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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혼자 여행에서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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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혼자 여행에서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홍콩에 혼자 갔을 때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건 야경보다 시장 골목에서 들리던 생활 소리였다. 처음에는 사람 적은 곳을 찾아 유명한 거리를 피해 다녔다. 그런데 몇 걸음만 옆길로 들어가도 관광객보다 장 보러 나온 사람이 많은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홍콩 혼자 여행이 편해진 순간도 그때였다. 어디를 꼭 봐야 한다는 생각 없이 내 걸음으로 하루를 쓸 수 있으니까.

삼수이포에서는 큰길보다 옆 골목이 좋았다

삼수이포역에서 나와 먼저 향한 곳은 페이호 거리였다. 과일 상자와 채소 바구니가 길 가까이 놓여 있고, 가게 앞에서는 물건을 고르는 손길이 분주했다. 시장이니 조용한 곳은 아니다. 오가는 사람이 많고 길도 좁다. 대신 관광 명소를 구경한다는 느낌보다 동네의 평일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 짙었다.

그곳에서 아플리우 거리로 걸었다. 오래된 카메라와 전선, 작은 전자제품을 늘어놓은 가판이 이어진다. 한 물건을 오래 들여다보는 손님 옆에서 나도 잠시 멈췄다. 살 생각이 없어도 둘러보는 재미는 있지만, 통행을 막지 않도록 가판 앞에서는 한 발 비켜 서는 편이 좋았다. 사람이 적은 홍콩을 기대한다면 이 거리 자체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골목의 결을 느끼고 싶다면 시장을 지나 주변 길까지 천천히 걷는 쪽을 권한다.

기룽 거리에는 단추와 재봉 부자재를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다. 화려한 간판보다 손바닥만 한 물건이 빼곡히 쌓인 진열대가 눈에 남았다. 페이호 거리의 장 보는 분위기, 아플리우 거리의 소란함, 기룽 거리의 작은 가게들은 걸어서 이어진다. 같은 동네인데 길마다 소리가 달랐다.

혼자라서 식사도 걷는 속도에 맞췄다

혼자 여행할 때 식당을 미리 하나로 정해 두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시간을 맞추게 된다. 삼수이포에서는 골목을 걷다가 사람들이 잠깐씩 들어갔다 나오는 작은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간단히 먹고 다시 걷는 식사가 이 동네와 잘 어울렸다. 메뉴를 고르는 데 시간이 걸려도 혼자니까 다음 일정을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

다만 시장 안에서는 사진보다 발밑을 먼저 봐야 했다. 물건을 실은 손수레가 지나가고, 장을 본 사람들이 좁은 틈으로 움직인다. 가게 안이나 상인의 얼굴을 찍고 싶다면 먼저 뜻을 묻는 게 자연스럽다. 내가 구경 온 길이 누군가에게는 일터라는 생각을 하니 카메라를 꺼내는 횟수도 줄었다.

펭차우에서는 배에서 내린 뒤가 더 좋았다

다른 날에는 센트럴의 6번 선착장에서 펭차우행 페리를 탔다. 홍콩관광청이 안내하는 배 이동 시간은 편에 따라 약 25~40분이다. 배에서 내리니 높은 건물 사이를 빠르게 걷던 때와는 호흡이 달라졌다. 선착장 앞 가게들을 지나 윙온 거리 쪽으로 걸으면 오래된 가죽 공장 건물을 활용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그림과 설치물이 눈길을 끌지만, 그 앞에서 발길을 돌리기에는 주변의 평범한 골목이 아쉬웠다.

나는 골목을 조금 더 걷다가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쉬었다. 멀리서 배가 움직이고, 가까운 쪽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자기 갈 길을 갔다. 펭차우도 주말이나 휴일에는 방문객이 늘 수 있다. 한적한 시간을 원한다면 평일 낮에 가서 서두르지 않고 걷는 편이 좋겠다. 섬이 작다고 돌아오는 배 시간을 잊지는 말자. 선착장의 당일 시간표를 먼저 보고 움직이면 마음이 느긋해진다.

두 동네를 걷고 남은 것

삼수이포와 펭차우는 같은 방식으로 조용하지 않다. 삼수이포에는 생활의 분주함이 있고, 펭차우에는 바다를 사이에 둔 느린 틈이 있다. 그래서 둘을 하루에 모두 넣기보다 각각 반나절씩 걸었던 시간이 내게는 좋았다. 길을 잃어도 다음 골목에서 다시 방향을 잡을 만큼만 계획해 두니, 혼자 걷는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홍콩 혼자 여행을 떠올리면 이제 전망대보다 시장에서 잠시 비켜 섰던 순간, 섬의 골목에서 배 소리를 들었던 순간이 먼저 생각난다. 누군가의 평범한 하루 곁을 조심히 지나온 듯해서 오래 남는다.

홍콩 혼자 여행에서 골목을 따라 걸어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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