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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여행, 유명한 야경보다 동네 전차 종점이 더 오래 남았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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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여행, 유명한 야경보다 동네 전차 종점이 더 오래 남았던 이야기

전차가 느려지는 쪽으로 걸었다

얼마 전 하코다테여행을 다녀왔는데, 기억에 오래 남은 건 반짝이는 전망대보다 전차가 천천히 지나가던 동네 골목이었다. 하코다테 하면 보통 야경, 아침시장, 고료카쿠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이 도시는 중심에서 조금만 비켜나도 금방 조용해진다. 관광객의 발걸음이 한꺼번에 몰리는 곳과 일상이 이어지는 골목 사이의 거리가 생각보다 짧았다.

나는 하코다테역에서 노면전차를 타고 일부러 종점 가까운 정류장까지 갔다. 전차 안에는 여행객보다 장바구니를 든 동네 사람이 더 많았다. 창밖으로는 낮은 지붕의 집, 작은 이발소, 오래된 간판이 천천히 지나갔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좋았다. 여행지에 도착했다기보다 누군가의 하루 옆에 잠깐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하코다테는 큰 도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생활권이 꽤 아담하다. 전차 노선 주변으로 동네가 이어지고, 언덕과 바다가 가까워서 방향 감각도 금방 잡힌다. 유명한 곳만 찍고 이동하면 하루가 바쁘게 지나가지만, 한 정류장 전에 내려 걷기 시작하면 이 도시의 표정이 훨씬 부드럽게 보인다.

하코다테 아침시장은 조금 늦게 가면 달라진다

하코다테 아침시장은 워낙 유명해서 사람이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런데 오전 7시 전후의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고 9시 반쯤 천천히 들어가면 분위기가 꽤 달라진다. 큰 소리로 손님을 부르는 가게보다, 하루 장사를 어느 정도 지나 보낸 상인들의 느슨한 표정이 먼저 보였다.

솔직히 관광지 가격이 부담스러운 가게도 있다. 그래서 나는 화려한 해산물 덮밥보다 골목 안쪽의 작은 식당을 골랐다. 메뉴판이 단출하고, 손님은 두 팀뿐이었다. 밥을 먹는 동안 옆자리의 어르신들이 전차 시간과 날씨 얘기를 나눴다. 그 대화가 음식보다 더 하코다테답게 느껴졌다.

  • 붐비는 시간: 오전 6시부터 8시 사이
  • 조금 한산한 시간: 오전 9시 이후
  • 걷기 좋은 동선: 하코다테역에서 시장을 지나 베이 에어리어 반대편 골목으로 빠지기

근데 너무 늦게 가면 문을 닫는 가게도 있으니, 9시에서 10시 사이가 적당했다. 시장을 완전히 비우는 시간은 아니지만, 사진을 찍으려고 줄 서는 분위기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다.

모토마치 언덕은 메인 길보다 옆길이 좋았다

모토마치는 하코다테여행에서 빠지기 어려운 동네다. 서양식 건물과 교회, 바다가 보이는 언덕길이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 그런데 사람들이 주로 걷는 큰길에서 한 블록만 옆으로 빠지면 공기가 바뀐다. 발소리가 작아지고, 바람 소리가 더 잘 들린다.

나는 하치만자카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 바로 이동하지 않았다. 대신 옆 골목으로 들어가 오래된 목조 주택과 작은 계단을 따라 걸었다. 관광 안내판은 적었지만, 그 덕분에 눈이 편했다. 빨래가 걸린 집, 창가의 화분, 눈이 녹은 자리의 물자국 같은 것들이 더 잘 보였다.

언덕길은 생각보다 경사가 있다. 짧은 거리라도 천천히 걷는 게 좋다. 특히 겨울이나 초봄에는 길이 미끄러울 수 있어서 운동화가 편했다. 나는 40분 정도를 잡고 걸었는데, 사진을 자주 멈춰 찍는다면 1시간은 금방 지난다.

사람이 적었던 시간대

오전 10시 전에는 단체 여행객이 적었다. 오후 늦게도 괜찮지만, 해 질 무렵엔 야경을 보러 이동하는 사람들과 겹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침의 모토마치가 더 좋았다. 카페가 다 열기 전의 조용한 거리에는 조금 덜 꾸며진 하코다테가 있었다.

야치가시라 쪽에서 만난 동네의 온도

하코다테산 아래쪽, 야치가시라 방면은 여행 일정에서 자주 빠지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이쪽이 꽤 마음에 들었다. 전차가 끝으로 갈수록 승객이 줄고, 길가의 상점도 더 생활에 가까워진다. 큰 기념품 가게 대신 동네 목욕탕, 작은 슈퍼, 오래된 주택가가 이어진다.

야치가시라 온천 주변은 특별히 화려하지 않다. 그래서 더 편했다. 온천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근처를 천천히 걸어보면 하코다테가 관광지만으로 이루어진 도시가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항구도시의 바람이 골목 끝까지 들어오고, 집 앞에 세워진 자전거에는 생활의 리듬이 묻어 있었다.

사실 이런 장소는 누군가에게는 심심할 수 있다. 큰 볼거리나 인증 사진을 기대한다면 금방 지나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 적은 하코다테여행을 찾는다면, 이런 동네가 훨씬 오래 남는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서 오히려 편안한 곳이었다.

많이 보려는 마음을 조금 줄였을 때

하코다테는 1박 2일로도 주요 명소를 볼 수 있는 도시다. 그런데 조용한 로컬 여행을 원한다면 일정을 조금 비워두는 편이 낫다. 오전에는 시장을 느리게 걷고, 낮에는 모토마치 옆골목을 돌고, 오후에는 전차를 타고 종점 근처까지 가보는 식이면 충분했다.

  • 명소 중심 여행: 하코다테산, 고료카쿠, 아침시장, 베이 에어리어
  • 로컬 중심 여행: 전차 종점, 모토마치 옆골목, 야치가시라, 시장 뒤편 골목
  • 추천 이동 방식: 노면전차와 도보 조합

하코다테여행에서 좋았던 건 도시가 나를 빨리 움직이게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차는 천천히 오고, 언덕은 숨을 고르게 하고, 골목은 목적지를 잊게 했다. 유명한 야경도 물론 아름다웠지만, 나는 다음에 다시 간다면 조금 더 이른 아침의 전차를 탈 것 같다. 창밖으로 평범한 집들이 지나가고, 낯선 도시가 잠깐 익숙해지는 그 시간이 하코다테를 가장 조용하게 기억하게 만들었다.

하코다테여행, 유명한 야경보다 동네 전차 종점이 더 오래 남았던 이야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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