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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여행에서 유명 해변을 비껴 걸어봤더니 만난 조용한 골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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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여행에서 유명 해변을 비껴 걸어봤더니 만난 조용한 골목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다보다 골목이 먼저 궁금했다

얼마 전 푸켓여행을 다녀왔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파통 비치나 빅부다 같은 이름난 장소보다 숙소 뒤편 골목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공항에서 차로 1시간쯤 달려 남쪽으로 내려가니, 창밖으로 리조트 간판과 오토바이 수리점, 과일을 쌓아둔 작은 가게가 번갈아 지나갔다. 푸켓은 워낙 휴양지 이미지가 강해서 어디를 가도 붐빌 것 같지만, 사실 큰길에서 두 블록만 안쪽으로 들어가도 여행자보다 동네 사람이 더 많은 길이 나온다.

나는 보통 오전 8시 전후에 움직였다. 해변은 이미 선베드가 차기 시작하지만, 주택가 골목은 아직 조용하다. 개가 그늘에 누워 있고, 교복 입은 아이들이 오토바이 뒤에 앉아 학교로 간다. 그 시간의 푸켓은 관광지가 아니라 그냥 누군가의 생활 공간이다. 그게 좋았다.

라와이 쪽 골목은 바다보다 식탁에 가까웠다

파통이 번쩍이는 밤의 얼굴이라면, 라와이는 조금 느린 저녁의 얼굴에 가깝다. 라와이 해변 자체도 유명하긴 하지만, 사람들이 주로 모이는 해산물 시장 쪽을 지나 조금 안쪽 길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바다를 향해 선 카페보다 빨래가 널린 집, 작은 불상 앞에 꽃을 놓는 가게, 손님이 한두 명뿐인 국수집이 먼저 보인다.

내가 들렀던 골목 식당은 메뉴판에 영어가 있었지만 가격표는 거의 동네 식당에 가까웠다. 볶음밥 한 접시가 80바트, 얼음 든 타이티가 30바트였다. 유명한 해변가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먹으면 두 배쯤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차이는 여행 동선을 바꾸게 만든다. 맛이 특별하게 화려한 건 아니었다. 근데 뜨거운 팬에서 바로 나온 밥 냄새와 선풍기 바람,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시간이 꽤 오래 남았다.

  • 추천 시간대: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 또는 해 질 무렵
  • 분위기: 조용한 주택가, 작은 식당, 생활 소음
  • 주의할 점: 보도가 좁아 오토바이를 늘 신경 써야 한다

푸켓 올드타운은 주말보다 평일 오후가 낫다

푸켓 올드타운은 이미 꽤 알려진 곳이다. 특히 일요일 야시장이 열리는 탈랑 로드는 사람이 많아서 조용한 여행을 기대하면 조금 당황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평일 오후 3시쯤 갔다. 햇빛은 강했지만, 그 덕분인지 거리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셔터를 반쯤 내린 가게도 있었고, 오래된 건물 벽에 비친 그림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관광객이 많이 찍는 파스텔색 건물 앞을 지나쳐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철문, 낡은 타일, 식물 화분이 줄지어 있는 집들이 보인다. 사진 명소라고 부르기엔 너무 조용하지만, 오히려 그런 곳에서 올드타운의 시간이 느껴졌다. 카페를 고를 때도 유명한 곳보다 현지 손님이 앉아 있는 작은 가게를 골랐다. 아이스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30분쯤 앉아 있었는데, 여행 중에 굳이 뭔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 적게 걷고 싶다면

탈랑 로드만 보고 나오기보다 디북 로드, 끄라비 로드 쪽으로 천천히 걸어보는 편이 좋다. 두 길 모두 중심가와 가깝지만 체감 밀도는 다르다. 특히 평일 낮에는 가게 직원들이 문 앞을 쓸거나 배달 오토바이가 잠깐 멈추는 정도라, 사진보다 소리가 먼저 기억에 남는다.

해변은 이름보다 시간대를 고르는 게 중요했다

푸켓여행에서 완전히 한적한 해변을 찾기는 솔직히 쉽지 않다. 이름난 해변은 대부분 사람이 있고, 작은 해변도 입소문이 나면 금방 붐빈다. 그래도 시간대를 잘 고르면 꽤 다른 얼굴을 볼 수 있다. 나는 카타 노이 해변을 아침 7시쯤 찾았는데, 그때는 수영하는 사람보다 산책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모래 위 발자국도 듬성듬성했고, 파도 소리가 사람 목소리보다 컸다.

낮 12시 이후에는 같은 장소가 완전히 달라진다. 선베드가 차고, 바다색은 더 선명해지지만 소음도 늘어난다. 조용한 푸켓을 기대한다면 해변 이름보다 도착 시간이 더 중요하다. 특히 오전 7시부터 9시 사이, 또는 비가 한차례 지나간 뒤의 늦은 오후가 괜찮았다. 비수기에는 하늘이 흐린 날도 많지만, 사람 적은 여행을 좋아한다면 그 흐림이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동네 시장에서 여행의 속도가 느려졌다

여행 중 가장 좋았던 순간은 의외로 작은 시장에서 왔다. 대형 야시장처럼 조명과 음악이 큰 곳 말고, 주민들이 저녁거리를 사러 오는 시장이었다. 구운 닭 냄새, 망고를 자르는 손, 비닐봉지에 국물을 담아주는 움직임이 빠르게 오갔다. 관광객에게 맞춘 설명은 거의 없었지만,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웃으면 대부분 통했다.

이런 시장에서는 가격을 크게 흥정하지 않는 편이 마음이 편했다. 꼬치 하나가 15바트, 바나나 팬케이크가 40바트 정도였고, 이미 충분히 가벼운 가격이었다. 현금을 조금씩 나눠 가지고 다니면 계산도 수월하다. 카드가 되는 가게도 있지만, 동네 시장에서는 아직 현금이 훨씬 자연스럽다.

  • 큰 지폐보다 20, 50, 100바트권이 편하다
  • 사진을 찍기 전에는 눈짓이나 손짓으로 먼저 물어보는 게 좋다
  • 시장 주변은 해가 지면 길이 어두운 곳도 있어 귀가 동선을 미리 봐두면 편하다

푸켓은 조금 비켜 걸을 때 더 오래 남았다

푸켓은 화려한 휴양지로만 보면 생각보다 피곤할 수 있다. 투어 차량, 호객, 음악이 겹치는 순간도 많다. 그런데 한두 시간만 속도를 늦추고 동네 쪽으로 걸으면 전혀 다른 여행이 열린다. 바다를 보러 갔다가 수리점 앞 의자에 앉은 할아버지를 기억하게 되고, 유명 카페보다 이름 모를 국수집의 국물 냄새가 먼저 떠오른다.

다음에 다시 푸켓여행을 간다면 더 많은 곳을 찍고 오기보다, 한 동네에 오래 머물고 싶다. 아침에는 시장에 가고, 낮에는 그늘진 카페에 앉고, 저녁에는 해변 끝에서 현지 사람들이 산책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을 생각이다. 푸켓은 유명한 장면보다 그 사이사이에 놓인 조용한 시간이 훨씬 부드럽게 남는 섬이었다.

푸켓여행에서 유명 해변을 비껴 걸어봤더니 만난 조용한 골목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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