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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여행, 유명한 바다 대신 작은 동네를 걸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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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여행, 유명한 바다 대신 작은 동네를 걸어봤더니

아침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골목으로 빠졌다

얼마 전 강원도여행을 다녀왔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바다를 오래 보고 싶은 마음보다 동네 안쪽을 천천히 걷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강릉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9시 조금 넘어서였고, 역 앞은 이미 렌터카를 찾는 사람들로 꽤 분주했다. 나는 커피거리나 유명 해변 쪽으로 바로 가지 않고, 버스를 한 번 갈아타고 오래된 주택가와 작은 시장이 이어지는 쪽으로 들어갔다.

사실 강원도라고 하면 파란 바다, 설악산, 양양 서핑 같은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그런 곳은 주말이면 사진 한 장 찍기도 쉽지 않다. 이번에는 조금 덜 알려진 동네를 기준으로 움직였다. 목적지는 대단한 명소가 아니라, 낮은 담장과 오래된 간판, 동네 사람들이 장을 보고 지나가는 길이었다.

걸음은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관광지에서는 늘 어딘가를 찍고 확인하게 되는데, 이런 골목에서는 카메라보다 발밑을 더 보게 된다. 낡은 시멘트 계단, 집 앞에 놓인 고무 화분, 반쯤 열린 철문 사이로 보이는 마당 같은 것들이 여행의 속도를 바꿔놓았다.

사람 적은 강원도여행 코스는 의외로 역에서 멀지 않았다

내가 걸었던 구간은 강릉역에서 버스로 약 15분, 다시 도보로 20분 정도면 닿는 동네였다. 택시를 타면 더 빠르지만, 버스를 타면 동네의 높낮이와 생활 리듬이 조금 보인다. 정류장 이름도 관광지 이름처럼 크게 알려진 곳이 아니라, 학교나 작은 삼거리 이름이 붙어 있었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니 카페는 많지 않았고, 대신 세탁소와 철물점, 오래된 슈퍼가 먼저 보였다. 오전 10시 30분쯤이었는데 길에서 마주친 사람은 열 명도 되지 않았다. 바닷가 쪽으로 가면 같은 시간에 주차장부터 복잡한데, 이곳은 차 소리보다 바람 소리가 더 잘 들렸다.

길은 아주 반듯하지 않았다. 어떤 골목은 막다른 길처럼 보이다가 옆으로 슬쩍 빠져나가는 계단이 있었고, 어떤 길은 낮은 언덕을 따라 동네 뒤편으로 이어졌다. 강원도여행에서 이런 길을 걷다 보면 지도 앱이 알려주지 않는 작은 감각이 생긴다. 여기는 오래 머무는 사람이 사는 곳이고, 여행자는 잠깐 빌려 걷는 중이라는 생각.

  • 대중교통 기준: 역에서 버스 10~20분 거리의 주택가를 먼저 보기
  • 방문 시간: 오전 9시~11시 사이가 가장 조용한 편
  • 걷는 방식: 목적지를 하나만 정하고 주변 골목을 천천히 보기

작은 시장에서 먹은 한 그릇이 더 오래 남았다

점심은 동네 시장 안쪽의 작은 식당에서 먹었다. 메뉴는 장칼국수였다. 유명 맛집으로 소개된 곳은 아니었고, 밖에 붙은 메뉴판도 손글씨에 가까웠다. 가격은 8천 원, 반찬은 김치와 무생채 두 가지. 특별한 꾸밈은 없었지만 국물이 뜨겁고 진해서, 걷다가 식은 몸을 천천히 데워줬다.

옆자리에는 작업복을 입은 분 두 명이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은 식사하는 동안 거의 말이 없었고, 식당 안 텔레비전 소리와 냄비 끓는 소리만 작게 들렸다. 솔직히 이런 순간이 나는 유명 전망대보다 더 선명하게 남는다. 여행지의 멋진 장면은 사진으로 남지만, 동네 식당의 공기나 젓가락 부딪히는 소리는 몸에 남는 쪽에 가깝다.

시장 규모는 크지 않았다. 천천히 걸어도 15분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었다. 생선 가게 앞에는 손질한 도루묵이 놓여 있었고, 반찬 가게에서는 나물 냄새가 났다. 관광객을 향해 크게 부르는 소리도 없었다. 필요한 만큼 사고, 아는 사람끼리 짧게 안부를 묻는 분위기였다.

바다를 보러 갔지만 오래 머문 곳은 방파제 옆길이었다

오후에는 바다 쪽으로 이동했다. 그래도 강원도여행인데 물빛을 안 보고 가면 조금 아쉬울 것 같았다. 다만 유명 해변 한가운데로 가지 않고, 항구와 방파제가 이어지는 옆길을 골랐다. 해변 중심부에서 걸어서 25분쯤 떨어진 곳이라 그런지 사람은 훨씬 적었다.

방파제 근처에는 낚시하는 사람 몇 명과 산책 나온 동네 어르신들이 있었다. 파도는 생각보다 거칠었고, 바람은 머리카락을 계속 흐트러뜨렸다. 그런데 그게 좋았다. 예쁘게 꾸며진 포토존보다, 빨래가 걸린 민박집 뒤편과 물때 묻은 밧줄이 있는 길이 더 진짜처럼 느껴졌다.

바다는 같은 바다인데,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카페 창가에서 보는 바다는 여행 상품 같고, 방파제 끝에서 보는 바다는 누군가의 생활 곁에 잠깐 서 있는 느낌이 든다. 근데 나는 후자가 더 오래 기억난다. 멋있어서라기보다, 억지로 반짝이지 않아서.

걷기 전에 챙기면 좋은 것들

  • 편한 신발: 골목과 언덕, 방파제 길이 섞여 있어 밑창이 단단한 신발이 좋다
  • 현금 약간: 작은 시장이나 오래된 식당은 카드보다 현금이 편한 곳도 있다
  • 가벼운 겉옷: 바닷가와 골목의 체감 온도 차이가 꽤 난다
  • 여유 시간: 유명한 장소를 여러 개 넣기보다 한 동네에 3시간 정도 두는 편이 낫다

강원도여행이 꼭 큰 풍경일 필요는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 떠올린 생각은, 강원도여행이 꼭 넓고 유명한 풍경으로만 기억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름난 해변과 산은 그 자체로 충분히 좋다. 다만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여행을 하는 건지 목록을 지우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동네 골목을 걷는 여행은 조금 심심할 수 있다. 사진으로 보여주기에도 애매하다. 하지만 그 애매함 안에 묘한 여백이 있다. 문 닫은 미용실 간판, 낮은 담벼락에 기대어 말라가는 고추, 오래된 버스정류장의 시간표 같은 것들이 천천히 눈에 들어온다.

다음에 다시 강원도에 간다면, 나는 또 유명한 곳 옆의 작은 동네부터 걸을 것 같다. 여행이 꼭 특별한 장면을 모으는 일이 아니라면, 낯선 동네의 평범한 오후를 잠깐 빌려 걷는 일도 충분히 괜찮다. 그렇게 걷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덜 붐빈다.

강원도여행, 유명한 바다 대신 작은 동네를 걸어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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