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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흥타령축제 라인업 따라 걸어봤더니, 무대보다 골목이 먼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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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천안 신부동 터미널 뒤쪽 골목을 걷는데, 평소엔 조용하던 횡단보도 앞까지 축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천안 흥타령축제는 늘 이름부터 들썩이지만, 막상 현장에 가면 화려한 무대보다 사람들이 어디서 쉬고, 어디로 빠져나가고, 어느 골목에서 잠깐 숨을 고르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올해 천안흥타령춤축제 2026은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주 무대는 천안종합운동장이고, 10월 2일에는 신부동 도심에서 거리댄스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10월 3일부터 5일까지는 천안삼거리공원까지 무대가 넓어진다. 운영 시간은 대체로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입장은 무료다. 천안문화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 안내 기준으로 확인한 내용이라, 현장 사정에 따라 시간표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올해는 무대가 세 갈래로 나뉜다

예전 흥타령축제를 다녀왔을 때 제일 힘들었던 건 공연보다 이동이었다. 사람이 한꺼번에 종합운동장 쪽으로 몰리면, 공연장 안보다 나오는 길이 더 지친다. 그런데 올해는 천안종합운동장, 신부동 도심, 천안삼거리공원으로 흐름을 나눴다. 이 점이 꽤 중요하다.

천안종합운동장은 개막식, 축하공연, 국제춤대회, 전국춤경연대회처럼 큰 무대를 맡는다. 신부동 도심은 10월 2일 오후 7시 거리댄스 퍼레이드가 중심이다. 방죽안오거리부터 터미널사거리까지 약 550m 구간이라, 천안 사람이 평소 장 보러 가고 약속 잡던 길이 잠깐 무대가 된다. 천안삼거리공원은 조금 다르다. 해외팀 퍼레이드, 무소음 DJ파티, 랜덤플레이댄스, 능소전 같은 프로그램이 들어가서 가족 단위나 천천히 걷는 여행자에게 더 맞는다.

천안 흥타령축제 라인업은 이렇게 보면 편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검색어는 역시 천안 흥타령축제 라인업이다. 올해 이름이 크게 보이는 무대는 개막식 축하공연과 야간 댄스 프로그램이다. 개막식에는 주제공연으로 아이키, 효진초이, 리헤이, 비트박서 데자이어가 무대에 올랐고, 축하공연 라인업에는 2AM, 빌리, 장한별, 인순이, 이승기 밴드가 포함됐다. 뒤이어 드론 라이트쇼까지 이어져 첫날 밤은 가장 붐비는 시간대였다.

  • 10월 1일 개막식 축하공연: 2AM, 빌리, 장한별, 인순이, 이승기 밴드
  • 10월 1일 주제공연: 아이키, 효진초이, 리헤이, 데자이어
  • 10월 2일 신부동 도심: 거리댄스 퍼레이드, CIDC 대륙대항전 사전 행사
  • 10월 3일 밤 DANCEFLEX EDM 흥 나잇: DJ 카주쇼타임, DJ 라라, 드랙아티스트 보리, DJ 대녈
  • 10월 4일 천안 레트로파티: 아이키, 리헤이, 효진초이
  • 10월 4일 무소음 DJ파티: DJ KALI, DJ LiFY, DJ 봉기
  • 10월 5일 어린이 기획 공연: 슈뻘맨과 행복찾기, 몸치탈출연구소

근데 이 축제는 가수만 보고 가면 조금 아깝다. 24개국 25개 팀이 참여하는 국제춤대회, 16개국 대표가 겨루는 CIDC 브레이킹 월드 파이널, 펌프잇업 월드 챔피언십까지 들어와 있다. 유명한 얼굴을 보는 재미와, 이름을 몰랐던 춤팀이 갑자기 마음을 치고 가는 순간이 같이 있는 축제다.

사람 많은 시간을 피하고 싶다면

조용한 여행을 좋아한다면 개막식과 토요일 밤 주 무대는 마음을 단단히 먹는 편이 낫다. 특히 10월 2일 거리댄스 퍼레이드는 천안터미널 주변 도심을 쓰기 때문에, 시작 전후로 버스 우회와 보행 인파가 생긴다.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일찍 가야 하지만, 한적함을 원한다면 퍼레이드 시작 직전 한복판보다 옆 골목 끝이나 터미널사거리 바깥쪽에서 보는 쪽이 덜 피곤했다.

내가 천안에서 좋아하는 방식은 공연 하나를 크게 잡고, 앞뒤로 골목 시간을 남겨두는 것이다. 종합운동장만 찍고 빠지면 축제가 행사장 안에만 갇히는데, 신부동 안쪽 카페 골목이나 오래된 식당가를 한 번 지나면 천안의 일상적인 온도가 따라온다. 축제장 음식도 좋지만, 줄이 너무 길면 근처 동네 밥집으로 빠졌다가 다시 들어오는 게 몸에 덜 남는다.

삼거리공원은 낮과 해 질 무렵이 좋다

삼거리공원 쪽은 10월 3일부터 분위기가 살아난다. 해외 무용단 600여 명이 산책로를 따라 약 600m를 걷는 해외팀 퍼레이드는 큰 무대보다 가까운 거리감이 있다. 잔디마당과 산책로가 있어 종합운동장보다 호흡이 느리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도 오래 머물기 괜찮다. 밤에는 무소음 DJ파티가 열리는데, 무선 헤드폰을 끼고 각자 리듬을 타는 방식이라 소음이 덜하고 장면은 꽤 낯설다.

천안삼거리공원은 이름만 보면 오래된 관광지 같지만, 실제로는 천안 시민들이 산책하듯 쓰는 공간에 가깝다. 그래서 축제 기간에도 무대만 보고 움직이기보다 나무 그늘, 잔디, 물가 쪽을 같이 보는 게 좋다. 화려한 라인업을 따라가다가도 잠깐 벗어나면 도시가 다시 조용해지는 지점이 있다.

내가 고른 하루 동선

하루만 간다면 나는 10월 4일을 고르겠다. 낮에는 삼거리공원에서 해외팀 퍼레이드와 산책로 분위기를 보고, 저녁에는 천안 레트로파티나 무소음 DJ파티 중 하나만 골라 움직이는 식이다.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욕심내면 축제가 아니라 이동 숙제가 된다. 천안역이나 터미널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셔틀버스와 대중교통을 같이 보는 편이 마음 편하다.

라인업만 놓고 보면 첫날 개막식이 가장 화려하다. 하지만 천안다운 장면은 둘째 날 신부동 거리와 주말 삼거리공원 쪽에 조금 더 숨어 있다. 음악이 끝난 뒤에도 편의점 앞 의자, 오래된 간판, 늦은 밤 버스정류장에 남은 사람들의 표정이 천안 여행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나는 천안 흥타령축제를 볼 때마다 무대 시간을 하나 비워둔다. 그 빈칸에 동네가 들어오면, 축제는 생각보다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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