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제주항공권 새벽에 끊고 조천 골목까지 걸어본 후기

얼마 전 김해공항에서 시작한 짧은 제주행
얼마 전 부산에서 제주로 가는 첫 비행기를 탔는데, 공항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 표정이 이상하게 비슷했다. 다들 여행을 가는 얼굴이긴 한데, 아직 잠이 덜 깬 채 커피를 쥐고 있었다. 저는 그런 시간대가 좋다. 유명한 풍경을 먼저 차지하려는 마음보다, 하루가 열리기 전의 조용한 틈을 빌리는 느낌이 있어서다.
부산제주항공권은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다. 김해공항에서 제주까지는 비행시간이 대략 1시간 안팎이라, 사실 좌석의 넓이나 기내 서비스보다 출발 시간과 공항까지 가는 길이 더 크게 느껴진다. 저는 보통 오전 7시 전후 출발편을 먼저 본다. 부산 시내에서 공항까지 이동이 너무 이르면 피곤하지만, 제주에 도착했을 때 오전 시간이 통째로 남는 장점이 있다.
근데 솔직히 항공권 가격만 보고 가장 늦은 밤 비행기를 고르면 제주 첫날이 조금 애매해진다. 숙소 체크인 시간과 버스 배차, 렌터카 인수 시간을 맞추다 보면 싼 표가 꼭 편한 표는 아니었다. 특히 혼자 조용한 동네를 걸을 생각이라면, 제주에 밝을 때 도착하는 편이 훨씬 낫다.
부산제주항공권 고를 때 제가 보는 것들
저는 가격 비교 사이트를 열어두고 딱 세 가지를 본다. 첫째는 출발 시간, 둘째는 수하물 포함 여부, 셋째는 제주 도착 뒤 이동 동선이다. 부산에서 제주로 갈 때는 항공사 이름보다 이 세 가지가 실제 여행의 피로도를 더 많이 좌우했다.
- 1박 2일이면 오전 출발, 저녁 복귀가 가장 여유롭다.
- 2박 이상이면 너무 이른 출발보다 공항 접근 시간을 고려하는 편이 낫다.
- 백팩 하나라면 특가 운임도 괜찮지만, 짐이 있으면 수하물 조건을 꼭 봐야 한다.
- 제주 도착 후 동쪽으로 갈지, 서쪽으로 갈지 먼저 정하면 시간 낭비가 줄어든다.
부산 시내에서 김해공항까지는 경전철을 이용하면 길이 단순하다. 서면이나 사상 쪽에 있다면 특히 부담이 덜하다. 저는 사상역 근처에서 이른 아침 김밥을 하나 사 들고 공항으로 간 적이 있는데, 그날은 공항 안보다 역 앞 골목이 더 여행의 시작처럼 느껴졌다. 아직 문을 다 열지 않은 가게들, 기사님들이 드나드는 식당, 덜 깬 도시의 소리가 있었다.
제주에 도착하면 유명한 곳보다 동네부터
제주공항에 내리면 대부분 렌터카 셔틀이나 택시 줄로 움직인다. 저도 예전에는 바로 애월이나 성산처럼 이름난 곳으로 갔다. 그런데 몇 번 다니다 보니 첫 목적지를 너무 크게 잡으면 하루가 관광지 중심으로 흘러갔다. 그래서 요즘은 공항에서 멀지 않은 동네를 하나 정해 천천히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곳은 조천 쪽이었다. 공항에서 동쪽으로 이동해도 부담이 크지 않고, 바다와 마을 사이 거리가 가까워서 걷기 좋다. 함덕처럼 알려진 해변도 있지만, 한 골목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금방 달라진다. 낮은 돌담, 오래된 슈퍼, 바람에 흔들리는 빨래 같은 장면이 더 오래 남았다.
서쪽으로 간다면 한림이나 귀덕 쪽도 괜찮았다. 단, 이름난 카페가 몰린 시간대에는 조용함이 금방 사라진다. 저는 점심 직후보다 오전 10시 전후가 좋았다. 가게들은 문을 열기 시작하고, 관광객의 큰 흐름은 아직 덜 들어온 시간이다. 부산제주항공권을 고를 때 오전 도착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표 한 장의 시간이 여행의 밀도를 바꾼다.
숙소와 동선을 크게 잡지 않는 방식
제주 여행을 짧게 갈수록 계획을 촘촘하게 세우고 싶어진다. 그런데 로컬한 장소를 찾는 여행은 오히려 비워둔 시간이 있어야 가능했다. 저는 하루에 큰 동네 하나, 작게는 두 구역 정도만 잡는다. 예를 들면 첫날은 조천과 함덕 사이, 둘째 날은 한림과 협재 사이처럼 움직인다.
숙소도 바다 바로 앞보다 버스정류장이나 작은 식당이 가까운 곳을 선호한다. 밤에 편의점 가는 길, 아침에 문 여는 빵집, 동네 주민들이 줄 서는 해장국집이 여행의 기억을 만들 때가 많다. 유명한 포토존은 사진으로는 선명한데, 이상하게 마음에는 덜 남을 때가 있었다.
비용도 이 방식이 꽤 현실적이다. 항공권에서 1만 원을 아끼려고 애매한 시간대를 고르는 것보다, 제주 안에서 이동을 줄이는 편이 몸도 지갑도 편했다. 렌터카를 빌린다면 하루 주차 동선을 단순하게 잡고, 대중교통을 탄다면 버스가 끊기는 시간만 먼저 확인하면 된다.
제가 다시 부산에서 제주로 간다면
다시 부산제주항공권을 끊는다면 저는 금요일 저녁보다 토요일 이른 오전을 고를 것 같다. 금요일 밤의 제주는 생각보다 피곤했다. 공항은 붐비고, 숙소에 들어가면 이미 하루가 접힌 느낌이었다. 반대로 토요일 아침 비행기는 조금 졸리긴 해도 제주에 닿는 순간 시간이 넉넉하게 펼쳐진다.
제주에서 꼭 대단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용한 골목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분식집, 바람이 세서 오래 앉지 못했던 작은 포구, 버스 창문으로 지나간 밭의 색 같은 것들이 여행을 천천히 붙잡아준다. 부산에서 제주까지는 가까워서 더 그렇다. 큰 결심으로 떠나는 여행보다, 일상 옆에 잠깐 접어 넣는 여행에 가깝다.
항공권은 결국 이동 수단이지만, 어떤 시간에 도착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표정이 달라진다. 저는 다음에도 가장 유명한 해변보다 먼저 동네 골목을 걸을 것 같다. 사람들이 몰리는 방향에서 반 발짝만 비켜서면, 제주가 훨씬 작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