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플레이스
제너럴리스트의 色다른 이야기

파타야리조트 골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봤더니 조용한 하루가 남았다

Last Updated :
파타야리조트 골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봤더니 조용한 하루가 남았다

밤의 파타야보다 아침의 골목이 먼저 보였다

얼마 전 파타야에 다시 갔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해변보다 골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파타야 하면 보통 Beach Road의 네온사인, 워킹스트리트, 큰 쇼핑몰을 떠올리지만, 조금만 옆으로 빠지면 소리가 확 낮아지는 동네가 있다. 나는 그런 쪽의 파타야리조트를 일부러 골랐다. 택시가 줄지어 서 있는 입구보다, 나무 그늘이 길게 깔리고 오토바이 한두 대가 천천히 지나가는 길 쪽이 마음이 편했다.

숙소를 고를 때 기준은 단순했다. 중심가에서 너무 멀지는 않되, 로비 밖으로 나갔을 때 바로 술집 음악이 들리지 않을 것. 걸어서 5분 안에 작은 식당이나 편의점이 있을 것. 그리고 방보다 바깥 공간이 좋아야 했다. 파타야는 방 안에만 있으면 어디든 비슷해지는데, 아침에 나왔을 때 보이는 나무, 개 짖는 소리, 빨래가 걸린 골목 같은 것들이 의외로 오래 남는다.

동탄 비치 쪽 Rabbit Resort에서 느린 하루를 보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곳은 동탄 비치 쪽 Rabbit Resort였다. 공식 홈페이지 기준 주소는 318/84 Moo 12, Soi Dongtan Police Station이고, 객실과 빌라가 49개 규모라고 안내되어 있다. 큰 호텔처럼 층수가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태국식 빌리지 느낌에 가깝다. 리조트 안으로 들어가면 차 소리가 금방 뒤로 밀리고, 키 큰 나무 사이로 작은 길이 이어진다. 솔직히 화려한 새 건물 느낌은 아니다. 대신 오래된 나무문, 낮은 지붕, 그늘진 산책로가 만드는 분위기가 있다.

아침 7시쯤 동탄 비치로 나가보니 파타야 중심 해변과는 결이 달랐다. 해변 의자가 빽빽하게 깔린 구간도 있지만, 조금만 걸으면 현지인들이 조깅하고 개를 산책시키는 시간이 나온다. 바다는 에메랄드빛 휴양지 사진처럼 과장되게 반짝이지 않는다. 근데 그래서 좋았다. 바람이 습하고, 모래 위에 낙엽이 조금 있고, 멀리서 청소하는 소리가 들리는 정도. 여행지라기보다 동네의 하루에 잠깐 섞인 느낌이었다.

  • 중심가 접근성: 차량으로 이동하면 어렵지 않지만, 걸어서 번화가를 다니는 위치는 아니다.
  • 분위기: 조용한 정원형 리조트에 가깝고, 큰 수영장 파티 같은 분위기는 거의 없다.
  • 잘 맞는 사람: 낮에 책 읽고, 저녁에 해변 따라 천천히 걷는 여행자.

프라탐낙은 파타야의 소리를 반쯤 접어둔 동네였다

프라탐낙 언덕 쪽은 파타야와 좀티엔 사이에 끼어 있는 동네다. 차로 10분 정도만 움직이면 어느 쪽이든 갈 수 있는데, 막상 골목 안에 있으면 중심가의 속도가 덜 느껴진다. 언덕길이라 걷기는 조금 힘들다. 더운 낮에는 700m도 꽤 길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 오르내림 덕분인지 대형 단체 관광버스가 계속 드나드는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쪽에서 인상적이었던 곳은 Birds & Bees Resort였다. 공식 안내에는 Phratamnak 4 주소와 Hu-Kwang Bay 쪽 조용한 해변, 59개 객실, 정원과 수영장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이 주변은 숙소 자체보다 길의 분위기가 좋았다. 담장 너머로 식물이 흘러나오고, 작은 카페 앞에 스쿠터가 서 있고, 해질 무렵엔 식당 직원들이 물을 뿌리며 바닥을 식힌다. 관광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활권에 숙소가 살짝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다만 프라탐낙을 너무 낭만적으로만 보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다. 인도 상태가 들쭉날쭉하고, 밤에는 어두운 골목도 있다. 혼자라면 늦은 시간에 오래 걷기보다 Grab이나 썽태우를 쓰는 편이 낫다. 대신 낮 시간에는 작은 길을 따라 코지 비치 쪽으로 내려가는 재미가 있다. 파타야의 바다를 정면으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 언덕 사이로 슬쩍 보는 느낌이라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나클루아 쪽은 생활 냄새가 더 남아 있었다

