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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찹쌀떡 사러 시장 뒷골목까지 걸어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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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찹쌀떡 사러 시장 뒷골목까지 걸어가 봤더니

바다보다 먼저 생각난 찹쌀떡

얼마 전 속초에 갔는데, 이상하게 바다보다 먼저 생각난 게 찹쌀떡이었다. 대포항 회도 좋고 청초호 산책도 좋지만,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손에 쥐고 싶은 건 따뜻한 떡 봉지였다. 유명한 간판 앞에서 줄 서는 여행도 가끔은 필요하지만, 나는 조금 더 느린 쪽이 좋다. 시장 큰길에서 한 발 비켜난 골목, 동네 사람들이 장바구니 들고 지나가는 길, 그런 곳에서 만나는 맛이 오래 남는다.

속초 찹쌀떡은 화려한 디저트라기보다 오래된 간식에 가깝다.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크기, 말랑한 겉면, 안쪽에 꽉 찬 팥. 요즘 카페 디저트처럼 사진을 위해 높게 쌓인 모양은 아니지만, 종이봉투 안에서 서로 살짝 붙어 있는 모습이 더 정직하게 느껴진다. 속초중앙시장 주변에는 닭강정이나 오징어순대처럼 눈에 잘 띄는 음식이 많다. 그런데 찹쌀떡은 조금 다르다. 크게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쪽에 가깝다.

시장 큰길보다 한 골목 안쪽이 좋았다

내가 들른 곳은 속초중앙시장 큰 통로에서 조금 벗어난 떡집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길은 아니고, 반찬가게와 작은 식당 사이로 동네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게 오가는 쪽이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시장은 이미 분주했지만 골목 안은 생각보다 차분했다. 가게 앞에는 떡을 사 가는 손님이 두세 명 정도 있었고, 대기줄이라고 부를 만큼 길지는 않았다.

사실 속초 찹쌀떡을 찾다 보면 유명한 이름들이 먼저 나온다. 방송에 나온 곳, 택배 주문이 밀린 곳, 명절 선물로 많이 팔리는 곳도 있다. 그런 곳은 실패 확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여행의 속도와는 조금 다르다. 줄이 너무 길면 맛보다 대기 시간이 먼저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일부러 한 블록 더 걸었다. 시장의 소리가 살짝 낮아지고, 가게 문턱에 쌓인 떡 상자들이 보이는 길이었다.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장까지는 버스로 15분 안팎, 택시를 타면 보통 10분 정도 걸린다. 걷는 걸 좋아한다면 청초호 쪽을 지나 천천히 걸어도 되지만, 짐이 있다면 시장 근처까지 이동한 뒤 골목을 둘러보는 편이 낫다. 속초중앙시장 공영주차장은 주말 낮에 꽤 붐빈다. 차를 가져간다면 오전 일찍 움직이는 게 훨씬 편했다. 나는 오전 10시대에 도착했는데도 주차장 입구 쪽은 이미 차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었다.

  • 방문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사이가 가장 여유로웠다.
  • 시장 메인 통로보다 옆 골목 떡집이 상대적으로 덜 붐볐다.
  • 찹쌀떡은 당일 먹을 양과 가져갈 양을 나누어 사는 게 좋았다.
  • 여름에는 보냉백을 챙기면 이동할 때 마음이 편하다.

속초 찹쌀떡의 매력은 과하지 않은 단맛

첫입은 아주 부드러웠다. 겉의 찹쌀 반죽은 손가락으로 누르면 천천히 돌아오는 정도였고, 팥소는 생각보다 묵직했다. 단맛은 확 올라왔다가 금방 사라지는 편이 아니라, 입안에 조용히 남는 쪽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주 특별한 재료가 들어간 맛은 아니다. 그런데 그 점이 좋았다. 바닷가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들은 간이 강하거나 향이 센 경우가 많은데, 찹쌀떡은 중간에 숨을 고르게 해준다.

