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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노보텔에 묵으며 동네처럼 걸어본 남쪽 바닷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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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노보텔에 묵으며 동네처럼 걸어본 남쪽 바닷가 후기

얼마 전 푸꾸옥노보텔에 며칠 묵었는데, 의외로 기억에 남은 건 수영장이나 조식보다 리조트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가던 저녁 길이었다.

푸꾸옥은 요즘 꽤 알려진 휴양지가 됐지만, 노보텔이 있는 롱비치 남쪽은 번화가 한가운데라기보다 넓은 길과 낮은 상점, 아직 빈 땅이 섞여 있는 동네에 가깝다. 그래서 유명 스팟을 찍고 다니는 여행보다, 하루에 한두 군데만 보고 숙소 근처를 오래 걷는 방식이 더 잘 맞았다.

푸꾸옥노보텔을 고른 이유는 조용한 동선 때문이었다

푸꾸옥노보텔은 공항에서 차로 대략 10분대라 도착 첫날 부담이 적다. 북쪽 빈원더스나 그랜드월드까지는 거리가 꽤 있지만, 그만큼 숙소 주변이 밤늦게까지 들썩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솔직히 푸꾸옥에서 완전히 로컬한 숙소를 찾기는 쉽지 않다. 리조트와 개발지가 넓게 들어선 섬이라, 동네 생활과 휴양지 풍경이 조금씩 겹쳐 있다.

그런데 이 애매함이 나쁘지 않았다. 리조트 안에서는 편하게 쉬고, 밖으로 10분만 걸으면 작은 마트와 과일 가게, 현지 식당이 보인다. 길가에는 오토바이가 느리게 지나가고, 해가 낮아질 무렵엔 직원들이 가게 앞 의자를 꺼내 앉는다. 관광객이 몰리는 시장과는 다른 속도다.

리조트 안보다 바깥 골목이 더 오래 남았다

첫날 저녁에는 해변으로 바로 가지 않고 큰길 쪽으로 걸었다. 노보텔 앞 도로는 넓고 반듯하지만, 조금만 옆으로 빠지면 조명이 듬성듬성한 골목이 나온다. 편의점 대신 작은 상점이 있고, 냉장고 안에는 물과 맥주, 코코넛 음료가 같이 놓여 있었다. 가격은 리조트 미니바보다 훨씬 가벼웠고, 물 한 병을 사면서도 여행지가 아니라 동네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식사는 유명 맛집보다 숙소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작은 베트남 식당을 골랐다. 메뉴판에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쌀국수와 볶음밥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사람이 많지 않아 음식이 천천히 나왔고, 그 사이 바깥 테이블에 앉아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를 들었다. 특별한 장면은 아니었는데, 오히려 그런 시간이 푸꾸옥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해변은 아침보다 늦은 오후가 좋았다

노보텔 앞 해변은 길고 넓다. 아침에는 리조트 투숙객이 산책을 많이 나오고, 낮에는 햇볕이 강해서 오래 걷기엔 조금 버겁다. 내가 가장 좋았던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이후였다. 모래가 덜 뜨겁고, 바다색도 조금 부드러워진다. 이 시간대에는 수영장 주변보다 해변 끝 쪽이 훨씬 한적했다.

푸꾸옥의 바다는 몰디브처럼 비현실적인 색을 보여주는 곳은 아니다. 날씨에 따라 탁해 보일 때도 있고, 파도가 잔잔하지 않은 날도 있다. 근데 그 평범함이 마음에 들었다. 바닷가를 따라 20분쯤 걷다 보면 리조트 음악 소리가 멀어지고, 모래 위에 남은 발자국과 작은 조개껍데기만 보인다.

사람 적은 시간을 고르는 작은 기준

  • 조식 직후보다 오전 10시 전후가 수영장 주변이 비교적 조용했다.
  • 해변 산책은 오후 4시 30분부터 해 질 무렵 사이가 가장 편했다.
  • 야시장은 주말 저녁보다 평일 이른 저녁이 덜 붐볐다.
  • 숙소 근처 식당은 단체 손님이 빠진 오후 7시 30분 이후가 차분했다.

푸꾸옥노보텔 근처에서 느린 하루 보내기

하루는 아무 투어도 잡지 않았다. 아침을 먹고 방에서 조금 쉬다가, 낮에는 그늘진 로비에 앉아 책을 읽었다. 오후가 되어서야 밖으로 나가 커피를 한 잔 마셨다. 푸꾸옥의 카페들은 세련된 곳도 있지만, 노보텔 주변에서는 플라스틱 의자와 선풍기가 있는 소박한 가게가 더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식 아이스커피는 진하고 달다. 한 잔을 천천히 마시다 보면 리조트 안에서 보는 여행과 밖에서 보는 여행의 온도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리조트는 편안하고 예측 가능하지만, 길가 카페는 조금 불편해도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직원이 얼음을 담는 소리, 옆 테이블의 낮은 대화, 지나가다 멈춘 오토바이까지 전부 여행의 배경이 된다.

화려한 푸꾸옥보다 덜 꾸민 푸꾸옥이 좋다면

푸꾸옥노보텔은 숨은 숙소라고 말하긴 어렵다. 규모도 크고 가족 여행객도 많다. 다만 숙소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여행의 결이 꽤 달라진다. 조식, 수영장, 해변만 반복하면 평범한 리조트 여행이 되고, 하루에 한 번씩 밖으로 걸어 나가면 조금 더 생활에 가까운 푸꾸옥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노보텔의 장점이 완벽한 고급스러움보다 균형에 있다고 느꼈다. 공항과 가깝고, 해변이 바로 앞에 있고, 밖으로 나가도 너무 복잡하지 않다. 관광 명소를 많이 찍어야 하는 일정이라면 북쪽이나 즈엉동 중심가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조용히 쉬면서 동네 산책을 섞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위치가 꽤 편하다.

푸꾸옥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이름난 장소에 도착했을 때가 아니라, 노보텔 앞 길을 걷다가 바람이 조금 식는 걸 느꼈던 저녁이었다. 여행이 꼭 멀리 가야만 특별해지는 건 아니어서, 낯선 동네의 느린 속도에 잠깐 맞춰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이 있다.

푸꾸옥노보텔에 묵으며 동네처럼 걸어본 남쪽 바닷가 후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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