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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해돋이 명소를 조용한 길로 걸어봤더니, 바다는 생각보다 동네 가까이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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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해돋이 명소를 조용한 길로 걸어봤더니, 바다는 생각보다 동네 가까이에 있었다

얼마 전 속초에서 새벽 5시 조금 넘어 숙소 문을 나섰는데, 도시 전체가 아직 잠에서 덜 깬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속초 해돋이 명소라고 하면 보통 속초해변이나 영금정을 먼저 떠올리지만, 저는 조금 덜 붐비는 쪽으로 걸었습니다. 사람 많은 전망대보다 편의점 불빛, 항구의 엔진 소리, 골목에서 먼저 깨어난 식당 냄새가 섞인 길이 더 오래 남을 때가 있거든요.

속초는 동해를 바로 마주하고 있어서 해돋이 장소가 꽤 많습니다. 그런데 같은 바다라도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다릅니다. 넓은 백사장에서 보는 해는 시원하고, 호수 가장자리에서 보는 해는 조용하고, 항구 옆에서 보는 해는 조금 생활에 가깝습니다. 직접 걸어보니 유명한 자리보다 한 블록 옆, 전망대 아래보다 방파제 안쪽, 해변 중앙보다 끝자락이 훨씬 제 취향에 맞았습니다.

속초해변보다 조용했던 등대해변 끝자리

속초해변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5분 정도라 접근성이 좋습니다. 그래서 해돋이 시간에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입니다. 반면 등대해변은 조금 북쪽으로 올라가야 해서 분위기가 다릅니다. 속초관광 안내에도 등대해변은 백사장 길이 약 600m, 폭 15~50m 규모로 소개되어 있는데, 실제로 걸어보면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이 부담스럽지 않게 이어집니다.

제가 좋았던 자리는 해변 한가운데가 아니라 끝 쪽이었습니다. 바다를 정면으로 보는 사람들 사이에 끼지 않아도 되고, 뒤쪽 골목에서 주민들이 천천히 산책 나오는 모습도 보입니다. 해가 수평선 위로 바로 솟는 날도 있지만, 구름이 낮게 깔리면 빛이 먼저 번집니다. 솔직히 그런 날이 더 좋았습니다. 붉은 원 하나를 기다리는 느낌보다, 어둡던 골목과 모래가 서서히 색을 찾는 장면이 훨씬 속초답게 느껴졌습니다.

  • 사람이 적은 시간은 일출 30~40분 전입니다.
  • 바람이 강한 날은 방한 모자보다 귀를 덮는 옷이 더 유용했습니다.
  • 해변 중앙보다 북쪽 끝이나 골목 진입로 쪽이 한산했습니다.

영금정은 유명하지만, 조금 비켜서면 다르게 보입니다

영금정과 속초등대전망대는 속초 해돋이 명소로 워낙 알려진 곳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다와 설악산을 같이 볼 수 있다는 점도 분명 매력입니다. 다만 새해 첫날이나 주말 새벽에는 조용히 서 있기보다 사람 흐름에 맞춰 움직이게 됩니다. 저는 그래서 영금정 정자 바로 위보다, 동명항 쪽으로 조금 내려온 길가를 더 좋아합니다.

그 길에서는 해돋이가 조금 낮게 보입니다. 대신 항구가 같이 들어옵니다. 새벽 배가 움직이고, 방파제 안쪽 물결이 바깥 파도와 다르게 잔잔합니다. 관광지의 장면과 동네의 장면이 한 화면에 겹치는 느낌입니다. 사진만 생각하면 정자가 더 화려할 수 있는데, 기억은 오히려 항구 쪽이 오래 갑니다. 누군가는 출근을 하고, 누군가는 여행의 첫 시간을 보내는 그 간격이 꽤 좋았습니다.

가는 길에서 느낀 점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묵었다면 택시로 금방 닿고, 중앙시장 쪽에서 천천히 걸어도 무리 없는 거리입니다. 다만 새벽에는 골목이 어둡고 바닷바람이 세서, 지도만 보고 최단 거리로 들어가기보다 큰길을 따라 움직이는 편이 마음이 편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동명항 주변 식당들이 하나둘 불을 켜기 시작하는데, 그때 먹는 따뜻한 국물은 해돋이만큼 기억에 남습니다.

