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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박 3일, 유명한 곳을 조금 비껴 걸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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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박 3일, 유명한 곳을 조금 비껴 걸어봤더니

얼마 전 제주에 다녀왔는데, 공항에 내리자마자 렌터카 셔틀 줄이 길게 이어져 있더라고요. 그 풍경을 보니 이번에는 유명한 포토존을 따라가기보다, 조금 덜 알려진 동네와 바닷가를 천천히 지나가고 싶었습니다. 제주도2박3일여행코스라고 하면 보통 애월, 성산, 중문을 빠르게 도는 일정이 먼저 떠오르지만, 저는 이번에 방향을 살짝 틀었습니다. 사람 많은 시간대를 피하고, 동네 마트와 작은 포구, 숲길을 끼워 넣으니 제주가 훨씬 가까운 곳처럼 느껴졌습니다.

첫째 날, 공항에서 멀리 가지 않고 천천히 적응하기

첫날은 욕심을 내지 않는 게 좋았습니다. 비행기 시간, 렌터카 수령, 숙소 체크인까지 생각하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4~5시간 정도밖에 안 남거든요. 저는 공항에서 차로 25분쯤 걸리는 외도동과 도두동 쪽을 먼저 걸었습니다. 유명 해변처럼 북적이진 않지만, 낮은 집들과 작은 식당, 바람 센 골목이 이어져 있어서 제주에 왔다는 감각이 천천히 올라옵니다.

도두봉은 많이 알려진 편이지만, 정상만 찍고 내려오는 대신 주변 골목을 함께 걸으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해 질 무렵에는 관광객보다 산책 나온 동네 분들이 더 눈에 띄었고,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 비행기가 낮게 지나가는 소리도 들립니다. 솔직히 아주 조용한 곳은 아니지만, 공항 가까운 첫날 코스로는 부담이 적었습니다.

첫날 동선

  • 제주공항 도착 후 렌터카 수령
  • 외도동 골목 산책 또는 도두동 바닷가 걷기
  • 도두봉 주변에서 해 질 무렵 보내기
  • 제주시내 숙소 체크인 후 동네 식당 이용

저녁은 굳이 웨이팅 긴 맛집을 찾지 않았습니다. 숙소 근처 백반집에 들어갔는데, 반찬 5~6가지가 조용히 나오고 가격도 1만 원 안팎이라 마음이 놓였습니다. 제주 여행에서 첫 끼부터 힘을 빼면 다음 날이 훨씬 편해집니다.

둘째 날, 동쪽으로 가되 성산만 바라보지 않기

둘째 날은 가장 많이 움직이는 날입니다. 그래도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우도처럼 이름난 곳을 전부 넣으면 하루가 금방 소진됩니다. 저는 조천에서 구좌 방향으로 천천히 넘어가며 작은 바닷길과 마을을 골랐습니다. 특히 평대리와 세화리 사이 해안도로는 차를 잠깐 세우고 걷기 좋은 구간이 많습니다. 카페가 몰린 구간을 조금만 벗어나도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오전에는 조천읍 와흘리 쪽 중산간 도로를 지나갔습니다. 바다만 보는 제주와는 결이 다릅니다. 돌담 너머 밭이 넓게 펼쳐지고, 차가 많지 않아 운전도 편했습니다. 다만 길이 좁은 구간이 있으니 속도를 낮춰야 합니다. 제주 로컬 여행은 멋진 장소를 찾는 일보다, 그 장소에 방해되지 않게 지나가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둘째 날 동선

  • 제주시 또는 조천 숙소 출발
  • 와흘리 중산간 길 드라이브
  • 평대리 바닷가 산책
  • 세화 오일장 일정이 맞으면 잠깐 들르기
  • 종달리 또는 하도리에서 늦은 오후 보내기

세화 오일장은 날짜가 맞을 때만 들를 수 있습니다. 5일장이라 매일 열리는 건 아니고, 장날에는 생각보다 활기가 있습니다. 그래도 대형 관광시장처럼 복잡하진 않았습니다. 귤, 채소,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서 바닷가 벤치에 앉아 먹었는데, 그 시간이 꽤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늦은 오후에는 종달리나 하도리 쪽이 좋았습니다. 성산이 가까워질수록 차량은 늘어나지만,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속도가 다시 느려집니다. 저는 하도리 철새도래지 근처를 걸었는데, 계절에 따라 풍경은 다르겠지만 물가에 비친 하늘이 참 잔잔했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기보다 오래 바라보게 되는 곳이었습니다.

