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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여행에서 빠통을 비껴 걸어봤더니 남은 조용한 골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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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여행에서 빠통을 비껴 걸어봤더니 남은 조용한 골목들

얼마 전 푸켓여행을 다녀왔는데, 이상하게 바다보다 동네 골목이 더 오래 남았다. 빠통의 불빛도 잠깐은 재미있었지만, 제일 자주 떠오르는 건 아침 8시쯤 문을 여는 가게들, 오토바이 소리 사이로 천천히 걸어가던 푸켓 타운의 그늘, 그리고 라와이 선착장 근처의 축축한 바닷바람이었다.

빠통 대신 푸켓 타운 안쪽으로 들어간 날

푸켓을 처음 가면 대부분 빠통, 카론, 카타 해변 이름을 먼저 듣게 된다. 나도 숙소 예약할 때는 그쪽을 한참 봤다. 그런데 막상 지도에서 올드타운 쪽 골목을 확대해보니 탈랑 로드, 디북 로드, 야오와랏 로드가 서로 가까이 붙어 있었다. 걸어서 15~20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일요일 야시장이 열리는 시간의 탈랑 로드는 솔직히 한적하진 않다. 대신 평일 오전에 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셔터를 반쯤 올린 카페, 과일을 싣고 지나가는 작은 트럭, 벽 색이 바랜 시노 포르투갈식 건물들이 조용하게 이어진다. 유명한 포토존 앞에서 줄을 서기보다, 한 블록 뒤편으로 빠졌을 때 더 푸켓다웠다.

  • 걷기 좋은 시간은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였다.
  • 햇빛이 강해지기 전에는 골목 색이 부드럽게 보인다.
  • 카페는 대체로 9시 전후부터 문을 여는 곳이 많았다.

라와이에서는 바다를 보는 속도가 느려졌다

라와이는 푸켓 남쪽에 있다. 관광객이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빠통처럼 계속 누군가를 밀고 지나가야 하는 느낌은 적었다. 특히 오전의 라와이 선착장 주변은 배를 준비하는 사람들, 장을 보는 사람들, 그늘 아래 앉아 있는 동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다.

여기서 좋았던 건 바다를 소비하는 방식이 조금 달랐다는 점이다. 해변 의자에 누워 음악을 크게 듣는 분위기보다는, 물때를 보고 배가 움직이고 시장에서 해산물을 고르는 생활의 리듬이 보였다. 여행지인데도 누군가의 평일 같았다. 그런 장면이 오래 남는다.

라와이에서 기억에 남은 작은 동선

선착장 근처를 천천히 걷고, 해산물 시장 쪽으로 10분 정도 내려갔다. 길 자체가 화려하진 않다. 그런데 오히려 그 덕분에 사진을 많이 찍기보다 주변을 보게 된다. 오토바이 주차된 골목,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밥을 먹는 사람들, 바닷가에 말려둔 그물 같은 것들.

나이한 호수 옆에서 잠깐 멈춘 오후

푸켓 남쪽을 돌 때 나이한 해변만 보고 돌아가면 조금 아깝다. 해변 바로 안쪽에 호수처럼 열린 공간이 있는데, 오후 늦게 가면 현지 사람들이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행객이 모래사장에 몰려 있을 때, 이쪽은 한 박자 조용했다.

내가 갔던 날은 해가 기울기 전이라 바람이 꽤 좋았다. 근처에서 음료 하나 사서 벤치에 앉았는데,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더 편했다. 푸켓여행이라고 하면 보트 투어, 섬 투어, 스노클링 같은 일정으로 하루를 꽉 채우기 쉬운데, 이런 빈 시간이 있어야 장소가 조금씩 들어온다.

  • 해변보다 호수 주변이 덜 붐비는 시간이 있었다.
  • 오후 4시 이후에는 걷기 부담이 줄었다.
  • 근처 도로는 차가 지나가니 길을 건널 때는 여유 있게 보는 게 좋다.

찰롱 쪽 골목은 관광지와 생활권 사이에 있었다

찰롱은 큰 절과 부두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쉬운 지역이다. 나도 처음엔 이동하는 길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택시를 기다리다 주변 골목을 조금 걸었는데, 작은 식당과 세탁소, 마사지 가게, 로컬 마트가 이어지는 구간이 꽤 편안했다.

관광객을 위한 메뉴판이 있는 가게도 있지만, 가격대는 해변 앞보다 차분한 편이었다. 볶음밥 하나, 아이스커피 하나를 시켜놓고 앉아 있으니 주변 테이블에서는 현지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특별한 맛집을 찾았다기보다, 여행 중간에 몸의 속도를 낮출 수 있는 동네를 만난 느낌이었다.

이동은 조금 느슨하게 잡는 게 맞았다

푸켓은 지도에서 가까워 보여도 이동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진다. 섬이라고 작게 느끼기 쉬운데, 남쪽 라와이에서 푸켓 타운까지도 차로 30분 안팎은 잡아야 마음이 편했다. 비가 오거나 퇴근 시간이 겹치면 더 걸린다. 그래서 하루에 동선을 2곳 정도로 줄였을 때 훨씬 좋았다.

사람 적은 푸켓은 유명한 장소의 뒤편에 있었다

이번 푸켓여행에서 느낀 건, 완전히 아무도 없는 장소를 찾겠다는 마음보다 붐비는 시간을 살짝 비껴가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점이었다. 올드타운도 일요일 밤보다 평일 아침이 좋았고, 나이한도 해변 한가운데보다 호수 옆이 편했다. 라와이는 화려한 리조트 앞바다보다 선착장 주변의 생활감이 더 오래 남았다.

푸켓은 이미 유명한 섬이라 조용함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런데 길 하나, 시간대 하나만 바꾸면 다른 얼굴이 나온다. 나는 그런 푸켓이 더 좋았다. 여행지의 대표 사진보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본 낡은 간판과 저녁 냄새가 더 선명하게 남는 쪽. 다음에 다시 간다면 또 큰 해변보다 동네 안쪽 길을 먼저 걸을 것 같다.

푸켓여행에서 빠통을 비껴 걸어봤더니 남은 조용한 골목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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