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히든백야드 직접 가봤더니, 캠핑보다 가벼웠던 동네 바비큐 시간

저녁 냄새가 먼저 반기는 하남 골목 끝
얼마 전 하남 미사 쪽을 걷다가, 길 끝에서 숯불 냄새가 먼저 흘러나오는 곳을 만났습니다. 이름은 하남 히든백야드. 이름처럼 아주 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큰길에서 살짝 안쪽으로 들어서면 갑자기 일상의 소음이 한 겹 낮아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주소로는 경기 하남시 미사동로 102 쪽입니다. 차로 가면 편하고, 대중교통만으로는 마지막 구간이 조금 애매합니다. 저는 근처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갔는데, 도로 옆 풍경이 화려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관광지 앞에서 흔히 느끼는 북적임보다 동네 외곽의 느슨한 공기가 먼저 다가왔거든요.
히든백야드는 식당이라기보다 셀프 바비큐장에 가깝습니다. 텐트나 야외 좌석이 있고, 고기와 라면, 음료 같은 먹거리는 안에서 구매해 굽는 방식입니다. 캠핑 장비를 챙기지 않아도 숯불 앞에 앉을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큰 장점이었습니다.
사람 적은 시간을 고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솔직히 말하면 주말 저녁의 하남 히든백야드는 완전히 조용한 장소는 아닙니다. 가족 단위 손님도 있고, 친구끼리 온 팀도 있어서 고기 굽는 소리와 대화 소리가 계속 이어집니다. 그런데 평일 늦은 오후나 주말 이른 시간대는 느낌이 꽤 다릅니다. 3시간 단위로 이용 시간이 나뉘는 편이라, 앞뒤 팀이 몰리는 시간만 피하면 한결 여유롭습니다.
제가 머문 시간은 해가 천천히 내려가는 무렵이었습니다. 처음 30분은 숯이 올라오고 고기를 고르는 시간이라 살짝 분주했지만, 자리에 앉고 나니 주변 소리가 멀어졌습니다. 불판 위에서 삼겹살이 익고, 텐트 천장에 노란 조명이 켜지면 도심 근처라는 사실을 잠깐 잊게 됩니다.
-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면 평일 방문이 더 낫습니다.
- 사진보다 식사와 대화가 목적이면 해 질 무렵 시간이 좋습니다.
- 아이 동반 팀이 있는 날은 활기가 있는 편입니다.
- 완전한 자연 속 캠핑장을 기대하면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몸만 가는 캠핑, 대신 감안할 것도 있다
히든백야드의 편한 점은 준비물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장보기, 숯 준비, 테이블 세팅, 뒷수습까지 생각하면 캠핑은 마음먹는 데 에너지가 꽤 듭니다. 여기는 그런 부담이 많이 줄어듭니다. 그릴과 숯,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음식은 내부 매점에서 고르면 됩니다.
근데 이 편함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외부 음식 반입이 제한되는 방식이라, 내가 좋아하는 정육점 고기나 직접 만든 반찬을 가져가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습니다. 가격도 마트에서 사서 굽는 것과 비교하면 당연히 더 나갑니다. 대신 식당에서 고기를 먹는 비용과 캠핑 분위기 비용을 함께 낸다고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쉬웠습니다.
이용 시간은 보통 3시간 기준으로 움직이는 편입니다. 고기 굽고, 라면 하나 끓이고,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앉아 있기에는 크게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진을 많이 찍고 아이들이 오래 놀기를 기대한다면 시간이 짧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예약 시간, 음식 구매 방식, 이용 요금은 시기별로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직전에 예약 화면에서 확인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하남 히든백야드가 어울리는 사람
이곳은 거창한 여행지보다 가벼운 전환을 원하는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서울 동쪽이나 하남, 남양주 쪽에 사는 사람이라면 멀리 떠나지 않고도 저녁 한 끼를 조금 다르게 보낼 수 있습니다. 캠핑은 하고 싶은데 장비가 없거나, 텐트 치는 일보다 불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좋은 사람에게 특히 맞습니다.
반대로 아주 한적한 숲속, 계곡 물소리, 옆자리와 완전히 분리된 고요함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수 있습니다. 히든백야드는 자연 깊숙한 은둔지가 아니라 도심 가까이에 만든 야외 바비큐 공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을 여행지라기보다, 일상과 여행 사이에 놓인 저녁 장소로 기억하게 됐습니다.
가볍게 챙기면 좋은 것들
- 냄새가 배어도 괜찮은 겉옷
- 밤 시간대에 걸칠 얇은 외투
- 손 닦을 물티슈나 작은 손수건
- 예약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하는 여유
개인적으로는 사람이 적은 시간에 가야 이 장소의 이름이 더 잘 살아난다고 느꼈습니다. 북적이는 시간에는 감성 바비큐장이고, 한산한 시간에는 정말 뒷마당 같은 표정이 보입니다. 하남 히든백야드는 대단한 풍경을 보여주는 곳은 아니지만, 멀리 가지 않고도 하루의 결을 바꿔주는 힘이 있었습니다. 고기 굽는 연기 사이로 해가 낮아지고, 말수가 조금 줄어드는 순간이 저는 제일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