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5성급 호텔에 묵어봤더니, 조용한 골목이 더 오래 남았다

얼마 전 방콕에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왕궁 근처나 쇼핑몰 바로 앞 숙소를 피했습니다. 방콕호텔5성급이라고 하면 보통 루프톱, 수영장, 화려한 조식부터 떠올리지만, 저는 숙소 문을 나섰을 때 바로 이어지는 골목의 표정이 더 궁금했습니다.
방콕은 이상한 도시입니다. 큰길은 늘 꽉 차 있고 오토바이는 숨 쉴 틈 없이 지나가는데, 한 블록만 안으로 들어가면 누군가는 대문 앞에 물을 뿌리고, 작은 식당에서는 아침 국수 냄새가 천천히 올라옵니다. 그래서 5성급 호텔을 고를 때도 ‘얼마나 유명한가’보다 ‘걸어서 조용한 동네에 닿는가’를 먼저 봤습니다.
방콕 5성급 호텔을 고를 때 내가 본 것
방콕에서 고급 호텔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조용한 여행을 좋아한다면 기준을 조금 바꾸는 편이 좋습니다. BTS 역과 너무 멀면 더위에 지치고, 너무 가까우면 밤 늦게까지 유동 인구가 많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역까지 도보 5~12분, 큰길에서 한 번 안쪽으로 들어간 위치가 가장 편했습니다.
또 하나는 강변인지, 사톤이나 수라웡 같은 도심 안쪽인지입니다. 강변은 해 질 무렵의 공기가 좋고, 도심 안쪽은 동네 식당과 오래된 건물 사이를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가격은 날짜마다 크게 달라지지만, 성수기에는 1박 20만 원대 후반에서 50만 원 이상까지도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그래서 저는 호텔 자체보다 주변에서 보낼 시간을 먼저 계산했습니다.
수라웡에서 묵은 밤, 방콕 메리어트 더 수라웡세
Bangkok Marriott Hotel The Surawongse는 공식 페이지에서도 5성급 호텔로 소개되고, 수라웡 로드에 자리한 숙소입니다. 실롬, 차오프라야강, 차이나타운 사이쯤이라 관광 동선은 좋은데, 막상 호텔 앞은 생각보다 차분했습니다. 공식 정보에는 객실 196개와 레지덴셜 스위트 107개가 안내되어 있어 규모감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참고한 공식 페이지는 https://www.marriott.com/en-us/hotels/bkkwo-bangkok-marriott-hotel-the-surawongse/overview/ 입니다.
저는 여기서 아침에 실롬 소이 20 쪽으로 걸었습니다. 출근 전 간단히 밥을 먹는 사람들, 과일을 손질하는 노점, 셔터를 반쯤 올린 가게들이 천천히 하루를 열고 있었습니다. 관광지 특유의 들뜬 소리보다 생활음이 먼저 들리는 동네라 좋았습니다. 호텔 수영장과 루프톱은 분명 화려하지만, 제 기억에는 오히려 길 건너 오래된 건물의 벽색과 오전의 습도가 더 선명합니다.
이런 사람에게 맞았습니다
- 차이나타운과 실롬을 모두 가볍게 오가고 싶은 사람
- 호텔 안에서는 편하게 쉬고, 밖에서는 동네 산책을 하고 싶은 사람
- 루프톱 전망은 원하지만 카오산 같은 분위기는 피하고 싶은 사람
강 건너의 느린 공기, 더 페닌슐라 방콕
The Peninsula Bangkok은 차오프라야강 건너편, 333 Charoennakorn Road에 있는 강변 호텔입니다. 공식 페이지에서 주소를 확인했고, 호텔 이름 자체가 5성급 럭셔리 호텔로 안내됩니다. 참고한 공식 페이지는 https://www.peninsula.com/en/bangkok/5-star-luxury-hotel-riverside 입니다.
