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예약하고 종달리 골목을 걸어봤더니

지난번 제주에 갈 때는 공항에서 어디로 향할지부터 달리 정했다. 바다를 보러 가되 이름난 해변에서는 오래 머물지 않고, 사람이 사는 동네를 천천히 걷고 싶었다. 아시아나항공예약을 마친 뒤 목적지로 적어둔 곳은 구좌읍 종달리였다. 성산일출봉과 멀지 않은 곳인데도, 그날 내가 오래 기억한 풍경은 포구보다 마을 안쪽의 낮은 담장과 조용한 골목이었다.
항공권을 고를 때 돌아오는 날부터 봤다
김포에서 제주로 가는 항공편을 찾으며 먼저 귀국 날짜를 정했다. 예전에는 싼 출발편이 보이면 일단 눌렀는데, 그러면 마지막 날 오전을 공항으로 가는 데 다 쓰기 쉬웠다. 이번에는 종달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도 조금 걸을 수 있는 시간대로 돌아오는 편을 골랐다. 항공권 가격만 보다가 동네에서 보낼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예약 화면에서는 출발·도착 시간과 결제 직전의 총액을 차례로 확인했다. 같은 제주행이라도 시간대와 운임에 따라 조건이 달랐다. 일정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면 변경·환불 규정을 읽어두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아시아나항공 안내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산 국내선 항공권은 구매한 경로에서 변경이나 취소를 진행해야 하고, 일부 할인 운임에는 제한이 있다. 예약 화면에 공동 운항편이 표시되는지도 함께 확인했다.
짐은 작은 가방 하나로 줄였다. 종달리에서는 유명한 장소를 여러 곳 찍고 돌아다닐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골목을 걷다가 바람이 세면 들어갈 얇은 겉옷과 편한 신발이 더 중요했다. 여행 준비가 단순해지니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도 서두를 이유가 줄었다.
공항에서 종달리까지도 여행의 일부였다
제주공항에서 바로 차를 빌리지 않고 버스로 동쪽을 향했다. 급행버스로 세화 쪽에 간 뒤 201번 버스로 갈아타 종달리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환승과 기다리는 시간을 합치면 빠른 이동은 아니다. 그래도 창밖의 동네가 조금씩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었다. 버스 노선과 배차는 바뀔 수 있으니 출발하는 날 제주버스정보시스템에서 다시 확인하는 게 좋다.
종달리 정류장에서 내려 바다 쪽으로 곧장 걷지 않았다. 마을 안쪽으로 한 블록 돌아 들어갔더니 집 앞에 놓인 화분, 햇볕에 말리는 물건, 낮게 이어진 돌담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특별한 장면을 찾으려고 멈추면 지나칠 만한 것들이었다. 길이 좁은 곳에서는 차가 지나갈 자리를 비켜 서고, 열린 대문 안쪽으로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았다. 여기는 누군가의 생활 공간이니까.
작은 가게도 보였지만 문이 닫힌 곳이 있었다. 한적한 동네에서는 영업시간을 촘촘히 맞춰 다니기보다, 문이 열려 있으면 잠깐 들르고 아니면 계속 걷는 편이 어울렸다. 물 한 병은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챙겨두길 잘했다. 골목에 들어선 뒤에는 편의시설을 찾느라 걸음을 되돌리고 싶지 않았다.
포구보다 오래 남은 건 마을 안쪽의 속도
종달리 포구에 닿으니 바다가 넓게 열렸다. 잠깐 서서 물결을 본 뒤 다시 골목으로 돌아왔다. 포구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기는 시간보다, 어느 길이 바다로 이어지는지 모르고 걷던 시간이 길었다. 제주관광공사는 종달리를 제주올레 1코스가 지나는 마을로 소개한다. 실제로 걸어보니 코스를 다 채우겠다는 마음 없이 일부만 걸어도 동네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사람이 전혀 없는 곳은 아니다. 포구와 가게 앞에서는 다른 여행자와 마주쳤다. 다만 중심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니 발소리와 바람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한적함을 기대하고 갔다면 이 차이를 알아두는 게 좋겠다. 어느 길에서나 혼자일 거라고 생각하기보다, 북적이는 지점에서는 잠시 머물고 조용한 골목에서는 천천히 걷는 식이다.
낮에 걷기 시작한 것도 잘한 선택이었다. 좁은 골목의 모양을 볼 수 있었고, 낯선 길에서 방향을 바꿔도 부담이 적었다. 숙소에 짐을 둔 뒤 한 바퀴 더 돌았을 때는 아까 지나간 담장이 익숙해 보였다. 여행지에서 길을 외우는 일이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은 몰랐다.
다시 예약한다면 하루를 더 비워둘 생각이다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을 확인하며 아쉬웠던 건 보지 못한 명소가 아니라, 아침의 종달리를 조금 더 걷지 못한 일이었다. 다음에 아시아나항공예약을 한다면 항공권을 고르기 전에 동네에서 보낼 하루를 먼저 비워둘 것 같다. 왕복 항공편 사이에 일정표를 빽빽하게 채우지 않아도 여행은 충분히 길게 느껴졌다.
종달리에서 좋았던 순간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보다 길을 걷는 중에 많았다. 버스에서 내린 뒤 포구까지 이어지는 평범한 길, 한 번 지나간 골목을 다시 알아보는 저녁 같은 것들. 제주에 또 간다면 다른 조용한 마을도 걸어보고 싶다. 그래도 종달리에서 배운 속도만큼은 그대로 가져갈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