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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항공권특가 잡아 골목만 걷고 온 2박 3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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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항공권특가 잡아 골목만 걷고 온 2박 3일 후기

평일 오전 비행기표 하나가 여행의 결을 바꿨다

얼마 전 새벽에 항공권 앱을 보다가 제주도항공권특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금요일 저녁 출발도 아니고, 일요일 밤 귀가도 아니었어요. 화요일 오전 출발, 목요일 오후 귀가. 딱 사람들이 조금 덜 움직이는 시간대였습니다.

왕복 금액은 위탁수하물을 빼고 5만 원대 중반이었고, 좌석 지정과 결제 수수료까지 붙으니 실제 결제액은 6만 원 조금 넘었습니다. 사실 아주 놀라운 가격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말 왕복이 12만 원을 훌쩍 넘던 걸 같이 보고 나니, 이 표 하나로 여행 예산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저는 제주에 가면 유명한 해변보다 동네 버스정류장, 오래된 세탁소 앞, 작은 포구 근처를 더 오래 봅니다. 항공권을 싸게 잡으면 숙소나 식당을 무리해서 고르지 않아도 되고, 하루 한두 군데만 느리게 걷는 여행이 가능해집니다. 특가라는 말이 결국 빠듯한 여행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덜 움직일 여유를 주는 셈이었습니다.

제주도항공권특가를 볼 때 제일 먼저 확인한 것

특가라고 뜬 가격만 보고 바로 누르면 생각보다 금액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보통 세 가지를 먼저 봅니다. 출발 시간, 수하물 포함 여부, 공항까지 가는 교통비입니다. 특히 김포공항 첫 비행기나 늦은 밤 도착편은 항공권이 싸도 택시비가 붙으면 별 차이가 없어지더라고요.

  • 평일 화요일, 수요일 출발은 주말보다 선택지가 넓었습니다.
  • 2박 3일이면 작은 백팩 하나로도 충분해서 위탁수하물은 빼는 편이 편했습니다.
  • 출발 3주 전부터 10일 전 사이에 가격이 여러 번 흔들렸습니다.
  • 왕복을 한 항공사로 묶기보다 편도로 나눠 보면 시간이 더 잘 맞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출발편은 오전 9시대, 돌아오는 편은 오후 4시대로 잡았습니다. 너무 이른 비행기는 몸이 먼저 지치고, 너무 늦은 비행기는 마지막 날이 애매해집니다. 제주에 도착해서 바로 렌터카를 빌리지 않고 버스를 탔는데, 그 선택도 꽤 괜찮았습니다. 공항에서 315번 버스를 타고 제주시 동쪽으로 천천히 빠져나가니 여행이 갑자기 시작되는 느낌이 아니라, 동네 안으로 스며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사람 적은 동네로 가려면 첫 목적지를 유명 해변으로 잡지 않는다

제주에 도착하면 마음이 급해져서 바다부터 보고 싶어집니다. 근데 바다를 첫 목적지로 잡으면 대체로 사람 많은 곳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저는 이번에 먼저 조천읍 안쪽 골목으로 갔습니다. 카페 이름보다 마을회관, 작은 슈퍼, 방풍림이 더 먼저 보이는 동네였습니다.

조천 쪽은 함덕해수욕장으로 바로 가면 사람이 많지만,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낮 12시쯤 골목을 걸었는데, 차 소리보다 바람에 비닐하우스가 흔들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습니다. 관광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해변이나 유명 카페 쪽에 머물러 있어서 골목은 조용했습니다.

점심은 포구 근처 작은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메뉴가 많지 않고, 테이블도 다섯 개 정도였습니다. 혼자 온 손님에게 말을 많이 걸지 않는 분위기라 더 좋았습니다. 저는 이런 곳에서 제주가 여행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평일이라는 걸 자주 느낍니다. 사진을 많이 찍기보다, 밥 먹는 속도를 늦추게 되는 장소였습니다.

항공권을 아낀 돈은 숙소 위치에 쓰는 편이 낫다

제주도항공권특가를 잡았다고 해서 남은 돈을 전부 맛집이나 액티비티에 쓰면 여행이 다시 빽빽해집니다. 저는 이번에 숙소 위치에 조금 더 썼습니다. 번화가 중심은 아니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어서 4분, 동네 산책로까지 7분 정도 걸리는 작은 숙소였습니다.

하룻밤 6만 원대였고 방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대신 창문 밖으로 큰 도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나가면 편의점보다 먼저 밭이 보였고, 저녁에는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아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런 위치는 렌터카 없이 움직일 때 특히 중요합니다. 버스 시간이 조금 비어도 근처를 걸으며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둘째 날에는 서쪽 협재나 애월 대신 애월읍 안쪽 마을길을 걸었습니다. 바다색이 화려한 곳은 아니었지만, 돌담 사이로 귤나무가 이어지고 작은 창고 앞에 고양이 밥그릇이 놓여 있었습니다. 관광 안내판이 없는 길이라 길을 잃기도 쉬웠지만, 그 덕분에 발걸음이 느려졌습니다. 솔직히 제주에서 기억에 오래 남는 건 그런 장면이었습니다.

특가 여행이 잘 맞는 사람과 조금 피곤할 수 있는 사람

제주도항공권특가는 분명 매력적입니다. 다만 누구에게나 편한 방식은 아닙니다. 날짜를 고정해야 하는 사람, 금요일 밤에 떠나 월요일 아침에 돌아와야 하는 사람에게는 선택지가 좁습니다. 반대로 하루 이틀 정도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항공권 가격 차이가 꽤 크게 납니다.

  • 혼자 여행하거나 둘이 조용히 움직이는 여행자에게 잘 맞았습니다.
  • 유명 맛집 예약보다 동네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좋았습니다.
  • 짐이 많거나 아이와 함께라면 수하물 조건을 더 꼼꼼히 봐야 했습니다.
  • 비행기 시간이 애매하면 첫날과 마지막 날 동선이 많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저는 특가 항공권을 잡을 때 여행지를 먼저 정하기보다, 비어 있는 날짜와 조용한 동네를 같이 봅니다. 제주라면 공항에서 너무 멀지 않은 조천, 구좌 초입, 애월 안쪽 마을처럼 버스로도 닿을 수 있는 곳이 편했습니다. 렌터카가 있으면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지만, 버스를 타면 놓치는 대신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정류장 이름을 읽고, 기사님 목소리를 듣고, 내려야 할 곳을 한 번 지나치는 일 같은 것들요.

다시 간다면 이렇게 잡을 것 같다

다시 제주도항공권특가를 찾는다면 저는 왕복 가격보다 체류 시간을 먼저 볼 것 같습니다. 싸지만 밤늦게 도착해서 잠만 자는 일정이라면, 실제 여행 시간은 줄어듭니다. 반대로 1만 원쯤 더 비싸도 오전에 도착하고 오후에 돌아오는 표라면 골목 하나를 더 걸을 수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유명한 전망대가 아니었습니다. 비가 살짝 그친 뒤, 조천의 좁은 길에서 젖은 돌담 냄새가 올라오던 오후였습니다. 비행기표를 싸게 산 덕분에 뭔가를 더 많이 한 게 아니라, 덜 조급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제주를 조금 조용히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특가 알림을 켜두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가격만 보지 말고, 그 표가 나에게 어떤 하루를 만들어주는지 같이 보면 여행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제주도항공권특가 잡아 골목만 걷고 온 2박 3일 후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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