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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여행지, 유명한 곳 말고 동네 길만 따라 걸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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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여행지, 유명한 곳 말고 동네 길만 따라 걸어봤더니

얼마 전 강원도에 다녀왔는데, 이상하게 바다보다 골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속초 중앙시장처럼 이름난 곳도 좋지만, 저는 사람이 조금 빠진 시간의 동네가 더 오래 남는다. 버스 정류장 옆 작은 슈퍼, 낮은 담장 너머 빨래, 오래된 간판 같은 것들 말이다.

이번 강원도여행지는 유명 관광지를 크게 돌기보다, 실제로 걸어보고 쉬어본 동네 중심으로 골랐다. 렌터카 없이도 갈 수 있는 곳을 섞었고, 사람이 몰리는 주말 낮보다는 평일 오전이나 해 질 무렵에 더 좋은 장소들이다.

동해 묵호 논골담길, 바다보다 먼저 만나는 생활의 경사

묵호항 근처 논골담길은 이미 알려진 편이지만, 막상 골목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의외로 조용하다. 저는 묵호역에서 걸어 올라갔고, 천천히 걸으면 입구까지 20분 정도 걸렸다. 언덕길이라 숨은 조금 차지만, 그만큼 뒤돌아볼 때마다 바다가 낮게 펼쳐진다.

관광지처럼 꾸며진 벽화도 있지만, 이곳의 진짜 분위기는 그 사이사이에 있다. 낡은 계단, 항구 쪽으로 열린 좁은 틈, 문 앞에 놓인 화분 같은 것들. 사진을 많이 찍기보다 천천히 걷는 편이 더 어울렸다.

걷기 좋은 시간

  • 오전 9시 전후에는 단체 방문객이 적어 골목 소리가 잘 들린다.
  • 해 질 무렵에는 항구 불빛이 켜져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 비 온 다음 날은 계단이 미끄러워 운동화가 편하다.

강릉 명주동, 카페보다 오래된 골목이 먼저 보이는 곳

강릉에 가면 대부분 안목해변이나 주문진을 떠올리지만, 저는 명주동을 좋아한다. 강릉역에서 택시로 10분 안팎이고, 걸어서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오래된 주택과 작은 책방, 조용한 카페가 섞여 있는데, 억지로 예쁘게 만든 느낌이 덜하다.

사실 명주동은 빠르게 소비하기 좋은 동네는 아니다. 큰 볼거리가 연달아 나오지 않고, 골목 하나를 지나면 잠시 비어 있는 시간이 생긴다. 근데 그 빈 시간이 좋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천천히 걷다 보면 여행지가 아니라 잠깐 다른 동네에 머무는 기분이 든다.

제가 갔던 날은 평일 오후 2시쯤이었는데, 카페 몇 곳을 제외하면 길이 꽤 한산했다. 주말에는 조금 붐비지만, 중심 골목에서 한 블록만 벗어나도 금방 조용해진다.

정선 아리랑시장 뒤편, 장날이 지나간 골목의 표정

정선은 장날에 맞춰 가면 활기가 있고, 장날이 아닌 날에 가면 다른 얼굴이 보인다. 저는 일부러 장날 다음 날에 들렀다. 시장 안은 조금 한가했고, 상인들은 물건을 다시 고르거나 가게 앞을 쓸고 있었다. 그 장면이 꽤 좋았다.

정선아리랑시장만 보고 돌아서면 아쉬우니, 시장 뒤편 골목까지 걸어보는 편이 좋다. 낮은 식당, 오래된 여관 간판, 강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이어진다. 관광객이 모이는 구역은 200m 정도로 짧지만, 뒤쪽으로 빠지면 발걸음이 확 느려진다.

  • 정선역에서 시장까지는 도보 15분 정도다.
  • 장날은 매달 2일, 7일로 끝나는 날에 열린다.
  • 한적한 분위기를 원하면 장날 바로 다음 날이 괜찮았다.

고성 가진항, 작은 항구에서 천천히 점심 먹기

고성 가진항은 속초나 양양에 비해 발걸음이 덜 몰리는 편이다. 항구 규모가 크지 않아서 오래 머물 장소는 아니지만, 조용히 점심을 먹고 바다 앞을 걷기에는 충분하다. 저는 속초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배차 간격이 길어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는 게 편했다.

가진항의 매력은 특별한 포토존보다 생활감이다. 배가 들어오고, 그물을 손보는 사람이 있고, 식당 앞에서는 생선 굽는 냄새가 난다. 바다가 멋지게 펼쳐지는 장소는 많지만, 이렇게 작고 실제적인 항구는 생각보다 귀하다.

솔직히 날씨가 흐리면 조금 쓸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날의 강원도도 나쁘지 않다. 파도가 크지 않은 날에는 방파제 쪽을 천천히 걷고, 바람이 세면 식당 창가에 앉아 바깥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사람 적은 강원도여행지를 고를 때 보는 것들

유명한 강원도여행지를 피한다고 해서 무조건 산속 깊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 저는 오히려 역이나 시장에서 가까운 동네를 먼저 본다. 사람이 사는 곳 가까이에 있어야 밥 먹기도 편하고, 대중교통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

  • 큰 주차장보다 작은 정류장이 가까운 곳을 고른다.
  • 포토존 이름보다 실제 동네 이름으로 검색한다.
  • 점심 직후보다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걷는다.
  • 카페 하나만 보고 가지 말고 주변 골목까지 같이 본다.

강원도는 바다와 산이 워낙 강해서, 유명한 풍경 앞에서는 다른 장면들이 쉽게 묻힌다. 그런데 조금만 늦게 걷고,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여행의 온도가 달라진다. 저는 그런 강원도여행지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다음에도 아마 이름 큰 곳보다, 버스가 하루 몇 번 서는 동네 쪽으로 먼저 걸어가게 될 것 같다.

강원도여행지, 유명한 곳 말고 동네 길만 따라 걸어봤더니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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