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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에서 유명한 곳을 살짝 비켜 걸어봤더니 보인 동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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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에서 유명한 곳을 살짝 비켜 걸어봤더니 보인 동네의 시간

아침 시장 골목에서 시작한 라오스여행

얼마 전 라오스여행을 다녀오면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건, 유명한 사원이나 전망대보다 숙소 근처 아침 시장 골목이었다. 루앙프라방의 큰길에서 10분만 벗어났는데, 여행자보다 장 보러 나온 동네 사람이 훨씬 많았다. 닭 우는 소리, 찹쌀밥 김, 비닐봉지에 담긴 허브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보통 루앙프라방이라고 하면 탁발 행렬이나 꽝시폭포를 먼저 떠올리지만, 나는 해가 완전히 뜨기 전 작은 시장 쪽으로 걸었다. 오전 6시 30분쯤이면 이미 좌판이 꽤 펼쳐져 있고, 8시가 지나면 더운 공기가 올라와 걷는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시장 안쪽보다 바깥 골목이 더 좋았다. 오토바이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좁고, 집 앞에 놓인 플라스틱 의자에는 사람들이 조용히 국수를 먹고 있었다.

사실 이런 곳은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장소는 아니다. 사진 한 장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라오스여행에서 내가 찾고 싶었던 건 그런 장면에 가까웠다. 누군가의 하루가 시작되는 길을 조금 빌려 걷는 느낌. 관광객용 미소보다 생활의 표정이 먼저 보이는 곳이었다.

푸시산 대신 강 건너 마을을 걸었다

루앙프라방에서 해 질 무렵이면 많은 사람이 푸시산으로 오른다. 나도 예전에는 그 길을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메콩강 건너편 마을로 넘어갔다. 나룻배는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됐고, 강을 건너는 시간은 5분 남짓이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상점 간판은 줄고, 흙길과 나무 울타리가 많아졌다.

강 건너 마을은 대단히 조용했다. 걷다 보면 작은 사원 몇 곳이 나오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다. 관광객을 붙잡는 호객도 거의 없었다. 길이 복잡하지 않아서 지도에 너무 의지하지 않아도 됐다. 다만 해가 지면 금방 어두워지니 늦은 시간까지 머무르기보다는 오후 4시쯤 넘어가 천천히 걷고, 해가 내려앉기 전에 돌아오는 편이 마음이 편했다.

근데 이 동네의 좋은 점은 ‘볼 게 많다’가 아니었다. 오히려 볼 것을 덜어낸 자리에 소리가 남았다. 나무 빗자루로 마당을 쓰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배 엔진 소리, 개가 짧게 짖고 다시 조용해지는 순간. 라오스여행을 조금 느리게 만들고 싶다면 이런 길이 잘 맞는다.

방비엥에서는 블루라군보다 논길이 좋았다

방비엥은 액티비티가 강한 도시다. 카약, 버기카, 튜빙, 열기구까지 선택지가 많다. 나도 한 번쯤은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이 적은 시간을 원한다면 중심가에서 벗어나 논길 쪽으로 걸어가는 편이 훨씬 낫다. 남쏭강 주변 숙소에서 서쪽 들판 방향으로 20~30분만 걸어도 풍경이 꽤 달라진다.

오후 5시 전후의 논길은 빛이 낮게 깔려서 산의 윤곽이 선명하게 보였다. 카르스트 지형 특유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아래로 소와 오토바이가 천천히 지나간다. 유명한 블루라군은 시간대에 따라 사람이 몰리지만, 논길은 이상할 만큼 한산했다. 가끔 자전거를 탄 여행자 한두 명과 마주치는 정도였다.

  • 걷기 좋은 시간은 오전 7시 전후나 오후 4시 30분 이후였다.
  • 그늘이 많지 않아 물은 작은 병보다 1리터짜리가 편했다.
  • 길가 사유지로 보이는 곳은 들어가지 않고 큰길 위주로 걸었다.
  • 비가 온 뒤에는 흙길이 미끄러워 샌들보다 운동화가 나았다.