셋째 날, 서쪽 대신 가까운 숲과 동네로 느슨하게

2박 3일 일정의 마지막 날은 공항 복귀 시간이 늘 신경 쓰입니다. 그래서 서귀포나 서쪽 끝까지 무리하게 들어가기보다, 제주시에서 30~40분 안쪽으로 움직일 수 있는 숲과 마을을 골랐습니다. 비자림이나 사려니숲길은 유명하지만, 이른 오전에 가면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저는 오전 8시대에 숲길에 들어갔고, 단체 관광객이 오기 전이라 발소리가 잘 들릴 만큼 조용했습니다.

근데 숲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비가 온 뒤에는 길이 미끄러울 수 있고, 바람이 센 날은 체감 온도가 확 내려갑니다. 운동화와 얇은 겉옷은 꼭 챙기는 편이 낫습니다. 제주에서 2박 3일은 짧기 때문에, 불편한 신발 하나가 하루 전체의 기분을 바꾸기도 합니다.

셋째 날 동선

  • 이른 오전 숲길 산책
  • 조천 또는 봉개 쪽 동네 카페에서 쉬기
  • 공항 근처 동문시장 대신 작은 마트나 빵집 들르기
  • 렌터카 반납 후 공항 이동

마지막에 기념품을 사야 한다면 꼭 큰 시장만 고집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동네 하나로마트나 작은 빵집을 더 자주 들릅니다. 감귤 과자나 초콜릿도 좋지만, 제주산 우유로 만든 빵이나 지역 막걸리처럼 그날 저녁 집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더 현실적인 선물이 되더라고요.

사람 적은 제주 코스를 짤 때 신경 쓴 것들

이번 제주도2박3일여행코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건 이동 거리였습니다. 하루 100km 넘게 달리면 장소는 많이 찍을 수 있지만, 기억은 흐려집니다. 저는 하루 이동을 60~80km 정도로 잡았고, 한 장소에 최소 40분은 머물렀습니다. 짧은 일정일수록 더 느슨하게 짜야 오히려 남는 게 많았습니다.

또 하나는 시간대입니다. 유명한 장소도 오전 8시 이전이나 오후 5시 이후에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아무리 숨은 장소라도 점심시간 직후에는 주차장이 갑자기 붐빌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장소보다 시간이 더 큰 차이를 만들 때가 많습니다.

  • 첫날은 공항 근처에서 짧게 움직이기
  • 둘째 날은 한 방향만 정해 깊게 보기
  • 셋째 날은 공항 복귀를 기준으로 느슨하게 잡기
  • 맛집보다 동네 식당과 마트를 일정에 섞기
  • 포구와 숲길에서는 오래 머물되 조용히 지나가기

사실 제주를 처음 가는 분이라면 대표 관광지를 완전히 빼기는 아쉬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하루에 하나만 넣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성산일출봉을 넣었다면 그 주변에서는 종달리, 오조리, 하도리처럼 가까운 마을을 함께 걷는 식입니다. 유명한 곳을 보지 말자는 뜻이 아니라, 그 장소 하나 때문에 하루 전체가 쫓기지 않게 만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제주는 생각보다 일상의 표정이 또렷한 섬입니다. 아침에 문 여는 작은 가게,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 바람에 낮게 눕는 풀, 항구에 묶인 배를 보고 있으면 여행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활 곁에 잠시 들어온 느낌이 듭니다. 2박 3일이면 길지 않지만, 코스를 조금 비워두면 그런 장면들이 들어올 자리가 생깁니다. 저는 다음에도 제주에 가면 유명한 이름을 몇 개 덜어내고, 대신 아무 일도 없어 보이는 길을 조금 더 걸을 것 같습니다.

제주도 2박 3일, 유명한 곳을 조금 비껴 걸어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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