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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항공 타고 여수 골목까지 가봤더니, 유명한 바다보다 조용한 동네가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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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항공 타고 여수 골목까지 가봤더니, 유명한 바다보다 조용한 동네가 오래 남았다

김포공항 아침편에서 시작된 느린 여행

얼마 전 김포공항에서 진에어항공 아침 비행기를 탔는데, 이상하게 그날은 여행보다 출근에 가까운 기분이 들었다. 캐리어를 끄는 사람들 사이에 작은 배낭 하나만 메고 서 있으니, 멀리 떠난다기보다 잠깐 다른 동네로 건너가는 느낌이었다.

진에어항공은 화려한 서비스보다 필요한 만큼만 담백하게 가는 쪽에 가깝다. 좌석 간격이나 기내 분위기도 딱 그 정도다. 대신 짧은 국내선에서는 그 단순함이 오히려 편했다. 김포에서 여수까지 실제로 하늘에 떠 있던 시간은 50분 남짓이었다.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기도 전에 내려갈 준비 안내가 나왔다.

나는 유명 관광지로 바로 가지 않았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간 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해상케이블카 쪽을 지나쳐 오래된 주택가가 이어지는 골목으로 걸었다. 여행의 속도를 비행기에서 내려 일부러 낮춘 셈이다.

진에어항공을 택한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

솔직히 항공사를 고를 때 큰 낭만이 있었던 건 아니다. 시간대가 맞았고, 가격이 과하지 않았고, 짐이 많지 않았다. 이 세 가지가 맞으면 로컬 여행에서는 꽤 충분하다. 특히 여수처럼 도착 후 걸어 다닐 시간이 중요한 도시는 비행기 안에서의 특별함보다 도착 시간이 더 크게 다가온다.

내가 탄 편은 오전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점심 전부터 동네를 걸을 수 있었다. 이 차이가 은근히 컸다. 오후 늦게 도착하면 숙소에 짐을 풀고 나오는 사이 해가 기울어버리는데, 오전 도착은 시장의 장사 준비와 골목의 낮은 소리까지 볼 수 있다.

  • 짐은 작은 배낭 하나라 위탁수하물 없이 움직였다.
  • 공항 도착 후 시내까지는 대중교통과 도보를 섞었다.
  • 관광지 입장권보다 동네 식당과 버스비에 돈을 썼다.

근데 이런 여행은 항공권을 싸게 샀다는 것보다, 도착해서 어디를 천천히 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했다. 진에어항공은 그 시작점으로 무난했고, 과하게 신경 쓸 일이 적어서 좋았다.

사람 많은 바다 대신 걸었던 여수의 작은 골목

여수에 가면 대부분 바다를 먼저 떠올린다. 나도 바다는 봤다. 다만 오래 머문 곳은 바다가 아니라 서시장 뒤편 골목과 오래된 주택 사이였다. 낮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유명한 포토존보다 동네 세탁소 앞이 더 조용했다.

골목에는 오래된 간판이 많았다. 새로 꾸민 카페도 있었지만, 그보다 눈에 들어온 건 문을 반쯤 열어둔 미용실, 작은 철물점, 점심 장사를 끝내고 의자를 안으로 들이던 백반집이었다. 여행지라기보다 누군가의 평일에 잠깐 들어간 느낌이었다.

점심은 관광객 줄이 긴 식당을 피해서, 메뉴가 네 가지뿐인 작은 밥집에서 먹었다. 백반 1인분에 반찬이 여섯 가지 나왔고, 주인분은 물김치가 조금 짜면 밥이랑 같이 먹으라고 했다. 이런 말은 검색 결과에는 잘 남지 않는다. 하지만 이상하게 여행 뒤에는 그런 문장이 오래 간다.

걷기 좋았던 동선

내가 걸은 길은 여수엑스포역 주변에서 시작해 시내 쪽으로 천천히 내려가는 방향이었다. 길 자체가 특별히 예쁘다기보다 생활감이 많았다. 대략 2시간 정도 걸었고, 중간에 시장과 작은 카페에서 쉬었다. 빠르게 보면 40분이면 지날 길인데, 간판을 읽고 골목 안쪽을 들여다보면 시간이 쉽게 늘어난다.

저비용항공과 로컬 여행은 의외로 잘 맞았다

진에어항공 같은 저비용항공을 타면 여행이 조금 실용적으로 시작된다. 기내에서 대단한 기대를 하기보다, 이동 자체를 짧게 끝내고 남은 힘을 동네에 쓰게 된다. 사실 나는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유명 관광지 중심의 여행은 이동 후에도 계속 소비해야 할 것들이 이어진다. 전망대, 체험권, 대기줄, 사진 찍는 순서 같은 것들. 반대로 동네를 걷는 여행은 돈보다 시간이 든다. 대신 발이 조금 피곤하고,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비가 오면 계획이 흔들리고, 문 닫은 가게 앞에서 멍하게 서 있을 때도 있다.

  • 장점은 이동 시간이 짧고 일정이 단순해진다는 점이다.
  • 아쉬운 점은 시간대에 따라 요금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 로컬 여행에는 작은 가방과 오전 도착 일정이 잘 맞았다.

항공편은 여행의 주인공이라기보다 리듬을 만드는 장치에 가까웠다. 이번 여수 여행에서도 그랬다. 진에어항공으로 빨리 도착했고, 그 덕분에 남은 시간을 느리게 쓸 수 있었다.

다음에도 나는 이런 방식으로 갈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사진첩을 보니, 바다 사진보다 골목 사진이 훨씬 많았다. 녹슨 대문, 낮은 담장, 시장 옆 횡단보도, 그늘 아래 놓인 플라스틱 의자 같은 것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장면일 수 있는데, 내게는 그 도시의 표정처럼 보였다.

진에어항공을 탔다는 사실만으로 특별한 여행이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짧고 단순한 이동이 가능해지면, 여행자는 도착한 도시에서 조금 더 오래 걸을 수 있다. 나는 그 시간이 좋았다. 붐비는 명소를 하나 덜 보고, 대신 동네의 오후를 30분 더 보는 쪽이 나에게는 더 여행답다.

다음에 다시 여수에 간다면 또 이른 비행기를 고를 것 같다. 그리고 공항에서 곧장 유명한 곳으로 가지 않고,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낡은 상가나 작은 시장 이름을 먼저 따라갈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골목에서 먹는 한 끼가, 생각보다 오래 남는 법이니까.

진에어항공 타고 여수 골목까지 가봤더니, 유명한 바다보다 조용한 동네가 오래 남았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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