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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 골목으로 빠져 걸어봤더니, 리조트 밖 섬의 시간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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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꾸옥 골목으로 빠져 걸어봤더니, 리조트 밖 섬의 시간이 보였다

얼마 전 푸꾸옥에 머물면서 이상하게도 바다보다 먼저 골목 냄새가 기억에 남았다. 롱비치 쪽 숙소에서 해 질 녘을 보러 나간 날도 좋았지만, 진짜 오래 남은 장면은 오토바이 소리가 드문드문 지나가고, 가게 앞 플라스틱 의자에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 있던 동네 길이었다.

푸꾸옥은 요즘 많이 알려진 섬이다. 공항에서 중심지까지 차로 15분 남짓이면 닿고, 큰 리조트와 테마파크도 빠르게 늘었다. 그런데 조금만 방향을 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관광객을 위한 표정이 아니라, 섬 사람들이 아침을 열고 저녁을 닫는 얼굴이 보인다. 나는 그런 쪽이 더 좋았다.

즈엉동 시장 뒤쪽 골목에서 시작한 아침

푸꾸옥을 처음 걷는다면 즈엉동 야시장만 보고 지나치기 쉽다. 밤에는 확실히 사람이 많고, 불빛도 크고, 호객 소리도 꽤 들린다. 근데 아침의 즈엉동은 전혀 다르다. 시장 뒤편으로 한두 블록만 들어가면 관광지의 속도가 금방 줄어든다.

나는 오전 7시 조금 넘어 시장 근처 골목을 걸었다. 생선 상자에 얼음을 채우는 소리, 쌀국수 국물 냄새, 커피를 천천히 젓는 손이 한꺼번에 있었다. 테이블 세 개짜리 작은 식당에서 분짜 비슷한 면 한 그릇을 먹었는데, 가격은 4만 동 정도였다. 한국 돈으로 크게 부담 없는 금액이지만, 더 기억에 남은 건 음식보다도 사람들이 서로 아는 얼굴처럼 인사를 나누던 분위기였다.

야시장이 섬의 관광용 얼굴이라면, 아침 골목은 생활 쪽에 가깝다. 사진을 많이 찍기보다는 그냥 한 바퀴 걷는 편이 낫다. 가게 문이 반쯤 열리고, 오토바이에 아이를 태운 어른들이 지나가고, 길가 노점에서 바나나와 망고가 조용히 팔린다. 특별한 명소는 아닌데, 그래서 더 푸꾸옥답게 느껴졌다.

함닌 마을은 바다보다 시간이 느렸다

동쪽의 함닌 어촌마을은 중심지에서 오토바이로 대략 25분에서 30분 정도 걸렸다. 길이 어렵지는 않지만 한낮에는 햇빛이 세서 오전이나 늦은 오후가 편하다. 나는 점심을 조금 피해서 갔는데, 그 시간대에는 단체 손님이 빠진 뒤라 마을이 꽤 조용했다.

함닌은 수영하러 가는 바다라기보다, 바다 옆에서 사는 동네를 보는 곳에 가깝다. 물때에 따라 갯벌이 길게 드러나고, 작은 배들이 낮게 묶여 있다. 해산물 식당도 많지만 전부 다 조용한 건 아니다. 입구 쪽 큰 식당보다 안쪽으로 몇 걸음 더 들어간 집이 덜 번잡했다. 게 한 접시와 밥, 음료까지 먹고 20만 동대 중반 정도를 냈다. 가격은 계절과 흥정에 따라 달라지니 주문 전에 무게와 금액을 먼저 확인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솔직히 말하면 함닌도 이제 완전히 숨은 곳은 아니다. 그래도 섬 서쪽 해변처럼 정돈된 휴양지 느낌은 덜하다. 바닷바람에 말린 그물, 나무 그늘 아래 누워 있는 사람들, 멀리 낮게 보이는 산이 분위기를 붙잡고 있다. 나는 그곳에서 오래 걷기보다 한 시간쯤 앉아 있는 시간이 더 좋았다.

