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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마일리지로 조용한 동네 여행을 다녀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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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마일리지로 조용한 동네 여행을 다녀와봤더니

얼마 전 김포공항 새벽 비행기를 탔는데, 공항보다 더 기억에 남은 건 도착지의 골목이었다. 유명한 전망대나 시장보다, 버스가 한 시간에 몇 대만 지나가는 동네 길에서 오래 서 있었다. 그때 문득 대한항공마일리지는 멀리 떠나는 표라기보다, 평소라면 미뤘을 작은 여행을 가볍게 열어주는 열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일리지를 모아두면 대개 하와이, 파리, 뉴욕 같은 이름부터 떠올린다. 물론 그런 여행도 좋다. 그런데 사람 적은 로컬 장소를 좋아한다면 방향을 조금 바꿔도 된다. 비행시간 1시간 안팎의 국내선, 평일 오전 출발, 공항에서 버스로 30~50분 떨어진 동네를 고르면 생각보다 조용한 여행이 된다.

대한항공마일리지를 큰 여행에만 쓰지 않아도 되는 이유

대한항공마일리지는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항공권, 좌석 승급, 일부 제휴 사용처에 쓸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장거리 보너스 항공권을 목표로 모으지만, 저는 가끔 국내선 보너스 항공권을 먼저 본다. 특히 성수기 바로 앞뒤, 화요일이나 수요일 오전처럼 사람들이 덜 움직이는 시간대는 여행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다.

국내선 보너스 항공권은 보통 편도 기준으로 생각하면 감이 잡힌다. 일반석은 평수기 5,000마일 안팎, 성수기에는 그보다 더 필요한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공제 마일리지와 좌석 상황은 날짜, 노선, 대한항공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실제 예약 화면에서 마지막 확인이 필요하다. 숫자는 여행을 상상하게 해주지만, 표는 결국 그날의 좌석이 만들어준다.

제가 좋아하는 방식은 이렇다. 먼저 가고 싶은 도시를 정하지 않는다. 마일리지 좌석이 보이는 날짜를 열어두고, 그다음 공항 주변의 조용한 동네를 찾는다. 이렇게 하면 유명 여행지에 나를 맞추는 대신, 비어 있는 하루에 여행을 맞추게 된다.

사람 적은 여행을 만들려면 도착지가 아니라 시간부터 본다

사실 같은 도시라도 시간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 금요일 저녁 부산과 수요일 오전 부산은 거의 다른 여행지처럼 느껴진다. 제주도도 마찬가지다. 공항에서 가까운 유명 해변 대신, 버스로 한 번 더 들어가는 마을이나 오래된 주택가 쪽으로 걸으면 소음이 확 줄어든다.

대한항공마일리지로 표를 볼 때 저는 세 가지를 먼저 본다.

  • 출발은 가능하면 평일 오전이나 점심 전후로 잡는다.
  • 1박 2일보다 당일치기나 2박 3일을 느슨하게 본다.
  • 도착 후 바로 유명 장소로 가지 않고, 버스 노선 끝이나 생활권 골목을 먼저 찾는다.

이렇게 움직이면 여행비가 확 줄어드는 것보다, 마음의 속도가 먼저 느려진다. 예를 들어 오전 비행기로 도착해서 시장 한 바퀴를 돌고, 점심시간이 지난 뒤 동네 분식집에 들어간다. 오후에는 바닷가 카페보다 주민들이 산책하는 하천길을 걷는다. 관광지 입장권을 하나도 쓰지 않아도 하루가 꽤 촘촘해진다.

마일리지로 고른 작은 동선의 장점

마일리지 여행의 좋은 점은 현금 항공권을 살 때보다 마음의 부담이 조금 덜하다는 데 있다. 물론 유류할증료와 세금은 따로 붙고, 마일리지가 공짜 돈처럼 느껴져서 과하게 쓰면 아깝다. 그래도 이미 모아둔 대한항공마일리지를 활용하면, 평소라면 지나쳤을 국내 소도시나 항구 동네를 일정표에 올리기 쉬워진다.

저는 항공권 가격이 애매하게 비쌀 때보다, 숙소와 식비를 아낄 수 있는 조용한 여행에서 마일리지의 체감이 더 컸다. 유명 호텔 대신 터미널 근처 작은 숙소를 잡고, 저녁은 줄 서는 맛집보다 동네 식당을 고른다. 하루 총비용을 따져보면 항공 이동을 포함해도 생각보다 단정한 예산이 나온다.

다만 마일리지 좌석은 현금 좌석과 다르게 여유가 항상 있는 편은 아니다. 출발 2~3주 전에도 갑자기 보일 때가 있고, 반대로 몇 달 전에 봐도 원하는 날짜가 없을 때가 있다. 그래서 여행지를 하나로 고정하기보다, 부산, 제주, 여수, 울산처럼 여러 후보를 놓고 보는 편이 마음이 편했다. 중요한 건 어디를 가느냐보다, 도착해서 얼마나 덜 몰리는 길을 고르느냐였다.

유효기간과 가족 합산은 조용히 챙겨두는 편이 좋다

대한항공마일리지는 보통 적립 후 10년의 유효기간이 적용된다. 오래 모으기만 하다 보면 어느 해 12월 31일에 사라지는 마일리지가 생길 수 있다. 저도 예전에 몇 천 마일을 그냥 둘 뻔한 적이 있는데, 그 뒤로는 연초에 한 번 유효기간을 확인한다. 숫자가 크지 않아도 국내선 일부 구간을 떠올리면 쓰임이 보인다.

가족 마일리지 합산도 의외로 실용적이다. 가족 등록을 해두면 부족한 마일리지를 합쳐 보너스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어, 혼자 애매하게 남은 마일리지를 방치하는 일이 줄어든다. 서류 등록이 조금 번거롭지만 한 번 해두면 다음 여행을 잡을 때 훨씬 수월하다.

그리고 꼭 항공권만 답은 아니다. 좌석 승급, 캐시 앤 마일즈, 일부 제휴 사용도 있다. 다만 로컬 여행을 좋아하는 제 기준에서는 마일리지를 물건으로 바꾸는 것보다, 평일의 낯선 동네에 도착하는 데 쓰는 쪽이 오래 남았다. 물건은 금방 익숙해지지만, 조용한 골목에서 맡은 냄새나 버스 정류장 이름은 이상하게 오래 간다.

제가 다시 쓴다면 이런 식으로 쓸 것 같다

대한항공마일리지를 잘 쓰는 방법은 가장 비싼 구간을 찾는 것만은 아니었다. 내 여행 취향에 맞게 쓰는 쪽이 더 중요했다.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싶다면 성수기 인기 노선보다 평일의 짧은 국내선, 공항에서 조금 떨어진 생활권, 오전과 오후 사이의 빈 시간을 보는 게 낫다.

언젠가 마일리지를 크게 모아 먼 도시로 갈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당분간 작은 여행에 조금씩 써볼 생각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바로 사진 명소로 달려가지 않고, 편의점 앞 플라스틱 의자와 오래된 간판, 낮은 담장 사이를 천천히 걷는 여행. 대한항공마일리지가 그런 하루를 만들어준다면, 그 쓰임도 꽤 괜찮다고 느낀다.

대한항공마일리지로 조용한 동네 여행을 다녀와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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