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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골목에서 밥알찹쌀떡을 기다려봤더니, 유명해진 뒤에도 남아 있던 동네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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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골목에서 밥알찹쌀떡을 기다려봤더니, 유명해진 뒤에도 남아 있던 동네의 맛

얼마 전 속초에 갔을 때, 바다보다 먼저 떠오른 곳이 있었다. 닭강정도 아니고 물회도 아니고, 청학동 골목 안쪽의 작은 방앗간에서 파는 밥알찹쌀떡이었다. 원래 이런 곳은 조용히 다녀와야 더 좋은데, 요즘은 속초 밥알찹쌀떡이라는 말만 검색해도 줄 이야기부터 나온다. 그래도 궁금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기다리는 맛이 정말 따로 있는지, 그리고 유명해진 뒤에도 동네 가게의 공기가 남아 있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

시장 큰길에서 살짝 비껴난 골목

육구방앗간은 속초의 번쩍이는 관광 동선 한가운데라기보다, 생활 골목 쪽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속초관광수산시장처럼 사람 소리가 크게 밀려오는 곳과는 결이 다르다. 차가 천천히 지나가고, 근처 가게 문 앞에는 동네 사람들이 익숙한 표정으로 서 있다. 그런데 그 작은 골목에 찹쌀떡을 기다리는 줄이 생기니 풍경이 조금 묘했다. 관광지의 소란이라기보다는, 오래된 동네 일상 위에 갑자기 얹힌 긴장감 같았다.

나는 오전 시간에 맞춰 갔다. 방송과 SNS를 탄 뒤에는 판매 시간이나 수량이 자주 달라질 수 있어서, 정확한 시간 하나만 믿고 움직이기엔 조금 불안하다. 현장에서는 기다리는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정보를 주고받았다. 몇 팩까지 살 수 있는지, 번호표가 나오는지, 앞사람이 몇 명쯤 되는지 같은 이야기들. 속초시청 교통 안내를 보면 서울양양고속도로 이용 시 속초까지 2시간 20분 안팎으로 안내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휴게소와 시내 진입 시간을 더해야 여유가 생긴다. 떡 하나 사러 가는 길치고는 제법 긴 이동이지만, 그 시간이 이상하게 아깝지는 않았다.

밥알이 남아 있는 떡이라는 말

속초 밥알찹쌀떡은 이름 그대로 식감이 먼저 온다. 매끈하게 갈린 떡이 아니라, 씹을 때 아주 작은 밥알 같은 결이 느껴진다. 보통 찹쌀떡을 먹으면 겉가루가 손에 묻고, 입안에서 단맛이 먼저 퍼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조금 달랐다. 겉은 보송하지만 텁텁하지 않았고, 팥소는 진하게 밀고 들어오기보다 뒤에서 조용히 따라왔다. 단맛이 약하다는 후기가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실 찹쌀떡은 특별한 음식처럼 보이기 어렵다. 팥과 찹쌀, 익숙한 조합이다. 그런데 이 집의 재미는 그 익숙함을 아주 천천히 다르게 만든다는 데 있었다. 첫입에는 심심한가 싶고, 두입째에는 씹는 맛이 남고, 세입째에는 물이나 커피보다 따뜻한 차가 더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극적인 여행 간식이 아니라, 누군가 집에서 꺼내준 간식에 가까웠다.

줄 서는 맛집이 되었지만,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

생활의 달인 방송 이후에는 더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기사로도 35년 가까이 이어온 동네 떡집, 가족들이 함께 만드는 방식, 오전부터 이어지는 대기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런 이야기를 알고 가면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근데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먼저 기다림을 받아들여야 한다. 작은 방앗간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라는 게 있다. 대량 생산 매장처럼 빠르게 줄이 빠지지는 않는다.

나는 그 느림이 나쁘지 않았다. 물론 더운 날이나 아이와 함께라면 쉽지 않을 수 있다. 주말 낮에는 기다림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고, 재료가 떨어지면 허탕을 칠 수도 있다. 그래서 속초 여행 일정의 중심에 딱 고정하기보다는, 오전 산책 동선에 얹는 정도가 편하다. 청초호 쪽을 걷거나 시장 근처에서 아침을 먹고, 골목으로 천천히 넘어오는 식이면 마음이 덜 급해진다.

가볼 때 생각해둘 것들

  • 방문 전 지도 앱에서 육구방앗간 위치와 최근 후기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 주말보다 평일 오전이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다.
  • 수량 제한과 판매 시간은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떡은 바로 먹을 때 식감이 가장 잘 느껴진다.
  • 기다림이 길면 근처 시장이나 청초호 산책을 함께 잡는 게 낫다.

속초에서 이런 간식이 반가운 이유

속초는 이미 유명한 맛이 많은 도시다. 닭강정, 오징어순대, 물회, 젓갈처럼 이름만 들어도 바로 떠오르는 음식들이 있다. 그래서 새로 유명해진 간식은 쉽게 피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밥알찹쌀떡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맛도, 가게도, 골목도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줄이 길어진 것만 빼면 여전히 동네 방앗간의 표정이 남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떡 하나만 보고 속초에 가라고 말하긴 어렵다. 대신 이미 속초에 머물고 있다면, 혹은 유명 관광지 사이에서 잠깐 숨을 고르고 싶다면 들를 만하다. 바다 앞 카페에서 예쁜 디저트를 먹는 시간과는 완전히 다르다. 손에 작은 팩을 들고 골목을 빠져나오면서, 아직 따뜻한 떡을 하나 집어 먹는 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여행이 꼭 커다란 풍경으로만 남는 건 아니니까.

참고한 공개 정보는 SBS 생활의 달인 관련 보도와 속초시청 교통 안내다. 다만 작은 가게의 운영 방식은 그날그날 바뀔 수 있다. 내가 좋았던 건 유명세보다도, 오래 하던 일을 갑자기 몰려온 사람들 앞에서도 자기 속도로 이어가려는 분위기였다. 속초 밥알찹쌀떡은 그런 점에서 맛보다 조금 더 오래 남는 장소였다.

속초 골목에서 밥알찹쌀떡을 기다려봤더니, 유명해진 뒤에도 남아 있던 동네의 맛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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