꾸아깐 강가에서 본 조용한 푸꾸옥

사람 적은 푸꾸옥을 찾는다면 꾸아깐 쪽이 꽤 맞는다. 중심지에서 북서쪽으로 30분 남짓 올라가면 바다보다 강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넓은 모래사장이나 유명한 포토존을 기대하면 심심할 수 있다. 대신 강가 집들, 낮은 다리, 맹그로브 비슷한 녹음이 천천히 이어진다.

나는 꾸아깐에서 작은 로컬 카페에 앉아 얼음커피를 마셨다. 메뉴판은 단순했고, 커피는 2만 동 안팎이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동네 어른들이 말없이 휴대폰을 보고 있었고, 강 위로는 작은 배가 아주 느리게 지나갔다. 여행지에서 뭔가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잠깐 사라지는 장소였다.

이 근처는 편의시설이 많지 않다. 현금을 조금 챙기는 편이 낫고, 해가 진 뒤에는 길이 어두워진다. 그래서 숙소를 이쪽에 잡기보다는 낮 시간에 다녀오는 일정이 편했다. 오토바이를 탄다면 왕복 동선을 여유 있게 잡고, 비가 온 직후에는 작은 길을 피하는 쪽이 낫다.

옹랑과 간저우 사이, 붐비지 않는 바다

푸꾸옥에서 바다를 포기할 수 없다면 옹랑 쪽이 좋았다. 롱비치보다 덜 번잡하고,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도 조금 더 동네 같다. 리조트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해변 전체가 관광객으로 가득 차는 느낌은 덜했다. 오후 4시쯤 가면 햇빛이 부드러워지고, 바다색도 차분해진다.

더 북쪽의 간저우는 분위기가 한 단계 더 멀어진다. 캄보디아 쪽 바다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맑은 날에는 수평선 너머가 희미하게 느껴진다. 이곳은 해변 카페를 기대하고 가면 선택지가 적다. 대신 작은 어촌, 낮은 집, 해변 가까이 묶인 배들이 있다. 길 위의 소음도 줄어든다.

  • 조용한 바다를 원하면 옹랑은 늦은 오후가 편했다.
  • 간저우는 식당 선택지가 적어 물과 간단한 간식을 챙기면 좋다.
  • 북쪽으로 갈수록 이동 시간이 길어져 하루에 여러 곳을 욕심내지 않는 편이 낫다.

푸꾸옥을 덜 관광지처럼 걷는 방법

푸꾸옥은 큰 섬이다. 남북으로 길게 움직이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든다. 지도에서 가까워 보여도 오토바이로 40분, 50분씩 걸리는 구간이 있다. 나는 하루에 한 방향만 정했다. 동쪽이면 함닌, 북서쪽이면 꾸아깐과 간저우, 서쪽이면 옹랑처럼 묶었다. 그렇게 움직이니 장소를 체크하듯 지나가지 않아도 됐다.

사람 적은 곳을 찾을 때는 시간대가 꽤 중요했다. 유명한 곳도 오전 8시 전에는 조용하고, 반대로 아무리 한적한 마을도 점심 무렵 단체 차량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내 기준으로는 오전 6시 30분부터 9시, 오후 3시 30분부터 해 질 무렵까지가 가장 좋았다. 빛도 덜 거칠고, 걷는 사람도 덜 지친다.

푸꾸옥에서 가장 조심하고 싶은 건 조용한 장소를 소비하듯 대하지 않는 일이다. 어촌마을은 누군가의 일터이고, 골목은 누군가의 집 앞이다. 사진을 찍을 때 한 걸음 멈추고, 가격을 물을 때 너무 날카롭게 굴지 않고,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정도만 지켜도 여행의 결이 달라진다.

나는 푸꾸옥을 화려한 휴양지로만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좋은 리조트와 예쁜 해변도 이 섬의 일부다. 다만 그 사이사이에 있는 시장 뒤 골목, 함닌의 낮은 바다, 꾸아깐의 강가, 간저우의 조용한 해변이 더 오래 남았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유명한 일정보다 아침 산책 시간을 먼저 비워둘 것 같다.

푸꾸옥 골목으로 빠져 걸어봤더니, 리조트 밖 섬의 시간이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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