청초호는 해를 직접 보기보다 빛을 보는 곳

청초호 호수공원은 자연석호인 청초호 주변으로 산책길이 잘 이어진 곳입니다. 바다 정면에서 해가 솟는 장면을 기대하면 조금 아쉬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곳을 속초 해돋이 명소 목록에 넣고 싶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해 자체보다 해가 만든 빛을 조용히 보기 좋기 때문입니다.

호수공원은 테크길과 벤치가 있어 새벽 산책이 편합니다. 속초관광 안내에서도 호수공원에서는 청초호와 동해, 조도 방향, 반대편 설악산 방향까지 볼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실제로 서보면 바다는 멀리 열리고, 호수 위에는 도시의 불빛이 남아 있습니다. 해가 올라오기 전 20분쯤, 물 위에 회색과 분홍색이 섞이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 짧은 시간이 참 조용합니다.

사람도 해변보다 적은 편이었습니다. 물론 계절과 요일에 따라 다르지만, 제가 갔던 평일 새벽에는 운동하는 주민 몇 명과 사진 찍는 여행자 한두 팀 정도였습니다. 큰 소리로 감탄하는 분위기보다 각자 자기 속도로 걷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유명한 장면을 소유하려는 마음이 덜 생겨서, 오히려 오래 앉아 있게 됩니다.

설악해맞이공원은 가장자리에서 봐야 편합니다

설악해맞이공원은 이름부터 해돋이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조각상과 광장이 있고, 바다 쪽 시야도 넓습니다. 그래서 처음 가는 사람에게 설명하기 쉬운 장소입니다. 다만 그만큼 사람들이 모이기 쉽습니다. 저는 광장 중심부보다 바다를 따라 옆으로 조금 빠진 자리에서 보는 편이 더 좋았습니다.

이곳의 장점은 시야가 탁 트인다는 점입니다. 날이 맑으면 동해의 수평선이 넓게 들어오고, 뒤돌아보면 설악 쪽 공기가 묵직하게 서 있습니다. 속초의 해돋이는 바다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산, 항구, 호수, 아침 장사 준비까지 같이 떠오릅니다. 설악해맞이공원은 그중 바다 쪽 감각이 가장 분명한 장소였습니다.

  • 차로 이동한다면 일출 직전보다 최소 40분 일찍 도착하는 편이 낫습니다.
  • 광장 중앙은 사진 찍는 사람이 몰릴 수 있어 가장자리 산책로가 편했습니다.
  • 해가 오른 뒤 바로 떠나지 말고 10분 정도 더 머물면 바다 색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제가 다시 간다면 이렇게 걷겠습니다

처음 속초에서 해돋이를 본다면 영금정이나 설악해맞이공원처럼 이름난 곳도 괜찮습니다. 다만 사람 적은 로컬 여행을 좋아한다면 동선을 조금 바꿔도 좋습니다. 전날 저녁에 중앙시장이나 청초호 쪽에서 가볍게 걷고, 다음 날 새벽에는 등대해변 끝자리나 동명항 옆길로 향하는 식입니다. 이동 시간이 길지 않아도 속초의 표정이 꽤 많이 달라집니다.

계절별로도 느낌이 다릅니다. 겨울은 해가 늦게 떠서 몸은 편하지만 바람이 매섭고, 여름은 새벽부터 밝아져 부지런해야 합니다. 봄가을은 걷기 좋지만 구름이 잦은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해가 완벽하게 떠오르지 않아도 여행이 실패한 건 아니었습니다. 바다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들리는 파도, 골목을 지나는 첫 버스, 문을 여는 작은 가게들이 그 아침을 충분히 채워줍니다.

속초 해돋이 명소를 찾는다면 가장 유명한 한 지점만 찍고 돌아가기보다, 조금 옆으로 걸어보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해는 어디서나 뜨지만, 그 해를 어떤 동네의 아침으로 만나는지는 결국 내가 선 자리에 달려 있었습니다. 저는 다음에도 사람 많은 전망대보다 불 켜진 골목을 지나 바다 끝으로 천천히 걸어갈 것 같습니다.

속초 해돋이 명소를 조용한 길로 걸어봤더니, 바다는 생각보다 동네 가까이에 있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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