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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여행, 유명한 곳 옆 골목만 걸어봤더니 보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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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여행, 유명한 곳 옆 골목만 걸어봤더니 보인 것들

얼마 전 치앙마이에 다시 갔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사원보다 골목의 소리가 더 오래 남았다. 오토바이가 천천히 지나가고, 집 앞에 물을 뿌리는 사람, 막 문을 연 국수집의 김 같은 것들. 치앙마이여행을 여러 번 해봤다면 님만해민의 카페나 도이수텝도 좋지만, 하루쯤은 사람들이 몰리는 길에서 반 칸만 비켜 걸어도 꽤 다른 도시가 열린다.

관광지에서 10분만 벗어나면 공기가 달라진다

치앙마이 올드시티는 사각형 해자 안쪽만 걸어도 꽤 작게 느껴진다. 한 변이 대략 1.6km 정도라서, 마음만 먹으면 오전에 천천히 한 바퀴를 돌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 많은 사원과 식당만 따라가면 이 작은 도시가 오히려 붐비게 느껴진다. 나는 타패 게이트 근처에서 바로 안쪽 큰길로 들어가지 않고, 문무앙 로드의 작은 골목들을 먼저 걸었다.

왓람창 주변은 특히 좋았다. 커다란 명소처럼 화려하게 밀려오는 곳은 아닌데, 담장 낮은 집과 작은 숙소, 오래된 나무 그늘이 이어진다. 오전 8시 전후에 걸으면 여행자보다 동네 사람이 더 많이 보인다. 빨래가 널려 있고, 스님들이 지나가고, 골목 끝에서는 누군가 빗자루질을 한다. 사실 이런 장면은 사진으로 찍으면 평범한데, 직접 걸으면 치앙마이가 왜 오래 머물기 좋은 도시인지 알게 된다.

와로롯 시장은 앞보다 뒤가 더 재밌다

와로롯 시장은 유명하다. 그래서 숨은 장소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근데 시장 건물 안쪽과 큰길만 보고 나오면 조금 아쉽다. 나는 늘 핑강 쪽으로 빠지는 뒷골목을 같이 걷는다. 말린 과일, 북부식 소시지, 꽃, 천 가게가 섞여 있는데, 관광객을 향한 표정보다 생활 쪽의 속도가 더 진하다.

오전에는 장 보는 사람들이 많고, 낮에는 조금 느슨해진다. 시장을 좋아한다면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가 가장 생생했고, 사람을 피하고 싶다면 점심 직전이 편했다. 단, 시장 자체가 조용한 곳은 아니다. 조용함을 기대하기보다, 현지의 생활감 속으로 잠깐 들어간다는 마음이 맞다. 치앙마이여행에서 로컬 분위기를 찾는다면 카페보다 이런 시장 골목이 더 솔직할 때가 많다.

  • 걷기 좋은 순서: 와로롯 시장 입구에서 시작해 핑강 방향 골목으로 빠지기
  • 좋았던 시간대: 아침에는 생동감, 점심 전에는 여유
  • 주의할 점: 오토바이가 골목 안쪽까지 들어오니 가장자리로 천천히 걷기

왓켓 쪽 강변은 오래 머문 사람들의 동네 같다

핑강을 건너 왓켓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한 번 더 바뀐다. 올드시티가 여행자의 중심이라면, 왓켓은 조금 더 낮고 오래된 호흡을 가진 동네처럼 느껴졌다. 강변을 따라 걷다가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목조 건물, 작은 갤러리, 조용한 카페가 드문드문 나온다. 간판이 크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기 쉽고, 그래서 더 좋았다.

나는 이쪽에서 오후 4시쯤 가장 오래 걸었다. 해가 조금 누그러지고, 강가 바람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유명 카페를 목적지로 찍고 가기보다 다리 하나를 건넌 뒤 30분 정도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는 편이 낫다. 길이 복잡하지 않고, 막다른 골목이 나와도 다시 강 쪽으로 나오면 된다. 솔직히 치앙마이에서 가장 한적했던 순간은 멋진 전망대가 아니라, 왓켓의 조용한 담벼락 옆을 지나던 몇 분이었다.

님만해민보다 산티탐, 조금 덜 꾸민 일상

님만해민은 편하다. 카페도 많고 숙소도 많고, 처음 치앙마이에 온 사람에게는 실패가 적다. 하지만 요즘은 꽤 붐빈다. 그래서 나는 하루 정도 산티탐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걸 좋아한다. 님만해민에서 차로 멀지 않은데, 분위기는 훨씬 생활권에 가깝다. 학생들이 밥을 먹고, 오래된 식당 앞에 의자가 놓여 있고, 저녁이 되면 작은 노점들이 하나둘 불을 켠다.

산티탐은 특별히 하나를 보러 가는 동네라기보다,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동네 한 바퀴 걷기에 좋은 곳이다. 메뉴판이 영어로 친절하지 않은 가게도 있지만, 손가락으로 주문해도 대부분 무리 없었다. 가격도 중심가보다 조금 낮게 느껴졌다. 내 기준으로는 볶음밥이나 국수 한 그릇이 여행지 음식이 아니라 점심처럼 다가오는 곳이었다.

하루 동선은 이렇게 잡았다

사람 적은 치앙마이여행을 원한다면 하루를 너무 많이 채우지 않는 편이 좋다. 오전에는 올드시티 북동쪽 골목, 점심 전후에는 와로롯 시장 주변, 오후에는 왓켓 강변, 저녁에는 산티탐으로 이동했다. 이동은 그랩을 섞었고, 짧은 구간은 걸었다. 더운 계절에는 1km도 길게 느껴질 수 있어서, 걷는 여행이라고 해도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넉넉히 두는 게 낫다.

  • 오전: 문무앙 로드 안쪽 골목과 작은 사원 주변
  • 점심: 와로롯 시장 근처에서 간단히 먹고 강 쪽으로 걷기
  • 오후: 왓켓 골목과 핑강 근처에서 느리게 쉬기
  • 저녁: 산티탐 식당가에서 현지식으로 가볍게 하루 닫기

조용한 치앙마이는 속도를 낮출 때 보인다

치앙마이는 이상하게 무언가를 많이 하지 않아도 여행한 느낌이 남는 도시다. 유명한 곳을 모두 지우자는 뜻은 아니다. 도이수텝도 좋고, 선데이 마켓도 한 번쯤은 볼 만하다. 다만 그 사이에 아무 이름 없는 골목을 넣어두면 여행의 결이 달라진다. 사진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하루 끝에 남는다.

내가 좋아하는 치앙마이는 체크리스트보다 물소리, 먼지, 낮은 담장, 천천히 닫히는 가게 문에 가깝다. 처음 가는 사람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다. 그런데 두 번째 치앙마이여행이라면, 유명한 장소 사이의 빈칸을 걸어보는 시간이 꽤 오래 남을 것이다. 그 빈칸에 이 도시의 진짜 표정이 조용히 숨어 있었다.

치앙마이여행, 유명한 곳 옆 골목만 걸어봤더니 보인 것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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