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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골목에서 호박시루떡을 사봤더니, 시장 냄새까지 같이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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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골목에서 호박시루떡을 사봤더니, 시장 냄새까지 같이 따라왔다

얼마 전 평택역 근처를 걷다가, 사람 많은 큰길을 피해 시장 안쪽 골목으로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사실 목적지는 따로 없었어요. 점심을 먹고도 뭔가 허전해서, 오래된 간판이 남아 있는 쪽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그때 유리문 안쪽 찜기에서 김이 올라오고 있었고, 노란 호박빛이 섞인 시루떡이 막 식힘판 위로 옮겨지고 있었습니다.

평택 호박시루떡은 이름만 들으면 특별한 관광 먹거리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막상 골목에서 만나면 꽤 일상적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선물 상자보다 비닐 포장, 예쁜 진열보다 김 서린 유리문, 설명보다 손으로 척척 잘라 담는 속도가 먼저 보이는 음식입니다. 저는 그런 쪽이 더 좋았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꾸며놓은 장면보다, 동네 사람들이 그냥 사 가는 장면이 더 오래 남거든요.

평택역에서 시장 골목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평택역에서 통복시장 쪽으로 걸으면 빠른 걸음으로는 10분 남짓, 천천히 간판을 보며 걸으면 15분 정도 걸립니다. 큰길에는 버스와 차가 많고 사람도 제법 오가지만, 시장 안쪽으로 한 블록만 들어가도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낮은 상가, 오래된 분식집, 반찬가게, 방앗간 같은 곳들이 이어지고 길은 생각보다 조용합니다.

제가 갔던 시간은 평일 오후 2시쯤이었어요. 점심 장사가 한 번 지나간 뒤라 그런지 골목은 붐비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줄을 서거나 사진 찍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떡집 앞에는 동네 어르신 두 분이 먼저 와 계셨고, 한 분은 호박시루떡 두 팩과 절편 한 줄을 같이 담아 가셨습니다. 그 장면이 꽤 평택다웠습니다. 여행지라기보다 생활권 안에 잠깐 들어온 느낌이었어요.

호박시루떡은 생각보다 담백했다

호박시루떡을 한 팩 사서 근처 벤치에 앉아 먹어봤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노란빛이 선명해서 단맛이 강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꽤 담백했습니다. 늙은호박 특유의 은근한 단맛이 먼저 오고, 뒤에는 팥고물의 고소함이 남았습니다. 떡은 쫀득하다기보다 포슬포슬한 쪽에 가까웠고, 손으로 집으면 결이 살짝 부서졌습니다.

솔직히 요즘 카페 디저트처럼 강렬한 맛을 기대하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심심함이 좋았습니다. 커피보다 따뜻한 보리차가 어울릴 것 같은 맛, 한 조각을 먹고 바로 또 한 조각을 찾기보다 봉지를 접어 가방에 넣어두고 길을 걸으면서 생각나는 맛에 가까웠습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양은 혼자 먹기엔 넉넉했습니다. 보통 한 팩에 4조각 안팎으로 담기는데, 배가 덜 고픈 상태라면 둘이 나눠 먹기 좋습니다.

유명 맛집보다 동네 손님이 많은 곳

평택에서 호박시루떡을 찾을 때 꼭 이름난 집 하나만 찍고 가야 한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시장 안쪽 떡집을 천천히 보다가, 찜기 김이 올라오고 당일 떡이 잘 빠지는 곳을 고르는 쪽이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제가 들른 곳도 간판이 크거나 화려하지 않았고, 메뉴판 역시 단출했습니다. 시루떡, 인절미, 절편, 백설기 정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근데 이런 집은 타이밍이 은근히 중요합니다. 너무 늦게 가면 원하는 떡이 빠져 있을 수 있고, 너무 이른 시간에는 아직 식지 않은 떡을 포장해야 해서 모양이 쉽게 흐트러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오전 장이 지나고 오후 초입에 들르는 게 좋았습니다. 손님이 몰리지 않아 주인분과 짧게 얘기하기도 편했고, 떡 상태도 먹기 좋게 안정돼 있었습니다.

  • 평일 오후 시간대가 비교적 한적했습니다.
  • 평택역에서 걸어갈 수 있어 뚜벅이 여행에도 맞습니다.
  • 호박시루떡은 단맛보다 구수한 맛이 중심입니다.
  • 당일 먹을 양만 사는 편이 식감이 좋았습니다.

떡 하나 사서 걷기 좋은 주변 분위기

호박시루떡만 사러 평택까지 가기엔 조금 짧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장 골목 산책과 묶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통복시장 주변은 대단한 볼거리가 줄지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오래된 동네의 속도가 있습니다. 과일을 고르는 소리, 반찬가게 앞 플라스틱 의자, 간판에 남은 옛 글씨체 같은 것들이 천천히 눈에 들어옵니다.

관광지처럼 사진을 찍어야 할 포인트가 딱 정해져 있지 않아서 더 편했습니다. 떡 한 팩을 들고 골목을 걷다가, 사람이 적은 쪽으로 빠지고, 작은 카페나 분식집에 들어가 쉬면 됩니다. 저는 떡을 조금 남겨두었다가 집에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먹었습니다. 식은 뒤에는 호박 향이 더 차분해졌고, 팥고물은 살짝 마른 듯했지만 그 나름의 맛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잘 맞는 평택 간식

평택 호박시루떡은 화려한 디저트를 기대하는 여행자보다, 시장 골목을 좋아하고 오래된 동네 음식을 천천히 먹는 사람에게 더 잘 맞습니다. 인증 사진보다 포장 봉지의 온기, 유명세보다 동네 손님의 발걸음을 보는 쪽에 마음이 간다면 꽤 괜찮은 선택입니다.

다만 멀리서 일부러 찾아간다면 영업시간과 당일 떡이 남아 있는지는 전화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떡은 매일 같은 양으로 남아 있지 않고, 비 오는 날이나 명절 전후에는 분위기가 확 달라지기도 합니다. 특히 명절 가까운 시기에는 조용한 골목을 기대했다가 바쁜 시장을 만나게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평택 호박시루떡이 대단한 발견이라기보다, 잊고 있던 동네 간식에 가까웠습니다. 달고 예쁜 것들이 너무 많아진 요즘, 손에 가루가 조금 묻고 봉지 안에 김이 차는 떡을 들고 걷는 시간이 오히려 편했습니다. 평택을 지나갈 일이 있다면 큰길보다 시장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도 좋겠습니다. 그 안에서 만나는 노란 시루떡 한 조각은 여행을 크게 흔들지는 않아도, 하루의 속도를 살짝 낮춰줍니다.

평택 골목에서 호박시루떡을 사봤더니, 시장 냄새까지 같이 따라왔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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