파타야 북쪽 나클루아는 중심 해변보다 한 박자 느리다. 대형 리조트도 있고 고급 콘도도 많지만,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생선 굽는 냄새와 로컬 식당의 플라스틱 의자가 먼저 보인다. Let's Hyde Resort & Villas는 공식 사이트에서 나클루아 로드, 터미널 21, 해변과 가까운 정원형 숙소라고 소개한다. 이런 위치가 괜찮은 이유는 분명하다. 비 오는 날이나 피곤한 날에는 시내 접근성이 살아 있고, 쉬고 싶은 날에는 숙소 안에서 속도를 낮출 수 있다.

나클루아에서 좋았던 시간은 리조트보다 저녁 산책이었다. 큰길의 식당은 메뉴판에 사진이 많고 영어도 잘 보이지만, 한 골목 들어가면 현지 손님이 많은 작은 가게가 나온다. 팟카파오 한 접시와 얼음 든 물을 놓고 앉아 있으면, 여행의 목적이 갑자기 단순해진다. 특별한 명소를 찍지 않아도 하루가 지나간다. 파타야리조트를 고를 때 이런 주변 동선이 의외로 중요하다. 숙소가 아무리 좋아도 밖에 나갔을 때 갈 곳이 쇼핑몰뿐이면 금방 피곤해진다.

조용한 파타야 숙소를 고를 때 본 것들

  • 워킹스트리트와의 거리보다 숙소 앞 도로의 소음을 먼저 봤다.
  • 해변 바로 앞보다 해변까지 걸어가는 길이 편한지가 더 중요했다.
  • 객실 수가 너무 많은 곳은 피했고, 정원이나 낮은 건물이 있는 곳을 우선했다.
  • 밤 9시 이후 이동이 애매한 동네는 택시 호출이 잘 되는지 확인했다.
  • 공식 정보는 Rabbit Resort, Birds & Bees Resort, Let's Hyde Resort & Villas 홈페이지에서 위치와 규모를 다시 확인했다.

화려하지 않아서 더 오래 남는 숙소가 있다

파타야는 시끄러운 도시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사실 그 소리는 몇몇 큰길에 몰려 있다. 동탄 비치, 프라탐낙, 나클루아처럼 조금 비껴난 동네에 머물면 전혀 다른 리듬이 보인다. 아침에는 빗자루질하는 소리가 들리고, 오후에는 수영장 옆 나무 그늘이 길어지고, 밤에는 멀리서만 음악이 번진다. 그 정도의 거리감이 내게는 딱 좋았다.

파타야리조트를 고르는 일이 단순히 바다 전망이나 조식 종류를 비교하는 일만은 아니었다. 내가 그 동네에서 어떤 속도로 걸을 수 있는지, 숙소 밖으로 나갔을 때 바로 소비의 장면으로 끌려가지 않는지, 그런 것들이 더 크게 남았다. 파타야를 처음 가는 사람에게는 중심가가 편할 수 있다. 그런데 두 번째라면, 혹은 유명한 장면보다 낯선 골목의 공기를 더 좋아한다면, 중심에서 반 발짝 물러난 리조트가 여행을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나는 다음에도 아마 그런 숙소를 고를 것 같다. 바다를 조금 덜 보더라도, 아침에 조용히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는 쪽으로.

파타야리조트 골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봤더니 조용한 하루가 남았다 - 요약
파타야리조트 골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 봤더니 조용한 하루가 남았다 | 커먼플레이스 : https://commonplace.kr/9946
제너럴리스트의 色다른 이야기
커먼플레이스 © commonplace.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