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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여행 코스 따라 걷다 동네에 오래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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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여행 코스 따라 걷다 동네에 오래 머물렀다

얼마 전 홍천에 갔을 때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건 큰 풍경보다 시장 골목의 느린 오전이었다. 가게 문을 여는 소리,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의 걸음, 점심 무렵 조금씩 진해지는 음식 냄새가 좋았다. 그래서 이번 홍천 여행 코스는 홍천읍에서 밥을 먹고, 북방면의 무궁화수목원을 걷고, 영귀미면 수타사 주변 숲에서 하루를 끝내는 순서로 잡았다. 세 곳을 바쁘게 찍고 오기보다 한곳에서 발걸음을 늦추는 쪽이 내게는 더 홍천다웠다.

홍천읍 시장 골목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첫 목적지는 홍천중앙시장과 홍천시장 일대였다. 두 시장과 오일장이 가까이 어우러져 있어 골목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홍천군이 안내하는 시장 위치는 홍천읍 홍천로8길 17 일원. 내비게이션에는 홍천중앙시장을 찍고, 도착한 뒤에는 정해 둔 가게를 찾기보다 주변 골목을 천천히 걸었다.

시장에서는 한 끼를 너무 미리 결정하지 않는 편이 재미있다. 메밀부침이나 감자떡처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보이면 잠깐 멈추고, 제대로 점심을 먹고 싶다면 영업 중인 식당을 골라 들어가면 된다. 장날에는 골목이 더 활기차겠지만 조용히 걷고 싶다면 평일 오전도 좋다. 다만 ‘사람 적은 시장’을 기대하고 장날 한복판에 가면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 나는 북적이는 중심 골목을 한 바퀴 돈 뒤, 한 블록 옆으로 빠져나와 동네의 속도를 느끼는 시간이 더 좋았다.

시장 주변은 관광지처럼 장면마다 설명이 붙어 있지 않다. 필요한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 잠깐 서서 안부를 묻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 일상적인 풍경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사진은 사람 얼굴이 들어가지 않는 쪽으로만 찍었다. 골목 여행에서는 그 정도 거리가 편안하다.

무궁화수목원에서는 꽃보다 길을 오래 봤다

점심 뒤에는 북방면 무궁화수목원으로 향했다. 이름만 들으면 무궁화가 피는 때에만 갈 곳처럼 느껴지지만, 안에는 무궁누리길이라는 숲속 산책로와 여러 주제원이 있다. 계절마다 꽃의 모습은 달라도 나무 사이를 걷는 시간은 남는다. 입구 쪽 시설을 모두 보려 애쓰기보다 걷고 싶은 길 하나를 고르는 편이 훨씬 느긋했다.

수목원 주소는 북방면 영서로 2937-12다. 홍천터미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북방종점 정류장에서 내려 수목원까지 걸어가는 방법도 안내돼 있다. 다만 이 코스 전체를 대중교통으로 잇는다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세 곳을 하루에 돌 생각이라면 출발 전에 버스 시간을 먼저 확인하는 게 좋다.

수목원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무료다. 안내된 관람 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은 종료 한 시간 전까지다. 계절과 행사에 따라 운영이 달라질 수 있으니 늦은 오후에 도착할 계획이라면 홍천 무궁화수목원의 공지를 확인해 두는 편이 마음 편하다. 사람이 적은 곳을 좋아한다면 축제나 단체 행사가 있는 날도 피하는 게 좋다.

수타사보다 그 옆 숲길에 발이 더 머물렀다

하루의 마지막은 영귀미면 수타사와 공작산 생태숲이었다. 수타사는 홍천에서 이름난 절이라 아주 숨은 장소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그래도 사찰을 둘러본 뒤 생태숲 쪽으로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하루의 결이 달라진다. 연못 주변의 길과 나무 그늘이 이어지고, 물길 가까이에서는 걸음을 늦추게 된다. 절에서 오래 머무를 수도 있고 숲길을 더 걸을 수도 있어, 남은 체력에 맞춰 시간을 쓰기 좋았다.

홍천군 문화관광포털은 수타사 일대 생태숲과 산소길, 수변관찰로를 함께 안내한다. 현장에서는 ‘산소길’ 표지를 보고 걸었지만 갈림길마다 같은 방향으로만 이어지는 건 아니니, 돌아올 시간과 출발 지점을 기억해 두는 게 편하다. 특히 비가 온 뒤에는 흙길이 미끄러울 수 있다. 편한 운동화 한 켤레가 사진 잘 나오는 신발보다 쓸모 있었다.

수타사 주변이 늘 한적한 것은 아니다. 주말 한낮에는 방문객이 모일 수 있어, 조용한 산책이 목적이라면 평일이나 늦지 않은 오전이 더 어울린다. 나는 유명한 절을 봤다는 기억보다 숲 안에서 잠시 말수가 줄었던 순간을 더 오래 간직하게 됐다.

세 곳을 잇되 시간표는 느슨하게

이 코스는 홍천읍 시장, 북방면 무궁화수목원, 영귀미면 수타사 순서다. 차로 이동하면 당일에도 가능하지만, 걷는 시간까지 분 단위로 채울 필요는 없다. 시장에서 점심을 길게 먹었다면 수목원의 길 하나만 걷고, 숲이 좋아 발이 안 떨어진다면 수타사에서는 가까운 산책로만 돌아도 된다.

  • 오전에는 홍천읍 시장 골목을 걷고 점심을 먹는다.
  • 오후에는 무궁화수목원에서 산책로 한 구간을 천천히 걷는다.
  • 해가 지기 전 수타사에 도착해 사찰 주변과 생태숲을 둘러본다.

홍천에서 좋았던 순간은 어디에 도착했을 때보다, 다음 장소로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느꼈을 때였다. 골목의 생활 소리와 숲의 조용함이 한날에 들어오는 여행. 다음에 다시 간다면 시장에서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조금 더 남겨 둘 것 같다.

홍천 여행 코스 따라 걷다 동네에 오래 머물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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