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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고디바 모찌 사러 갔다가 석촌호수 골목까지 걸어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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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잠실역에서 약속 시간이 40분쯤 비었는데, 사람 많은 몰 안에서 괜히 빨리 걷다가 문득 고디바 모찌 생각이 났다. 잠실 고디바 모찌는 조용한 골목의 숨은 가게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래도 잠실처럼 늘 붐비는 동네에서 잠깐 방향을 잘 잡으면, 디저트 하나 들고 꽤 일상적인 산책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평일 낮, 롯데월드몰 지하에서 만난 모찌

고디바 롯데월드몰점은 잠실역과 붙어 있는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쪽에 있다. 매장 안내 기준으로 운영 시간은 대체로 오전 10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지만, 디저트류는 당일 판매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모찌처럼 손이 많이 가는 메뉴는 원하는 맛이 늘 남아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아쉽다.

내가 갔던 시간은 평일 오후 2시 조금 넘어서였다. 점심 손님이 빠지고 저녁 약속 전까지 빈 시간이 생기는 때라, 잠실치고는 걸음이 한결 느렸다. 주말의 롯데월드몰은 입구부터 공기가 달라지는데, 평일 낮에는 매장 앞에서 메뉴를 천천히 볼 여유가 있었다.

가격은 가볍지 않고 맛은 꽤 또렷했다

잠실 고디바 모찌는 보통 생각하는 찹쌀떡보다 확실히 디저트 쪽에 가깝다. 가격도 그렇다. 최근 현장 안내 기준으로 프랄린 모찌는 개당 7,500원 선, 생과일 모찌는 8,500원 선, 젤라또 모찌는 9,000원 선으로 봐두면 마음이 편하다. 다만 메뉴와 가격은 바뀔 수 있어 계산 전 직원에게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좋다.

프랄린, 생과일, 젤라또의 차이

  • 프랄린 모찌는 초콜릿과 견과류의 고소함이 앞에 온다. 과일보다는 고디바다운 진한 맛을 기대할 때 맞는다.
  • 생과일 모찌는 딸기, 바나나, 귤 같은 과일의 수분감이 들어와서 한입이 덜 무겁다. 다크, 화이트, 말차 계열 조합이 보일 때도 있다.
  • 젤라또 모찌는 차가운 식감이 매력이다. 대신 이동 시간이 길면 형태가 흐트러질 수 있어 바로 먹는 쪽이 낫다.

솔직히 가격만 보면 잠깐 망설이게 된다. 찹쌀떡 하나에 이 정도라니,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그런데 단면을 보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떡, 가나슈, 과일이나 젤라또가 층을 이루고 있어서 그냥 단맛 하나로 밀어붙이는 디저트는 아니었다. 나는 생과일 쪽이 더 좋았다. 초콜릿이 진한데 과일이 중간중간 숨을 틔워줘서, 걷다가 먹기에도 부담이 덜했다.

사람 많은 잠실에서 덜 붐비게 먹는 법

잠실은 유명한 곳이 너무 많아서, 조금만 타이밍이 어긋나도 여행이 아니라 줄 서기 일정이 된다. 그래서 나는 잠실 고디바 모찌를 먹으러 간다면 시간대를 먼저 본다. 평일 오전 오픈 직후, 또는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가 비교적 편했다. 주말이라면 점심 직후보다 차라리 오픈 시간 근처가 낫다.

먹는 장소도 은근 중요하다. 몰 안 의자에 앉으면 편하긴 한데, 시선과 소리가 계속 지나간다. 프랄린이나 생과일 모찌처럼 바로 녹지 않는 메뉴라면 포장해서 석촌호수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도 괜찮다. 롯데월드몰에서 호수까지는 걸어서 5분에서 10분 정도라, 디저트 하나를 들고 이동하기에 무리가 크지 않다.

젤라또 모찌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차갑고 부드러운 만큼 오래 들고 다니기보다 매장 근처에서 바로 먹는 편이 모양도 맛도 낫다. 사진을 찍고 싶다면 더 그렇다. 잠깐 망설이는 사이에 겉은 멀쩡해도 속이 먼저 풀리는 느낌이 온다.

모찌 하나 들고 걸으면 보이는 잠실

잠실은 늘 큰 건물과 빠른 동선으로 기억되기 쉽다. 그런데 롯데월드몰을 빠져나와 석촌호수 가장자리로 붙으면 분위기가 조금 누그러진다. 물가를 따라 걷는 사람들은 많아도, 몰 안처럼 한 방향으로 밀려가지는 않는다. 벤치가 비는 순간도 있고, 나무 그림자가 길게 내려오는 구간도 있다.

조금 더 조용한 쪽을 원하면 송리단길 큰길 안쪽보다 한 블록 뒤편을 걷는 편이 좋았다. 카페 간판이 화려한 길을 지나면 생활감 있는 작은 식당, 오래된 빌라, 자전거 세워둔 골목이 이어진다. 사실 나는 이런 장면 때문에 잠실을 다시 보게 됐다. 높은 타워와 쇼핑몰만 있는 동네인 줄 알았는데, 발걸음을 조금 늦추면 평범한 오후가 남아 있었다.

내가 다시 산다면 이렇게 고를 것 같다

다시 간다면 생과일 모찌 하나, 프랄린 모찌 하나 정도로 살 것 같다. 여러 개를 한 번에 사면 가격도 제법 올라가고, 맛의 밀도도 높아서 둘이 나눠 먹는 쪽이 더 좋았다. 특히 잠실에서 식사까지 했다면 젤라또 모찌는 욕심내기보다 바로 먹을 수 있을 때만 고르는 게 낫다.

잠실 고디바 모찌는 아주 조용한 로컬 장소의 디저트는 아니다. 오히려 유명한 몰 안에 있는, 꽤 눈에 띄는 디저트다. 그런데 그걸 사서 어디로 걸어가느냐에 따라 기억이 달라진다. 내게는 모찌 자체보다, 단맛을 입에 머금고 석촌호수 바람 쪽으로 빠져나오던 시간이 더 오래 남았다. 잠실을 조금 덜 관광지처럼 걷고 싶은 날이라면, 그 정도의 작은 핑계로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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