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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호텔 골목 안쪽으로 잡아봤더니, 여행의 속도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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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호텔 골목 안쪽으로 잡아봤더니, 여행의 속도가 달라졌다

수쿰윗 큰길보다 한 블록 안쪽이 좋았던 이유

얼마 전 방콕에 갔을 때, 일부러 역 바로 앞 호텔을 피해서 골목 안쪽 작은 호텔에 묵었다. 예전 같으면 BTS역에서 3분 거리, 쇼핑몰과 붙어 있는 곳을 먼저 봤을 텐데 요즘은 조금 다르다. 방콕은 워낙 에너지가 큰 도시라서, 숙소만큼은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내가 묵은 곳은 수쿰윗 큰길에서 걸어서 8분쯤 들어간 골목이었다. 숫자로 보면 별것 아닌 거리인데, 분위기는 꽤 달라진다. 큰길에는 오토바이 소리와 택시 경적, 환전소 불빛이 이어지고, 골목으로 들어서면 빨래 냄새와 작은 식당의 볶음 냄새가 먼저 온다. 호텔 로비도 화려하진 않았다. 대신 직원이 얼굴을 금방 기억했고, 아침마다 문 앞을 쓸던 경비 아저씨가 조용히 손을 들어줬다.

방콕호텔을 고를 때 위치가 중요하다는 말은 맞다. 다만 그 위치가 꼭 유명한 쇼핑몰 바로 옆일 필요는 없었다. 나는 BTS나 MRT까지 도보 10분 안쪽, 주변에 편의점과 로컬 식당이 2~3곳 있는 골목이면 충분하다고 느꼈다. 낮에는 도시로 나가고, 밤에는 동네로 돌아오는 감각이 생긴다.

방콕호텔 고를 때 실제로 본 기준

사진이 예쁜 호텔은 많다. 그런데 방콕에서는 사진보다 더 중요한 게 몇 가지 있었다. 우선 에어컨 소음이다. 더운 도시라 밤새 에어컨을 켜는 일이 많은데, 오래된 실외기 소리가 벽을 타고 들어오면 잠이 얕아진다. 후기에서 ‘quiet room’, ‘air conditioner noise’, ‘construction’ 같은 표현을 따로 찾아봤다.

두 번째는 골목의 밤 분위기였다. 지도상으로는 가까워 보여도, 밤에 걷기 애매한 길이 있다. 가로등이 드문 골목, 인도가 거의 없는 길, 차와 오토바이가 빠르게 지나는 길은 피하는 편이 낫다. 반대로 작은 마사지숍, 동네 카페, 늦게까지 여는 국수집이 있는 골목은 밤에도 사람이 조금씩 오가서 마음이 놓였다.

  • BTS나 MRT까지 도보 10분 안쪽인지 확인했다.
  • 호텔 바로 앞보다 주변 300m 안의 길 분위기를 봤다.
  • 최근 3개월 후기에 공사 소음 언급이 있는지 읽었다.
  • 수영장보다 침구, 수압, 에어컨 상태를 더 중요하게 봤다.
  • 큰길과 너무 붙은 객실은 피했다.

솔직히 방콕호텔은 가격대 차이가 넓다. 1박 5만 원대에도 깔끔한 곳이 있고, 15만 원을 넘겨도 복도 냄새나 소음이 아쉬운 곳이 있다. 그래서 별점만 보는 건 조금 위험했다. 별점 8점대 중반이라도 후기를 자세히 읽으면 내 여행 스타일에 맞는 곳이 보인다.

관광지보다 동네가 가까운 숙소가 남긴 장면

아침 7시쯤 호텔을 나서면 방콕은 아직 조금 부드럽다. 낮의 열기 전이라 공기가 덜 무겁고, 길가 노점은 막 불을 켜기 시작한다. 숙소 근처에 있던 작은 돼지고기 덮밥집은 메뉴판이 거의 태국어였는데, 손님들이 먹는 걸 보고 같은 걸 손가락으로 주문했다. 60바트 정도였고, 맛은 과하지 않았다. 여행지에서 일부러 멋진 식당을 찾지 않아도 되는 아침이었다.

그런데 이런 장면은 숙소 위치가 만들어준다. 관광지 근처 대형 호텔에 묵으면 편하긴 하다. 택시도 잘 잡히고, 로비도 시원하고, 조식도 안정적이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내려와 바로 쇼핑몰로 이어지는 여행은 조금 매끈해서, 내가 어느 동네에 있었는지 희미해질 때가 있다. 골목 안쪽 호텔은 조금 불편한 대신 동네의 생활 소리가 남는다.

낮에 왕궁이나 짜뚜짝 같은 곳을 다녀와도, 저녁에는 숙소 근처 골목을 천천히 걸었다. 빨간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얼음 든 차를 마시는 사람들, 교복 입은 학생들, 과일 봉지를 들고 지나가는 주민들. 방콕을 처음 가는 사람에게는 유명한 장소도 물론 필요하지만, 두 번째나 세 번째라면 이런 숙소 위치가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다.

피하고 싶었던 방콕호텔 위치

방콕에서 호텔을 잡을 때 내가 피하는 곳도 있다. 첫째는 너무 번화한 술집 거리 한가운데다. 밤늦게까지 즐길 계획이라면 편하겠지만, 조용히 쉬고 싶은 여행에는 맞지 않았다. 음악 소리가 새벽까지 이어지고, 택시가 몰리면서 길이 복잡해진다.

둘째는 역에서 멀지만 셔틀만 믿어야 하는 호텔이다. 무료 툭툭이나 셔틀이 있어도 운행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생각보다 발이 묶인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골목 물웅덩이와 교통 체증이 겹쳐서 이동이 길어진다. 방콕의 1km는 지도에서 보는 1km보다 더 길게 느껴질 때가 많다.

셋째는 주변이 너무 업무지구 같은 곳이다. 낮에는 깔끔하지만 밤에는 문 닫은 건물과 넓은 도로만 남는 동네가 있다. 혼자 여행할 때는 오히려 작은 식당과 편의점이 늦게까지 열려 있는 생활권이 더 편했다.

내가 다시 방콕에 간다면

다시 간다면 나는 아속이나 프롬퐁의 큰길 바로 앞보다, 한두 골목 안쪽을 먼저 볼 것 같다. 혹은 아리, 사판콰이처럼 관광객보다 동네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게 보이는 지역도 괜찮다. 카페가 있고, 시장이 있고, 저녁에 산책할 만한 길이 있는 곳. 그런 곳의 방콕호텔은 숙소라기보다 잠시 빌린 동네 집처럼 느껴진다.

좋은 호텔은 꼭 크고 유명한 곳만은 아니었다. 하루 종일 뜨거운 도시를 걷고 돌아왔을 때, 방 안이 조용하고 샤워 물이 시원하게 나오고 창밖으로 낯선 동네의 불빛이 보이면 충분했다. 방콕은 화려한 도시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 화려함에서 조금 비켜선 골목에서 더 오래 머물고 싶어졌다.

방콕호텔 골목 안쪽으로 잡아봤더니, 여행의 속도가 달라졌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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