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플레이스
제너럴리스트의 色다른 이야기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 찾다가 김포 하성면에 머물렀다

Last Updated :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 찾다가 김포 하성면에 머물렀다

요즘 주말에는 이름난 전망대보다 동네 사람들이 오가는 길에 더 오래 눈이 간다.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를 찾다가 김포 하성면을 지도에 표시한 것도 그래서였다. 한강을 따라 달리다가 하동천에서 걷고, 시간이 맞으면 하성5일장에 들르는 동선. 어디선가 꼭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마음 없이 다녀오기 좋은 길이다.

강변에서 속도를 늦추는 길

김포 쪽으로 차를 몰아 금포로를 따라가면 도심의 빽빽한 건물이 조금씩 낮아진다. 길가에는 창고와 농지, 마을 입구가 번갈아 나타난다. 창밖으로 한강이 내내 펼쳐지는 화려한 드라이브를 기대했다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평범한 풍경 덕분에 목적지에 빨리 닿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가라앉는다.

내비게이션에는 먼저 ‘하동천 생태탐방로’를 넣으면 된다. 김포시 문화관광 안내에 나온 위치는 하성면 누산봉성로 294다. 큰길에서 갈라져 들어갈 때는 주변에 농로가 이어지니 안내가 가리키는 진입로를 확인하며 천천히 운전하는 편이 좋다. 마을 안쪽에서 잠깐 풍경을 보겠다고 길가에 차를 세우는 일은 피하려 한다. 이곳의 길은 누군가의 출퇴근길이기도 하니까.

하동천에서는 걷는 시간이 더 길었다

하동천 생태탐방로는 이름처럼 물가의 생태를 가까이에서 보는 곳이다. 넓은 광장이나 줄지은 가게를 기대하기보다, 풀과 물길의 작은 변화를 따라 걷는 마음이 어울린다. 바람이 불면 풀잎이 먼저 움직이고 물가 풍경은 그보다 느리게 달라진다. 잠깐 차에서 내렸다가도 발걸음이 느려지는 곳이다.

김포시가 소개하는 ‘봉성리 한강생태 탐방길’은 봉성소공원과 하동천 생태탐방로를 잇는다. 안내된 길이는 약 2.5㎞, 소요 시간은 1시간 정도다. 드라이브 중간에 걷기에는 부담이 크지 않은 거리지만, 사진을 찍거나 물가를 오래 바라보면 시간은 더 걸린다. 차 안에 편한 신발을 한 켤레 두고 오면 좋겠다.

이 길에서 마음에 드는 건 한 장면을 보려고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앞서 걷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 간격을 두고, 좁은 곳에서는 먼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조용한 장소를 찾으러 왔다면 그 조용함을 함께 지키는 게 자연스럽다. 계절에 따라 풀의 높이나 길 상태도 달라질 테니, 안내된 보행 구간을 따라 걷는 편이 편안하다.

장날이면 하성면 소재지로

산책 뒤에는 하성면 마곡리 쪽으로 차를 돌릴 만하다. 하성5일장은 매월 날짜 끝자리가 4와 9인 날에 열린다고 김포시가 안내한다. 장날이 맞으면 시장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평소의 한적한 드라이브와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다. 사람 적은 길을 우선한다면 장날을 피하고, 동네의 생활감을 보고 싶다면 일부러 날짜를 맞추는 선택도 좋다.

작은 장에서는 무엇을 사야 여행이 완성된다는 부담이 없다. 채소를 고르는 손길이나 서로 아는 듯 인사를 나누는 목소리를 지나며 골목을 한 바퀴 걷는 정도면 충분하다. 시장은 구경만 하러 온 사람보다 장을 보러 온 주민의 공간에 가깝다. 입구를 막고 오래 사진을 찍지 않고, 가게 앞에 멈출 때도 통행할 자리를 남겨두게 된다.

장날이 아니라면 면 소재지에서 잠깐 쉬었다가 돌아와도 좋다. 영업 여부가 바뀔 수 있는 가게 한 곳을 목적지로 삼기보다, 걷다가 마음이 가는 곳에서 차 한 잔을 마시는 쪽이 이 동네와 잘 맞는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면 무리해서 골목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이 코스를 다시 달린다면

내가 잡을 순서는 하동천 생태탐방로, 봉성리 한강생태 탐방길 산책, 하성면 소재지 순이다. 걷는 구간을 먼저 넣으면 운전만 하다 돌아왔다는 아쉬움이 적다. 해가 짧은 계절에는 산책을 낮에 마치고, 밝을 때 마을 길을 빠져나오는 일정이 편하겠다. 강가와 열린 들판은 바람을 피하기 어려우니 얇은 겉옷도 챙기는 편이 낫다.

한적함은 날짜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장날의 하성면은 평소보다 분주하고, 휴일 오후의 탐방로에서도 다른 산책객을 만날 수 있다. 조용히 걷고 싶다면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고, 사람이 많으면 속도를 늦춰 짧게 돌아보면 된다. 장소가 늘 비어 있으리라 기대하기보다 그날의 동네 리듬에 맞추는 게 마음이 편하다.

서울 근교에서 차를 몰고 나가면 자꾸 특별한 장면을 찾게 된다. 하성면에서는 오히려 그런 마음이 조금 옅어진다. 물길을 따라 한 시간쯤 걷고, 장이 서는 날이면 마을의 소리를 듣다가 돌아오는 하루. 내게는 그런 평범한 시간이 오래 남는 여행에 가깝다.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 찾다가 김포 하성면에 머물렀다 - 요약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 찾다가 김포 하성면에 머물렀다 | 커먼플레이스 : https://commonplace.kr/10696
제너럴리스트의 色다른 이야기
커먼플레이스 © commonplace.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