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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호텔 골목 안쪽으로 잡아봤더니, 여행의 속도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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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호텔 골목 안쪽으로 잡아봤더니, 여행의 속도가 달라졌다

얼마 전 치앙마이에 머물면서 숙소를 고를 때 일부러 님만해민 중심가나 올드타운 성벽 바로 앞은 피했다. 편한 건 알지만,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카페 간판과 오토바이 소리, 여행자들로 꽉 찬 골목이 이어지는 분위기는 조금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도에서 큰길을 한 번 더 안쪽으로 접어 들어간 곳, 걸어서 10분쯤 불편하지만 밤에는 조용한 치앙마이호텔을 골랐다.

처음엔 살짝 걱정했다. 택시가 잘 들어올까, 밤에 너무 어둡진 않을까, 주변에 밥 먹을 곳은 있을까. 그런데 막상 며칠 지내보니 그런 애매한 위치가 오히려 좋았다. 유명한 장소를 빠르게 찍고 돌아오는 여행보다, 아침마다 같은 골목을 걷고 같은 가게 아주머니에게 인사하는 시간이 더 오래 남았다.

큰길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도 분위기가 바뀐다

치앙마이호텔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본 건 수영장 사진이나 조식 메뉴가 아니었다. 지도에서 큰길과의 거리, 주변 골목의 폭, 세븐일레븐까지 걸리는 시간을 봤다. 내가 묵은 곳은 올드타운 북쪽에서 도보로 약 12분, 님만해민까지는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동네였다. 관광지 한가운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외진 곳도 아닌 중간 지점이었다.

이런 위치의 장점은 낮보다 밤에 더 선명했다. 저녁 8시쯤 야시장에서 돌아와 숙소 골목으로 들어서면 소리가 급격히 낮아졌다. 큰길에는 썽태우와 오토바이가 계속 지나갔지만, 골목 안에는 빨래 냄새와 작은 식당의 볶음 냄새가 섞여 있었다. 여행지라기보다 누군가의 생활권에 잠깐 들어온 느낌이었다.

솔직히 치앙마이호텔은 방 크기보다 주변 온도가 중요했다. 방이 아주 넓지 않아도 창밖에 나무가 보이고, 아침에 새소리가 먼저 들리면 하루가 덜 급해진다. 반대로 시설이 좋아도 밤새 도로 소리가 들어오면 쉬러 온 마음이 자꾸 바깥으로 끌려간다.

내가 조용한 숙소를 고를 때 본 기준

숙소 예약 사이트의 평점은 참고만 했다. 평점 9점대여도 위치가 너무 번화하면 내 여행 방식과는 맞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후기를 볼 때는 “깨끗해요”보다 “밤에 조용해요”, “주변에 로컬 식당이 있어요”, “걸어서 다니기 좋아요” 같은 문장을 더 유심히 봤다.

  • 올드타운 성벽에서 도보 10~15분 정도 떨어진 곳
  • 큰 도로 바로 앞보다 골목 안쪽에 있는 숙소
  • 주변에 현지 식당과 작은 카페가 2~3곳 이상 있는 동네
  • 후기에서 오토바이 소음 이야기가 반복되지 않는 곳
  • 밤에 택시 호출이 가능한 위치인지 확인되는 곳

이 기준으로 고르면 치앙마이호텔 선택지가 꽤 달라진다. 유명한 루프톱이나 화려한 수영장보다, 아침에 걸어서 죽 한 그릇 먹으러 갈 수 있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내가 머문 숙소 근처에는 관광객보다 동네 사람들이 더 많은 국수집이 있었다. 메뉴판은 태국어가 더 컸고, 영어는 작게 붙어 있었다. 가격은 한 그릇에 50~60바트 정도였고, 맛은 자극적이지 않아 며칠 연속 가도 질리지 않았다.

