래서 내게 좋은 호이안리조트는 여행을 크게 만들어주는 곳이 아니라, 하루를 조금 낮은 목소리로 바꿔주는 곳이었다. 골목에서 돌아와 젖은 샌들을 문 앞에 벗어두고, 수영장 옆 나무 의자에 앉아 아무 말 없이 바람을 듣는 시간. 그런 시간이 남는 숙소라면, 이름이 덜 알려져 있어도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