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리조트에서 하루 머물러봤더니, 관광지보다 골목이 더 오래 남았다

체크인보다 먼저 들린 동네 골목
얼마 전 호이안에 갔을 때, 리조트 로비보다 먼저 기억에 남은 건 숙소 앞 좁은 골목이었다. 낮 기온은 33도쯤 됐고, 공항에서 차로 50분 넘게 달려 도착했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급하지 않았다. 호이안리조트라고 하면 보통 수영장, 조식, 올드타운 셔틀 같은 걸 먼저 떠올리지만, 나는 숙소 주변에 사람이 얼마나 적은지부터 보게 된다.
이번에 머문 곳은 올드타운 중심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조용한 리조트였다. 걸어서 5분 안에 작은 식료품 가게가 두 곳 있었고, 빨래를 맡길 수 있는 집도 하나 있었다. 대형 간판이 있는 거리는 아니었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잠깐 먼지가 일고, 다시 닭 우는 소리와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남는 동네였다.
사실 호이안은 이미 꽤 유명한 여행지다. 저녁의 올드타운은 등불과 사람으로 꽉 찬다. 그런데 리조트를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여행의 속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중심가 바로 옆 숙소는 편하지만, 문을 나서자마자 사진 찍는 사람들 사이에 섞이기 쉽다. 반대로 조금 떨어진 호이안리조트는 불편함이 한 스푼 있지만, 아침과 낮의 조용함을 얻는다.
수영장보다 좋았던 오전 7시 산책
리조트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은 오전 7시쯤이었다. 조식당이 붐비기 전, 수영장 선베드에 수건만 몇 장 놓여 있던 시간. 나는 커피를 마시기 전에 숙소 밖으로 나갔다. 길가에는 플라스틱 의자 두세 개가 놓여 있었고, 동네 아주머니가 쌀국수 국물을 끓이고 있었다. 관광객을 부르는 목소리보다 생활 소리가 먼저 들렸다.
걸어서 15분 정도 가면 논이 보였다. 구글 지도에는 큰 이름으로 표시되지 않는 길이었다. 자전거를 탄 현지인이 천천히 지나가고, 물소리 같은 바람이 벼 사이로 흘렀다. 유명 전망대도 아니고 입장료도 없지만, 이런 길이야말로 호이안에서 오래 기억되는 장면이었다.
- 올드타운까지 차량 이동: 약 10~15분
- 안방비치까지 차량 이동: 약 15분 안팎
- 주변 골목 산책 추천 시간: 오전 6시 30분~8시
- 저녁에는 가로등이 적은 길도 있어 택시나 그랩 이용이 편함
근데 조용한 리조트가 늘 완벽한 건 아니다. 주변 식당 선택지는 중심가보다 적고, 밤늦게 간단히 뭘 사러 나가기도 애매하다. 대신 낮 동안 리조트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면 이 단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방에서 책을 읽다가 수영장에 내려가고, 더우면 다시 들어와 쉬는 식의 느린 일정과 잘 맞았다.
호이안리조트 고를 때 본 작은 기준들
나는 리조트를 고를 때 별점보다 지도를 오래 본다. 후기 평점이 9점대여도 대로변에 붙어 있으면 소음이 있을 수 있고, 올드타운에서 너무 멀면 이동비가 계속 붙는다. 이번에는 중심가에서 3~5km 정도 떨어진 곳을 기준으로 봤다. 이 정도 거리면 차로 이동하기 부담스럽지 않고, 숙소 주변은 비교적 차분했다.
객실은 1박에 10만 원대 중반 정도였다. 성수기에는 더 오르겠지만, 다낭 해변 리조트와 비교하면 같은 가격대에서 훨씬 아늑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낭의 큰 리조트가 잘 관리된 휴양지 느낌이라면, 호이안리조트는 담장 너머로 동네가 바로 이어지는 느낌이 있다. 이 차이가 꽤 크다.
내가 실제로 확인한 것들
- 올드타운 셔틀 시간이 하루 2회 이상 있는지
- 도보 10분 안에 현지 식당이나 작은 가게가 있는지
- 수영장이 객실과 너무 가까워 밤에 시끄럽지 않은지
- 조식 메뉴가 화려하지 않아도 과일과 따뜻한 국물이 있는지
- 후기 사진에서 주변 도로 폭과 조명 상태가 보이는지
솔직히 리조트 사진은 다 비슷하게 예쁘다. 야자수, 푸른 수영장, 흰 침구. 그래서 사진보다 후기에 적힌 불편함을 더 유심히 봤다. 벌레가 있는지, 에어컨 소리가 큰지, 직원 응대가 느린지 같은 말들이다. 작은 불편은 여행의 분위기를 은근히 바꾼다.
올드타운을 조금 비켜서 본 호이안
호이안 올드타운은 분명 아름답다. 노란 벽과 등불, 강가의 배까지 한 번쯤은 볼 만하다. 다만 오후 5시 이후에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좁은 길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과 지나가려는 사람이 계속 부딪힌다. 나는 이 시간이 조금 피곤했다.
대신 리조트에서 늦은 오후까지 쉬다가, 해가 완전히 지기 전인 오후 4시쯤 올드타운으로 나갔다. 2시간 정도만 걷고 저녁은 다시 숙소 근처로 돌아와 먹었다. 유명 맛집은 아니었지만, 작은 가게에서 먹은 까오러우 한 그릇이 4만 동 정도였고, 맥주까지 더해도 부담이 적었다. 직원은 영어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메뉴판 사진이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그날 밤 리조트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 창문 밖으로 논과 낮은 집들이 지나갔다. 올드타운의 등불보다 그 어두운 길이 더 조용하게 남았다. 여행지에서 꼭 화려한 장면만 가져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적은 호이안을 원한다면
호이안리조트를 찾는다면 먼저 여행의 중심을 어디에 둘지 정하면 좋다. 매일 밤 올드타운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중심가 근처가 편하다. 하지만 오전 산책, 낮잠, 작은 식당, 한적한 수영장이 더 중요하다면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리조트가 훨씬 잘 맞는다.
개인적으로는 3박 이상 머문다면 조용한 리조트를 고르는 쪽이 좋았다. 하루 이틀은 관광지의 활기가 반갑지만, 사흘째부터는 숙소 주변의 공기와 소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 아침에 문을 열었을 때 오토바이 경적보다 바람 소리가 먼저 들리는 곳. 그런 호이안은 유명 사진 속 호이안과 조금 다르지만, 훨씬 오래 곁에 남는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더 큰 리조트보다 골목 끝에 있는 작은 숙소를 고를 것 같다. 수영장이 조금 작아도 괜찮고, 조식 종류가 많지 않아도 괜찮다. 대신 걸어서 나갈 수 있는 조용한 길 하나, 아침마다 같은 자리에서 국수를 끓이는 가게 하나가 있으면 충분하다. 내게 호이안은 그렇게 천천히 가까워지는 도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