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리조트, 올드타운 밖으로 나가봤더니 조용한 여행이 시작됐다

얼마 전 호이안에 머물렀을 때, 저는 일부러 올드타운 바로 앞 숙소를 고르지 않았습니다. 등불 켜진 골목도 좋지만, 밤마다 같은 골목에 사람들이 몰리는 분위기가 조금 버겁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호이안리조트를 고를 때 기준을 바꿨습니다. 유명한 야시장까지 몇 분인지보다, 아침에 문을 열었을 때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를 더 보고 싶었습니다.
호이안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올드타운에서 안방비치까지는 대략 4~5km 정도라 자전거로 20분 안팎, 택시로는 10분 남짓 걸립니다. 그런데 이 짧은 거리 안에서도 분위기는 꽤 크게 달라집니다. 올드타운 가까이는 편하지만 붐비고, 안방 쪽은 바다 냄새가 먼저 오고, 깜탄이나 깜쩌우 쪽은 논과 골목이 여행의 속도를 늦춰줍니다.
올드타운 근처가 꼭 답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호이안에 가는 분들은 대부분 올드타운 도보권 숙소를 먼저 봅니다. 저도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일본교, 투본강, 야시장까지 걸어서 다닐 수 있다는 건 분명 큰 장점입니다. 특히 2박 정도 짧게 머문다면 동선이 편한 숙소가 여행 피로를 줄여줍니다.
그런데 로컬 골목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단점도 뚜렷했습니다. 해가 지고 난 뒤에는 강변에 사람이 몰리고, 사진을 찍는 줄과 호객 소리가 계속 이어집니다. 숙소가 너무 중심에 있으면 밤늦게까지 바깥 소리가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호이안리조트라는 이름만 보고 예약했는데, 실제로는 작은 호텔에 가까운 곳도 많아서 수영장 크기나 방음은 꼭 따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올드타운에서 1~2km 정도 벗어난 깜쩌우, 깜포, 딴안 쪽이 더 편안했습니다. 낮에는 자전거로 올드타운에 들어가고, 저녁에는 조용한 골목 식당에서 밥을 먹는 식입니다. 중심에서 완전히 멀지는 않지만, 숙소 문 앞에 단체 관광버스가 서 있지 않는다는 게 꽤 큰 차이였습니다.
안방비치 쪽 호이안리조트는 아침이 좋았습니다
안방비치는 호이안에서 바다를 곁에 두고 지내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올드타운에서 약 4km 정도 떨어져 있어 매일 걸어 다니기에는 멀지만, 자전거나 차량 이동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저는 아침 6시쯤 골목을 걸어 해변으로 나갔는데, 그 시간의 안방은 낮보다 훨씬 조용했습니다. 모래 위에는 산책하는 사람 몇 명, 바구니배를 정리하는 현지인, 문을 막 여는 작은 식당들이 있었습니다.
안방 쪽 호이안리조트는 화려한 대형 리조트 느낌보다 작은 부티크 숙소나 빌라형 숙소가 많았습니다. 수영장이 크지 않아도 정원이 잘 가꿔진 곳이 많고, 방에서 해변까지 걸어갈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다만 바다 바로 앞이라고 모두 조용한 건 아니었습니다. 해변 식당과 바가 가까우면 저녁 음악 소리가 들릴 수 있고, 우기나 바람이 센 계절에는 해변 상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바다 산책을 매일 하고 싶다면 안방비치 안쪽 골목
- 조용한 밤을 원한다면 해변 바로 앞보다 한두 블록 뒤
- 올드타운 야경을 자주 볼 계획이라면 셔틀이나 택시 동선 확인
솔직히 저는 안방에서 지낸 날들이 가장 여행 같으면서도 일상 같았습니다. 아침에는 쌀국수 한 그릇을 먹고, 낮에는 숙소 수영장 옆에서 책을 읽고, 저녁에는 올드타운에 잠깐 다녀오는 식이었습니다. 유명 장소를 많이 찍고 돌아다니는 여행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몸에는 이쪽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깜탄과 논길 주변은 조용함의 결이 달랐습니다
사람 적은 호이안리조트를 찾는다면 깜탄 쪽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 지역은 코코넛 숲과 논, 작은 물길이 이어지는 동네라 중심가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올드타운까지는 대략 4~5km 안팎, 차량으로 10분 전후가 많고 자전거로도 다닐 수 있습니다. 길이 아주 복잡하지는 않지만 밤에는 어두운 구간이 있어 늦은 이동은 차량을 부르는 게 마음 편했습니다.
깜탄의 좋은 점은 밤이 조용하다는 겁니다. 숙소 주변에서 들리는 건 오토바이보다 풀벌레 소리에 가깝고, 아침에는 물길 옆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작은 배들이 보였습니다. 근데 이 조용함이 모두에게 장점은 아닙니다. 식당 선택지가 올드타운만큼 많지 않고, 편의점이나 마사지숍을 바로 앞에서 찾기는 어렵습니다. 벌레도 조금 더 신경 써야 합니다.
그래도 저는 이런 불편이 여행의 밀도를 만들어준다고 느꼈습니다. 창문 밖에 논이 있고, 숙소 직원이 근처 밥집을 손으로 가리켜 알려주고, 길을 잘못 들어도 몇 분 뒤 다시 큰길이 나오는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호이안리조트 중에서도 사진보다 실제 동네 분위기가 중요한 사람이라면 깜탄은 꽤 괜찮은 선택지입니다.
예약할 때는 이름보다 위치를 먼저 봤습니다
호이안 숙소는 이름에 리조트가 붙어 있어도 규모와 성격이 제각각입니다. 어떤 곳은 객실 20개 안팎의 조용한 빌라이고, 어떤 곳은 단체 손님이 많은 호텔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약할 때 별점보다 지도를 먼저 봤습니다. 올드타운까지 몇 km인지, 큰길 바로 옆인지, 해변 식당가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주변에 걸어갈 만한 밥집이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가격도 지역에 따라 체감이 다릅니다. 올드타운 가까운 곳은 같은 객실 수준이어도 조금 비싸게 느껴졌고, 깜쩌우나 깜탄 쪽은 수영장과 조식을 포함해도 비교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안방비치는 바다 접근성이 좋은 만큼 성수기에는 가격이 올라갑니다. 3박 이하라면 위치가 편한 곳, 4박 이상이라면 조용한 동네와 숙소 분위기를 더 보는 편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제가 다시 고른다면
첫 호이안이라면 올드타운에서 너무 멀지 않은 깜쩌우 쪽을 고를 것 같습니다. 낮과 밤의 이동이 편하고, 관광지와 생활 골목 사이의 균형이 괜찮았습니다. 두 번째 방문이라면 안방비치 안쪽이나 깜탄의 작은 호이안리조트를 고르겠습니다. 하루에 한두 곳만 보고, 나머지 시간은 숙소와 동네에 남겨두는 여행이 호이안에는 더 잘 어울렸습니다.
호이안은 오래된 집과 등불만으로 기억되는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조금만 바깥으로 나오면 빨래가 걸린 골목, 자전거 타는 아이들, 느린 아침 시장이 이어집니다. 제게 좋은 호이안리조트는 가장 유명한 숙소가 아니라, 그런 장면을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곁에 머물게 해주는 곳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