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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닷컴으로 숙소 찾고 배다리를 걸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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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닷컴으로 숙소 찾고 배다리를 걸어봤다

얼마 전 인천에 갈 일이 생겼을 때, 바다가 보이는 곳보다 오래된 동네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트립닷컴을 열어 동인천역 주변 숙소를 찾고, 다음 날은 배다리 골목을 걸었다. 여행이라고 부르기엔 평범한 하루였는데, 돌아와서는 책방 앞에 잠깐 서 있던 시간이 오래 생각났다.

숙소를 고를 때는 역보다 다음 날의 길을 봤다

처음에는 인천 숙소를 넓게 검색했다. 그런데 배다리를 걷겠다고 마음먹으니 기준이 달라졌다. 밤에 돌아오기 편한지, 아침에 동인천역 쪽으로 나가기 쉬운지를 먼저 봤다. 트립닷컴에 나온 숙소의 위치와 이용 후기를 함께 확인했다. 후기의 점수보다 소음이나 이동에 관한 문장이 내게는 더 쓸모 있었다.

예약 화면에서 가까워 보이는 거리도 실제 골목에서는 다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숙소 하나를 바로 고르기보다 동인천역, 배다리 헌책방거리, 돌아올 길을 차례로 놓고 위치를 살폈다. 하루 대부분을 밖에서 걸을 생각이라 방의 전망에는 크게 마음을 쓰지 않았다. 늦게 들어와 씻고 쉬기 편한 곳이면 충분했다.

배다리는 일부러 숙박할 만큼 큰 관광지냐고 묻는다면, 사람마다 답이 다를 것 같다. 당일치기로도 걸을 수 있다. 다만 하룻밤을 잡아두니 몇 시까지 어디를 봐야 한다는 생각이 줄었다. 책방 문이 닫혀 있으면 다음 골목으로 가고, 다리가 피곤하면 숙소로 돌아가면 됐다. 그 여유가 이번 여행에서는 꽤 컸다.

동인천역에서 배다리까지, 천천히 들어갔다

동인천역에서 배다리 헌책방거리까지는 걸어서 갈 만하다. 출구와 걸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가까운 곳은 도보 10분 안팎으로 안내된다. 나는 시간을 재며 걷지 않았다. 큰길에서 안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골목의 가게와 오래된 건물을 보느라 몇 번 멈췄다. 역 앞의 분주함이 조금씩 멀어지는 과정도 이 길의 일부였다.

헌책방거리에는 오래된 책이 쌓인 가게와 동네에서 쓰는 가게가 함께 있다. 책방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문을 여는 시간도 같지 않다. 그래서 특정 책을 꼭 사겠다는 계획보다 표지가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으면 들여다보자는 마음이 편했다. 실제로 한 가게 앞에서는 한참 서가를 훑다가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 골목을 걷는 속도는 그때 더 느려졌다.

배다리는 이름만 듣고 기대하는 ‘숨은 명소’의 모습과 조금 다르다. 사진 찍기 좋은 벽 앞에서도 누군가는 물건을 나르고, 좁은 길로 주민이 지나간다. 조용한 곳을 찾아왔다고 해서 동네 전체를 내 산책길처럼 쓰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앞에서는 오래 머물지 않고, 사진은 가게 안팎의 안내를 살핀 뒤 찍는 편이 마음도 편했다.

책방에서 공원까지 이어 걸으니 분위기가 바뀌었다

헌책방거리만 보고 돌아가기 아쉬워 송현근린공원 쪽으로 걸었다. 인천투어가 소개하는 원도심 산책길에도 배다리 헌책방거리와 송현근린공원이 한 코스로 이어져 있다. 전체 코스를 빠짐없이 따르기보다 그날 발길에 맞춰 일부만 걸었다. 골목에서는 간판과 창문을 가까이 보게 되는데, 공원 쪽으로 올라가니 시야가 열렸다.

길은 평지만 이어지지 않는다. 편한 신발을 신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방에서 오래 서 있었더니 오르막에서는 자연히 걸음이 느려졌다. 그럴 때 벤치에 앉아 쉬면 된다. 배다리 주변을 걷는 데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작은 가방에 물 한 병을 넣어 온 건 도움이 됐다.

사람이 전혀 없는 동네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주말의 책방 앞이나 행사하는 날에는 방문객이 모인다. 내가 좋았던 시간은 한 장소에 인파가 몰리지 않아 내 속도로 옆길을 걸을 수 있을 때였다. 한적함은 동네에 늘 붙어 있는 성질이라기보다, 어느 시간에 어떤 길을 고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트립닷컴은 잠자리를 정할 때만 열었다

여행 전에는 트립닷컴에서 숙소 위치와 후기를 비교했지만, 걷기 시작한 뒤에는 화면을 자주 보지 않았다. 골목에서는 다음 목적지를 계속 확인할수록 지금 지나가는 풍경을 놓치기 쉬웠다. 길을 잃을까 걱정될 때만 동인천역 방향을 확인하고 다시 휴대전화를 넣었다. 배다리의 작은 길은 그 정도의 느슨한 계획과 잘 맞았다.

혹시 같은 길을 걷는다면 책방 영업 여부와 숙소 조건은 출발 전에 다시 확인하는 게 좋겠다. 가게 사정은 바뀔 수 있고, 숙소도 날짜에 따라 요금과 이용 조건이 달라진다. 무엇보다 배다리를 관광 코스 하나로 급히 통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그날 특별한 장면을 본 것보다, 책방 앞에서 망설이고 공원까지 천천히 걸을 시간이 있었다는 게 좋았다. 다음에 인천에 가도 아마 그 골목에는 조금 늦게 도착할 것 같다.

트립닷컴으로 숙소 찾고 배다리를 걸어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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