이곳의 장점은 중심에서 살짝 비켜난 느낌입니다. 강을 건너야 한다는 점이 누군가에게는 번거롭겠지만, 저는 그 시간이 좋았습니다. 배를 타고 넘어가는 몇 분 동안 방콕의 속도가 조금 느려집니다. 맞은편의 불빛은 화려한데, 호텔 쪽으로 돌아오면 공기가 한 톤 낮아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이콘시암 주변은 사람이 많지만, 클롱산 안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관광객의 발걸음이 확 줄어듭니다. 작은 주택, 동네 마사지숍, 오래된 간판이 섞여 있고, 늦은 오후에는 강가보다 골목 안의 그늘이 더 반갑습니다. 방콕호텔5성급을 찾으면서도 번잡함을 줄이고 싶다면 이 균형이 꽤 괜찮았습니다.
사톤의 낮은 골목, W 방콕
W Bangkok은 106 North Sathorn Road, Silom, Bangrak에 있습니다. 공식 페이지에는 사톤의 The House on Sathorn, 야외 수영장, 피트니스 같은 시설 정보가 안내되어 있습니다. 참고한 공식 페이지는 https://www.marriott.com/en-us/hotels/bkkwb-w-bangkok/overview/ 입니다.
솔직히 W라는 브랜드만 보면 조용한 여행과는 조금 멀어 보입니다. 음악, 바, 선명한 색감이 먼저 떠오르니까요. 그런데 낮 시간의 사톤 골목은 의외로 차분했습니다. 사무실이 많은 동네라 점심시간에는 붐비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골목 사이로 그늘이 길게 생기고 오래된 저택과 새 빌딩이 나란히 보입니다.
이 호텔은 밤의 분위기를 즐길 사람에게 더 잘 맞지만, 저는 낮에 Chong Nonsi 근처를 걸었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큰길의 속도와 골목의 정적이 빠르게 교차합니다. 방콕이 늘 시끄럽기만 한 도시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구간이었습니다.
샹그릴라 방콕은 강변 입문자에게 편했다
Shangri-La Bangkok은 공식 페이지에서 ‘강변의 휴식처’로 소개되고, SkyTrain과 공공 페리 터미널 접근성이 좋다고 안내됩니다. 공식 페이지에는 수완나품 공항에서 고속도로 기준 약 40분이라는 정보도 보입니다. 참고한 공식 페이지는 https://www.shangri-la.com/bangkok/shangrila/ 입니다.
이곳은 아주 숨은 장소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유명하고, 규모도 있고, 주변 동선도 편합니다. 다만 방콕 강변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에게는 실패 확률이 낮았습니다. 사판탁신 역과 선착장이 가까워서 배를 타고 이동하기 좋고, 늦은 오후에는 강가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일정 하나가 됩니다.
근데 이 호텔에서 좋았던 건 객실보다 주변의 오래된 골목이었습니다. 차로엔끄룽 쪽으로 천천히 걸으면 세련된 카페와 낡은 상점이 같이 나오고, 골목 안쪽에는 아직 관광 안내판보다 생활의 속도가 먼저 보입니다. 5성급 호텔에 묵으면서도 방콕의 낡은 결을 놓치고 싶지 않을 때 편한 선택이었습니다.
내가 다시 고른다면
조용한 골목을 가장 많이 걷고 싶다면 수라웡세 쪽을 고를 것 같습니다. 강을 보는 시간이 여행의 중심이라면 페닌슐라, 이동 편의와 강변 분위기를 같이 원한다면 샹그릴라가 편했습니다. 사톤의 도시적인 낮과 밤을 함께 보고 싶다면 W 방콕도 나쁘지 않습니다.
방콕호텔5성급을 고른다는 건 꼭 화려한 숙소 안에만 머문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좋은 침대와 조용한 샤워실이 있으니, 낮에는 더 가볍게 골목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방콕에서 그런 균형이 좋았습니다. 호텔은 잠시 기대는 곳이고, 여행의 오래 남는 장면은 대개 문밖에서 우연히 만난 작은 거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