솔직히 방비엥을 조용한 여행지라고 말하긴 어렵다. 밤에는 음악 소리가 들리고, 중심가는 여행자 거리의 분위기가 짙다. 그래서 더더욱 잠깐 빠져나오는 시간이 필요했다. 북적이는 도시 안에서도 한 발만 옆으로 빼면 라오스의 속도가 다시 보였다.

비엔티안의 오후는 골목 카페보다 강변 뒤편에 있었다

비엔티안은 수도지만 생각보다 낮고 느린 도시였다. 빠뚜싸이나 탓루앙처럼 잘 알려진 장소도 있지만, 나는 오후 늦게 메콩강변 뒤쪽 주택가를 걸은 시간이 더 오래 남았다. 강변 야시장이 열리기 전, 아직 천막이 다 펼쳐지지 않은 시간대였다.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의 비엔티안은 관광지보다 동네의 표정이 더 선명했다.

강변 바로 앞은 산책하는 사람이 많지만, 한두 블록 뒤로 들어가면 작은 식당과 오래된 주택, 세탁물이 걸린 골목이 이어진다. 에어컨이 강한 카페도 좋지만, 가끔은 선풍기 돌아가는 로컬 식당에 앉아 라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쪽이 더 기억에 남는다. 가격은 장소에 따라 달랐지만, 현지 식당의 간단한 국수나 볶음밥은 여행자 거리 식당보다 부담이 적었다.

비엔티안에서는 걷는 거리를 너무 길게 잡지 않는 게 좋았다. 날씨가 습하면 2km도 꽤 멀게 느껴진다. 대신 짧은 구간을 천천히 보는 편이 도시와 잘 맞았다. 문 열린 가게 안쪽, 오래된 프랑스식 건물의 벽색, 가로수 아래 앉아 있는 사람들. 그런 장면이 비엔티안의 리듬을 만들어줬다.

사람 적은 라오스를 찾을 때 내가 지킨 몇 가지

라오스여행에서 한적한 장소를 찾는 일은 지도 앱 검색만으로는 잘 되지 않았다. 별점이 높고 사진이 많은 곳은 이미 많은 사람이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숙소에서 나와 처음 15분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걸었다. 큰길보다 학교, 시장, 강, 사원 주변의 작은 길을 따라가면 생활에 가까운 풍경을 만날 확률이 높았다.

너무 이른 기대를 내려놓기

숨은 장소라고 해서 늘 극적인 풍경이 있는 건 아니었다. 어떤 날은 그냥 조용한 골목 하나를 걷고 돌아오기도 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쌓이면 여행의 감촉이 달라진다. 유명한 장소를 찍고 이동하는 여행보다, 어느 골목의 냄새와 빛을 기억하는 여행에 가까워진다.

로컬 장소에서는 오래 머물지 않기

동네 골목은 누군가에게 생활 공간이다. 사진을 찍을 때는 사람 얼굴이 크게 나오지 않게 했고, 집 안이나 가게 안쪽으로 렌즈를 들이대지 않았다. 사원에 들어갈 때는 어깨와 무릎을 가리고, 신발을 벗는 위치를 주변 사람들처럼 맞췄다. 작은 예의가 있어야 조용한 여행도 오래 가능하다고 느꼈다.

라오스여행은 빠르게 소비하기보다 천천히 스며드는 쪽에 어울렸다. 꼭 이름난 곳을 많이 가지 않아도 괜찮았다. 아침 시장에서 먹은 따뜻한 국수 한 그릇, 강 건너 마을의 흙길, 방비엥 논길의 낮은 빛, 비엔티안 골목의 선풍기 소리. 나는 그런 장면들이 여행을 더 오래 붙잡아준다고 생각한다.

라오스여행에서 유명한 곳을 살짝 비켜 걸어봤더니 보인 동네의 시간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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