올드타운과 님만 사이, 애매해서 좋았던 자리

치앙마이에서 숙소 위치를 묻는다면 보통 올드타운이나 님만을 먼저 떠올린다. 올드타운은 사원과 시장을 걷기 좋고, 님만은 카페와 편집숍이 많다. 그런데 둘 다 오래 머물면 생각보다 에너지가 빨리 닳는다. 올드타운 중심부는 낮에 투어 차량이 많고, 님만 큰길 쪽은 밤에도 꽤 밝고 분주하다.

내가 좋았던 건 그 사이의 애매한 동네였다. 아침에는 올드타운까지 천천히 걸어가 사원을 둘러보고, 오후엔 숙소로 돌아와 한두 시간 쉬었다. 해가 조금 내려가면 님만 쪽 카페까지 그랩을 타고 갔다. 이동비는 보통 80~120바트 안팎이었다. 한국 돈으로 크게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지만, 매번 차를 타야 하는 외곽 숙소보다는 훨씬 편했다.

근데 이 애매함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하루에 여러 코스를 촘촘히 움직이고 싶은 여행자라면 중심지 숙소가 낫다. 반대로 치앙마이에서 며칠쯤은 아무 일정 없이 걷고, 쉬고, 밥 먹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치앙마이호텔이 더 잘 맞을 수 있다.

방 안보다 숙소 밖 300미터가 더 중요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자주 걸은 거리는 숙소 밖 300미터였다. 그 안에 빨래방, 작은 과일 가게, 아침 국수집, 조용한 카페가 있었다. 멀리 유명한 곳을 찾아가지 않아도 하루가 굴러갔다. 특히 치앙마이는 한낮 기온이 32도 안팎까지 오르는 날이 많아서, 숙소 가까이에 쉴 곳이 있는지가 꽤 중요하다.

한 번은 오후 2시에 괜히 멀리 나갔다가 더위에 지쳐 바로 돌아온 적이 있다. 그날은 숙소 근처 카페에서 얼음 든 타이티를 마시며 한 시간 넘게 앉아 있었다. 특별한 풍경은 없었다. 창밖으로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옆 테이블에서는 동네 학생들이 과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장면이 이상하게 오래 기억난다. 여행지의 대표 사진보다 생활의 속도가 보이는 순간이 더 선명할 때가 있다.

이런 사람에게 잘 맞는 치앙마이호텔 위치

  • 아침 산책을 좋아하고 하루 일정을 느슨하게 잡는 사람
  • 야시장 바로 앞보다 밤에 조용한 골목을 선호하는 사람
  • 로컬 식당, 세탁소, 작은 카페가 가까운 숙소를 좋아하는 사람
  • 숙소 자체보다 동네 분위기를 중요하게 보는 사람

숙소 이름만 보고 고르면 놓치는 게 많다. 같은 치앙마이호텔이라도 문을 나섰을 때 보이는 풍경이 다르면 여행의 리듬이 완전히 달라진다. 누군가에게는 수영장이 큰 기준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매일 같은 길을 걸어도 질리지 않는 골목이 더 큰 기준일 수 있다.

조용한 치앙마이는 숙소 위치에서 시작됐다

치앙마이는 유명한 카페와 사원만으로 기억하기엔 조금 아까운 도시다. 골목 끝에서 만난 작은 시장, 저녁마다 불이 켜지던 국수집, 숙소 앞 나무 아래에 앉아 있던 사람들까지 천천히 봐야 매력이 살아난다. 그래서 나는 다음에도 치앙마이호텔을 고른다면 중심에서 반 발짝 떨어진 곳을 먼저 볼 것 같다.

화려한 숙소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내게 치앙마이는 조금 덜 편하고, 조금 더 조용한 자리에서 더 잘 보였다. 여행 중 하루쯤은 유명한 곳을 덜 가도 괜찮다. 대신 숙소 근처 골목을 두 번 걷고, 같은 가게에서 밥을 한 번 더 먹는 시간이 남는다. 그런 여행이 오래 지나도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치앙마이호텔 골목 안쪽으로 잡아봤더니, 여행의 속도가 달라졌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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