보통 한 개 가격은 가게와 구성에 따라 다르지만, 시장 떡집에서는 여러 개 묶음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내가 샀던 구성은 작은 박스 단위였고, 둘이 나눠 먹기에는 충분했다. 숙소에 돌아와 커피와 먹었을 때보다, 시장 골목 벤치에 앉아 바로 먹었을 때가 더 맛있었다. 떡은 온도와 시간이 꽤 중요하다. 막 사서 말랑할 때 먹는 맛과 냉장고에 들어간 뒤 다시 꺼내 먹는 맛은 확실히 다르다.

유명 맛집과 동네 떡집의 차이

유명한 속초 찹쌀떡집은 포장 체계가 잘 되어 있고 선물용으로 안정적이다. 포장도 깔끔하고, 맛도 일정하다. 반대로 시장 안쪽의 작은 떡집은 그날그날의 온도와 손맛이 조금 더 느껴진다. 크기가 아주 균일하지 않거나, 포장지가 소박할 수도 있다. 근데 나는 그런 부분이 오히려 여행지의 질감처럼 느껴졌다. 누구에게 선물할 목적이라면 이름난 곳이 편하고, 혼자 산책하다가 바로 먹을 거라면 작은 가게도 충분히 좋다.

같이 걸으면 좋은 조용한 동선

찹쌀떡만 사고 바로 떠나기엔 속초의 골목이 조금 아깝다. 시장에서 나와 청초호 방향으로 걸으면 사람이 확 줄어드는 구간이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포토존은 피하고, 호수 가장자리의 낮은 난간을 따라 걷는 길이 좋았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말이 줄어든다. 대신 물결 소리와 차 지나가는 소리가 섞여서, 여행지에 와 있다는 감각이 천천히 올라온다.

나는 찹쌀떡 한두 개를 남겨 두었다가 청초호 근처에서 먹었다. 손에 묻은 찹쌀가루를 털며 호수를 보고 있으니, 굳이 멀리 유명한 곳을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초는 설악산과 바다 이미지가 워낙 강하지만, 사실 그 사이의 생활감도 꽤 매력적이다. 세탁소, 오래된 미용실, 작은 식당, 떡집 앞 플라스틱 의자 같은 것들. 그런 장면들이 여행을 덜 소비하게 만든다.

  • 속초중앙시장 주변 골목을 먼저 걷고 찹쌀떡을 산다.
  • 사람 많은 간식 골목은 빠르게 지나가도 충분하다.
  • 청초호 쪽으로 이동해 벤치나 산책로에서 잠깐 쉰다.
  • 남은 떡은 숙소에서 따뜻한 차와 먹으면 부담이 덜하다.

사 오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찹쌀떡은 생각보다 보관에 예민하다. 특히 여름 속초는 바닷바람 때문에 선선하게 느껴져도 낮에는 꽤 덥다. 바로 먹을 게 아니라면 오래 들고 다니지 않는 편이 낫다. 냉장 보관을 하면 반죽이 굳을 수 있어서, 숙소 냉장고에 넣었다면 먹기 전 잠깐 실온에 두는 게 낫다. 집까지 가져갈 생각이라면 가게에 보관 방법을 직접 물어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

또 하나는 기대치를 조금 낮추는 일이다. 속초 찹쌀떡은 거창한 미식 여행의 주인공이라기보다, 걷다가 만나는 작은 간식에 가깝다. 그래서 더 좋다. 특별한 맛을 찾아 먼 길을 갔다기보다, 속초의 하루 안에 자연스럽게 끼어든 맛이라고 해야 할까. 줄 서는 맛집 하나를 덜고 이런 골목 하나를 더 넣으면 여행의 밀도가 달라진다.

다음에 속초에 간다면 나는 또 시장 큰길에서 살짝 빠져나갈 것 같다. 바다 사진을 많이 남기는 대신, 종이봉투를 들고 천천히 걷는 시간을 조금 더 남기고 싶다. 속초 찹쌀떡은 그런 여행에 잘 어울린다. 크게 자랑하지 않아도,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나는 맛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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