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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리조트에서 묵어봤더니 골목이 더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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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리조트에서 묵어봤더니 골목이 더 기억났다

호이안에서 묵던 첫날 아침, 수영장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숙소 앞 골목이었다. 문을 열고 나오니 누군가는 화분에 물을 주고, 누군가는 오토바이에 채소를 싣고 있었다. 구시가지의 등불을 보러 온 여행이었는데, 그날부터는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길을 따라 걷게 됐다.

호이안리조트를 고를 때도 그런 시간을 기대했다. 바다 전망이나 사진 속 객실만 보고 예약하면 숙소 안에서는 편할지 몰라도, 밖으로 나갈 때마다 차를 불러야 할 수 있다. 내게는 아침에 걸어서 골목으로 나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그래서 지도에서 수영장 크기보다 숙소 바깥의 작은 길과 주변 집들을 오래 들여다봤다.

숙소 문 앞에서 여행이 시작됐다

내가 머문 곳은 구시가지 한가운데서 조금 떨어진 쪽이었다. 낮에는 자전거가 지나가고, 저녁에는 집 앞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보였다. 리조트 안은 조용했지만 문밖은 완전히 고요하지 않았다. 닭 우는 소리와 오토바이 소리가 섞였고, 그 덕분에 이곳이 휴양지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구시가지까지 오가는 일이 번거롭지 않을까 싶었다. 막상 지내보니 숙소로 돌아오는 길도 하루의 일부가 됐다. 관광객이 모인 거리에서 벗어나 좁은 길로 접어들면 간판보다 빨랫줄과 작은 가게가 먼저 보인다. 같은 길을 두 번 걸어도 아침에는 등교하는 사람을, 밤에는 문을 닫는 가게를 만나게 됐다.

다만 지도상 가까워 보여도 걷기 편한 길인지는 별개다. 큰길을 건너야 하는지, 밤에 돌아올 길이 밝은지, 숙소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지를 예약 전에 확인하는 편이 좋다. 나는 낮에 한번 걸어본 뒤 저녁 동선을 정했다. 골목 구경이 좋다고 해도 피곤한 밤까지 무리해서 걸을 필요는 없으니까.

깜쩌우에서는 속도를 늦췄다

하루는 구시가지 방향 대신 깜쩌우 쪽으로 자전거를 탔다. 논과 집이 이어지는 길에서 몇 번이나 속도를 줄였다. 사진을 찍을 만한 장면이 있어서라기보다, 바람에 움직이는 벼와 그 옆을 지나가는 사람을 조금 더 보고 싶었다. 관광 코스를 따라갈 때는 쉽게 지나쳤을 풍경이었다.

작은 가게에서 음료를 마시며 잠깐 쉬기도 했다. 특별한 메뉴를 찾아 들어간 곳은 아니었다. 그늘이 있고 자전거를 세울 자리가 보여서 멈췄다. 길 건너편에서는 누군가 빗자루로 마당을 쓸고 있었다. 이런 시간에는 여행자가 무언가를 계속 해야 한다는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그렇다고 어느 골목이든 마음대로 들어가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집 앞에 자전거를 세우거나 일하는 사람을 가까이서 찍지 않으려고 했다. 여행자에게는 낯선 풍경이어도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하루다. 천천히 다닐수록 그 거리가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짧은 외출은 짜께와 바다 쪽으로

다른 날 아침에는 짜께 채소마을 쪽으로 갔다. 구시가지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도 길가의 색이 금세 달라진다. 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움직이다 보니 관광지에서 걷는 속도와는 다른 리듬이 생겼다. 일하는 사람들 곁을 지나갈 때는 길을 비켜 주고, 잠시 멈춰 보고 싶은 장면도 멀리서만 바라봤다.

안방 해변은 아침에 들렀다. 바다가 늘 한적한 것은 아니다. 내가 갔을 때도 가게들이 문을 열고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물가를 조금 걷고 돌아오는 짧은 외출이라면 충분했다. 해변에서 하루를 다 보내야 리조트에 잘 묵은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호이안은 같은 날에도 골목, 논길, 바다의 분위기가 다르다. 그래서 숙소 위치를 정할 때 모두와 가까워야 한다고 욕심내기보다, 가장 자주 하고 싶은 일을 먼저 골랐다. 구시가지의 밤을 여러 번 보고 싶다면 돌아오는 길을, 아침 산책이 좋다면 숙소 주변 길을 살펴보는 식이다. 어느 쪽이든 지도에서 찍은 거리와 실제 이동의 편안함은 다를 수 있다.

방보다 오래 남은 것은 돌아오는 길

리조트에서는 낮의 더위를 피해 쉬었다. 수영장에 발을 담그고 방으로 돌아와 젖은 옷을 말리는 시간도 좋았다. 다만 가장 또렷한 기억은 밖에서 돌아올 때 생겼다. 골목 어귀의 작은 가게에 불이 켜지고, 아침에 보았던 길이 저녁에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숙소를 고를 때 사진 속 풍경은 쉽게 비교할 수 있다. 반면 문을 나서서 어디로 걷게 될지는 직접 가보기 전까지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호이안리조트를 다시 고른다면 객실 사진을 본 뒤 지도에서 숙소 주변 길을 한 번 더 확인할 것 같다. 그 길에서 보낸 평범한 아침들이 이번 여행을 가장 오래 붙잡아 주고 있다.

호이안리조트에서 묵어봤더니 골목이 더 기억났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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